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 유전과 생명공학 -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쇼, 유전의 비밀 ㅣ 하리하라 사이언스 시리즈 2
이은희 지음 / 살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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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자료를 찾다가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란 책에서 몇 군데 발췌했었는데 글이 상당히 쉽고도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해주는 게 과학을 이해하기에 정말 좋았다. 그 후에 알게 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보다는 덜 딱딱하고 편집도 깔끔한 게 호감도를 높였달까. 정재승 교수의 책은 내용도 사회와 관련지어 딱딱했지만 조금 바랜 듯한 책의 디자인이 제일 별로였다. 나처럼 디자인을 따지는 사람은 정말 아니올씨다~ 할 정도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하리하라의 책을 두말 않고 고를 수 있었던 거다. 하리하라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한 마디 하자면, 그녀는 PC통신이 한창 활기를 누렸던 대학 시절부터 '하리하라'라는 아이디로 많은 과학 관련 글들을 써왔다. 특히 교양으로서 꼭 알아야 할 연대 과학의 성과들을 쉽게 풀이해서 설명하는 한편, 그 이변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대중 독자들로 하여금 '과학을 보는 눈'을 키워주려고 노력해왔다. 그만큼 그녀의 글은 과학에 문외한에게도 쉽게 전달되는 강점을 지닌다. 그리고 '하리하라'라는 아이디는 인도 신화에서 따온 것으로, 창조의 신 비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 그 둘이 등을 맞대고 결합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 생물학 전공이니까 생명공학과도 관련이 있지? - 또 하나의 책을 냈다. 바로 [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정말 선명한 연두빛 표지에 중간 중간 들어가는 맛깔스런 디자인이 소장 가치를 높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전작인 [과학 읽어주는 여자],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1, 2],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보다 훨~씬 표지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정말 다들 내용은 좋은데 표지가 영 아니올씨다 이란 말야~

 

고등학교 때 생물을 아주 좋아했고, 그래서 쉽게 공부했던 가락을 살려 이 책을 냉큼 집어들었는데, 사실 내용이 매끄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어렵지는 전혀 않지만, 내가 워낙에 생명공학에는 문외한이라서 힘들기도 했다. 다양한 용어가 한꺼번에 나와버리면 무슨 소리인지 파악을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외에는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차분하고 유려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저자가 일반인들이 무엇을 가장 어려워 할지를 미리 예상해서 정리해놓았기에 아주 편했다. 맨 앞장에다가 일반인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용어를 먼저 설명해 놓아 뒤에서 헷갈리면 다시 앞으로 와서 정리를 할 수 있게 했다. 나도 그 용어를 한꺼번에 보니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DNA가 뭔지, 유전자는 또 뭔지, 그럼 염색체는? 게놈은? 도대체가 다 비슷하게 느껴져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할 때, 미리 정리해둔 14페이지로 갔다가 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DNA는 거의 모든 생물체의 유전물질인데 수많은(정확히 말하면, 30억 쌍의) 디옥시뉴클레오티드가 이중으로 꼬인 것이 바로 이 DNA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 특정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디옥시뉴클레오티드의 묶음을 유전자라고 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핵 속에 실처럼 퍼져있다가 세포분열을 할 동안 막대기모양으로 뭉쳐진 DNA를 염색체라고 한다는 거다. 내친 김에 게놈까지 설명하자면, 유전자와 염색체의 합성어로 유전정보의 총합이 게놈이다. 

 

이 기본 용어만 알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어렵지 않다. 그저 간혹 이런 말만 내뱉으면 된다. "콩을 이용해서 얻어낸 멘델의 유전법칙, 또 보네~""아, 이건 고등학교 때 했었지~" "맞아, 우열의 법칙에 혀말이가 나왔었어~" 등등 이렇게 고등학교 때 했던 내용들이 아주 자세히 설명되면서 추억에 젖어 바라보기만 하면 되기에 너무 재밌다. 그 다음엔 DNA의 이중 나선모양을 발견해낸 왓슨과 크릭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후쿠오카 신이치 교수가 쓴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봤기 때문에 아주 쉬웠다. 그 다음엔 생명공학에는 빠질 수 없는 이야기, 복제와 품종 개량이 등장한다. 만들어지기 전에는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포마토가 실용화되지 않는 이유가 나오는데, 정말 신기했다. 뿌리에는 감자가 열리고 줄기에는 토마토가 열리는 작물을 실제로 재배할 순 있는데 그리 썩 좋지는 않단다. 토마토는 알이 너무 작고 감자도 감자같지 않은 모습이기에 굳이 그런 조작을 해서 심을 정도로 좋은 상품이 아니라고~ 여기서 우리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인간의 생각대로 시도를 한다해도 실상 그것이 기대대로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오히려 우리가 전혀 예기치 않았던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자는 어디든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치명적인 유전자가 딸려올 수도 있다. 그리고 벌써 복제 양까지 생산해냈으니 인간을 복제하지 말란 법은 또 없을 것도 우려해야 한다. 누가 그리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시도할까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 실용화가 될 정도로 안정된다면? 그럼 인권이라는 단어가 이젠 없어지지 않을까? 너무나 쉽게 사람을 죽였다가 다시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할 테니~ 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기분을 가실 수가 없다. 단순히 복제가 아니라 유전자 치료를 위해 하게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 조급하게 굴어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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