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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걸인 사무엘 -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지혜에 관한 우화
브누와 쌩 지롱 지음, 이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뽀족한 사인펜으로 그린 것 같은 표지는 내가 평소 우화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모양새는 아니였다.
우화라고 하면 어딘가 모르게 따스해야 할 것 같고, 앙증맞은 캐릭터나 좀 나와줘야 될 것 같은데 이 우화는 좀 다르다.
풍기는 이미지만 해도 묘하게 편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만 그리 예쁜 그림은 아니다.
그리고 '걸인'이 주인공이다. 그래도 '걸인'이라고 하니까 좀 모양새가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한 마디로 '거지'다.
그런 거지의 입장에서 행복을 논한다는 걸까 싶기도 하고 나눔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그러나 싶기도 했는데 전혀 달랐다.
프랑스 현지 독자 서평이 책 뒷날개에 있어 잠깐 인용해보면,
- 이 책은 단순하지만 깊고, 읽는 이로 하여금 큰 기쁨을 느끼게 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버금가는 작고 소중한 보물이며, 미래의 고전이다.
- 작가는 현대적 감각의 철학이 깃든, 작은 가르침들로 가득 찬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삶을 살아가면서 꼭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유익한 지혜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가벼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았지만, 그 메시지는 무겁고 진중하다.
- 무척 맛나게 읽은, 마지막에 가서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언어의 간결함과 깊은 메시지는 내 안에 있는 어린 현자와 만나도록 이끈다.
여기서 나는 마지막 서평과 잘 맞아떨어졌다. 이걸 본 순간 아~~~~~~! 하며 내가 무얼 얻었는지 깨달았다.
사실 느낀 것은 많은데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기에 내가 느낀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위 서평을 인용했다.
이 책이 편한하게 조근조근 읽히기에 2월 4일부터 읽었다. 그런데 마무리를 어제서야 한 거다.
거의 3주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표현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읽는 나로선 뒤로 갈수록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러니 죽 이어서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나처럼 텀을 두고 보더라도 마음 속의 울림을 받을 순 있었다.
소설은 주인공 맨손인 사무엘과 장-자끄라는 거부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첫단락은 사무엘, 그 다음엔 장-자끄, 그 다음엔 사무엘... 뭐, 이런 식으로~ 그런데 중간에 교착점이 있어 보였다.
나중에 가서는 그게 내 착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우와~ 그것을 보면서 이 작가 정말 대단하다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직장을 구하려는 사무엘은 도서관에서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자 하릴없이 돌아다니다 어떤 사서를 만난다.
그녀의 인도로 어느 방에 가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도전하기로 파란 책을 받아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장-자끄는 집사의 충고로 사진전을 구경하러 갔다가 거기서 이상한 걸인을 만나게 되는 게 이야기의 시작이다.
어찌보면 둘의 이야기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사실 모든 인간들이 연관이 없어보이는 것처럼~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지~ 낯선 사람이 듣기 좋은 소리 하나 해줘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은데...
그러니 얼마나 긴밀히 연관이 되어 있나 말이다. 나의 기분을 온전히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두고 있으니~
그런데 그 연관성은 아주 나중에서야 밝혀진다.
그러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내려가면 내가 느꼈고, 저기 프랑스 독자도 느꼈던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난 사무엘보단 장-자끄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웠다.
젊고 패기도 있고 많은 것을 읽기도 했지만 세상에서 보이는 성공만을 쫓아가려던 사무엘은 조금만 교정을 해도 알아서 성장하지만,
장-자끄는 많은 기업을 부모님께 물려받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그저 있는 돈으로만 편히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삶에 대한 근본적인 열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 그를 바꾸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대단한 걸인을 만나 행복했다. 완전히 위대한 철학자 같은 그의 말은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특히, 이 말..
난 자비심과 상부상조의 마음을 일깨워 주지.
사람들이 그나마 자기 자신에 대해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두 내 덕이라고.
사진전에서 만난 걸인이 자신에 대해 변호를 할 때 한 말이다. 정말 대단한 발상이 아닌가.
걸인은 그에게 요양원에서 가서 노인을 만나보라고 하고 장-자끄는 왠일로 그의 말대로 노인과 암환자를 만나면서 생각을 한다.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와 아기를 떼어놓기 위해 부모가 얼마나 잔인했었는지...그것을 아직까지도 용서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그리고 이런 나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걸 알고 고마워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신도 그리 잘한 것은 없음을 알고 점차 타인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의 자신은 아주 작은 공간을 바라봤었고 그렇기에 인생의 의미가 없었는데~
점차적으로 다른 사람에게로 시야를 넓히면서 그 다음 걸인으로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자기와 같은 사람에게 자기와 같은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결말이 어찌될까. 모든 게 완벽하게 이루어지진 않았겠지? 직업을 구하던 사무엘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또 책엔 왜 걸인 이름이 사무엘로 되어 있을까. 정말 끝까지 읽고나면 마음 속에 무언가 시원한 게 들어찰 것이다.
그리고 내 안의 현자를 만날 수도 있겠지~ 꼭 읽어보길 강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