뮤직레슨 - 우리 아이 악기 선택부터 신나는 연주까지
스테파니 슈타인 크리스 지음, 정유진 옮김 / 함께읽는책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음악적 재능이 전무한 것 같다. 내가 악기를 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음악 점수가 낮아서였다. 60점까지 받은 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는지 엄마가 부랴부랴 피아노학원에 넣으셨다. 그곳은 가정집에서 하는 곳이었는데, 지나치게 수줍음이 많았던 나는 선생님이 제대로 보지도 않고서 나를 지적하는 말에 상처를 받아 그만두겠다고 엄마에게 졸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이유로 전문 학원에 다니지 않았던 것과 집에 피아노가 없었던 것이 내가 음악적 재능을 키우지 못하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도 있을 법하다. 그랬던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졌다. 어떤 연유에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에게 졸라서 중학교 1학년 때 다시 배웠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집에서 연습을 할 수가 없었기에 얼마 못가 그만 두었다.

 

난 그래서 음악적 재능은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런 문화에서 자라서 그런 교육을 배운 사람들이 훨씬 더 잘하는 거라고~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니란다. 원래 모든 아이들은 음악을 좋아하는데, 몇몇 아이들만 음악적인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재능이 생기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클래식을 듣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음악회나 독주회에 자주 간다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는 훨씬 더 음악적 재능을 보이게 된단다. 아~~ 생각해보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니까 나도 음악 CD를 자주 틀어놓으면서 귀에 자극을 준다면 남만큼은 아니더라도 음악에 대한 감각이 생길 수도 있는 거구나. 음악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자주 들으려고 하지 않는 내 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이런 음악을 배우려하는 아이와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에게 지침을 일러준다. 어떻게 악기를 가르쳐야 하는지, 언제 알려줘야 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지 등등...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 나라에도 이 책에 나온 스즈키, 달크로즈, 오르프, 그리고 코다이 교수법대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나 학원, 또는 선생님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여자 아이라면 으레 시키게 되는 피아노, 바이올렛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 진정 즐기기 위해서 하는 그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장소가 과연 있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에게 가르치기로 했다면 개인 레슨이 좋을지, 학원에서 아이들이랑 같이 어울려 활동하는 것이 좋을지도 결정해야 한다던데, 학원에서 활동 중심으로 가르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 나라에서는 학원에서 가르쳐도 같이 하는 활동이 아니라 한 명씩 봐주고 연습하게 하는 게 아닌가. 이러면 누가 계속 할까. 보통 피아노는 바이엘과 체르니 교본밖에 없지 않나. 중간에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재즈나 컨트리를 가르쳐줄 선생님은 아마 한국에선 찾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몰라서 그런 기우가 드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시작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지원과 격려다. 천재적인 흥미를 지니고 있는 아이라도 연습은 무척 괴로운 일이기에 항상 보상과 관심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단다. 나는 내가 게을러서, 혹은 내가 끈기가 부족해서 그만 두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면 엄마가 너무 악착같지가 않아서라거나) 그게 아니라니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조그만한 것이라도 연습을 다 하면 꼭 칭찬해주라고 했던 저자의 충고가 마음에 와닿는다. 간절히~~ 특히나 바이올린은 활을 켜는 방향이 처음엔 쉽지 않기에 연습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한 것을 보면 정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싶다. 음악 수업은 아무나 시키는 게 아니다. 돈만이 아니라 노력이 많이 드니까~~~

 

무엇이든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시작할 때가 중요한데, 보통 다섯 살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를 대단한 음악가로 만들고픈 욕심에 시작하는 것이라면 정말 위험할 테고, 아이에게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인 환경을 조성해주어 자연스레 접하게 하면서 아기들을 위한 연주회나 어린이 콘서트,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서 여는 가족연주회에 자주 가보는 게 좋단다. 아이들이 음악을 접하면 접할수록 음악적 재능이 나아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악기를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본 바이올린 연주를 접하고 계속 배우겠다고 조른다면 그것은 그의 운명이라니 그런 경험을 시켜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싶다. 그냥 듣기만 해도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겠지만 악기를 연주하면 기억력이나 공간 지각능력, 관찰력이 더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에 봤던 책에서도 뇌가 더 늙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악기 연주를 추천하니(그냥 듣기만 해서는 별로 효과가 없단다. 그러니까 '모차르트 이펙트'는 엉터리라구~) 전문 연주자가 되지 않더라도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방법의 한 일환으로 알아두면 좋을 듯 싶다.

 

이 책을 보니까 어린 시절 악기를 배우다가 포기했던 내가 너무 안쓰럽게 느껴진다.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배우려다가 포기했던 게 아련한데, 지금은 배우기보단 그저 음악이라도 많이 들으며 내 음악적 인식 능력을 더 키워가는데 주력해야 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