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아 대논쟁 3 - 민주주의 & 시민 불복종 ㅣ 히스토리아 대논쟁 3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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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에서 히스토리아 대논쟁 시리즈가 나왔다. 아직까지는 3권까지만 나왔는데 1권은 [도덕과 지식인]에 대한 논쟁이고, 2권은 [정의론과 제도]에 대한 논쟁, 마지막 3권은 [민주주의와 시민 불복종]에 대한 논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만 보아하니 내가 완전히 소화하긴 어려운 내용이겠으나, 그래도 내 흥미를 끄는 요소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내심 반갑다. 역시 서해문집의 책은 수준이 있다니까~ 학원에서 책을 구매할 때가 있어서 책을 분야별로 찾아보았는데 서해문집의 책은 초등학생용이어도 다른 책과는 수준이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서해문집에서 신간이 나왔다고 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

 

이번에 내가 본 것은 3권 [민주주의와 시민 불복종]에 대한 논쟁이었는데, 내가 이것을 제일 처음으로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다른 책들도 다 사보겠지만, 가장 먼저 볼 책은 왠지 현실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철학책을 좋아해서 많이 모으고 있는데 철학책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아마도 철학에 대해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일단 난 철학이 현실에 적용되는 것처럼 느껴지지가 않는다. 철학책을 들여다보면 많이 등장해주시는 형이상학적인 개념과 그런 논리를 이해하려고 머리를 부여잡고 애쓰고 있으면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정치체제가 민주주의이고, ‘촛불시위’로 표현할 수 있는 시민 불복종이 나오기에 냉큼 집어 들게 된 것이다. 물론 내 취향은 완소남 소크라테스가 등장해주시는 1권 [도덕과 지식인]이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논쟁할 거리를 크게 나누면 [민주주의]와 [시민 불복종]인데, 거기서도 각각 둘로 나뉜다. [민주주의]에선 보비오와 잉그라오가 맞붙는 <대의민주주의인가, 직접민주주의인가>와, 보비오와 카터가 맞붙는 <직접행동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가>로 나뉜다. [시민 불복종]에선 롤스와 켈젠이 맞붙는 <시민 불복종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와 롤스와 피터 싱어가 맞붙는 <시민 불복종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가 있다.

 

사실은 학창시절에 배웠던 대의민주주의니, 직접민주주의니 하는 개념은 너무도 쉽지만 그것으로 논쟁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려고 하니 아무래도 많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배경지식도 여기 나온 개념도 어느 하나 쉽지 않은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실제로 여기 나온 인물들이 많은 논쟁을 일으켰던 인물이지만, 실제 그 인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저자인 박홍순이 그들의 주장에 근거하여 나름 정리했던 논쟁이다 보니까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논쟁이 끊임없이 계속되면 안 되니까 어느 정도 일단락을 지으려고 그랬던 것이지만, 어느 한 편이 논리적 허점을 드러낸 것 같아 어색했다. [민주주의]편의 보비오 vs 잉그라오에선 보비오가 그랬고, 보비오 vs 카터에서도 보비오가 그랬다. [시민 불복종]에선 사실 그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아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롤스 vs 켈젠에서는 법을 바꾸기 위해선 시민 불복종을 하지 말고 법을 바꾸라는 켈젠의 논리가 밀렸고(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왜 법이 정의감과 별개인지 전혀 모르겠다. ^^;), 롤스 vs 피터 싱어에선 도덕의 범위가 너무 협소한 롤스가 밀렸다.

 

밀려서 나름 결론이 난 것 같긴 한데 끝맺음을 한 것 같지가 않아 약간 마음이 불편하다. 드라마를 보다가 마지막 편을 안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여기서 하는 논쟁은 하나의 합의점이 찾아지질 않는데 그럼 어떻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저 문제를 일으키기만 하고 해결책을 찾지는 않은 것 같아서 혼란스러운 게... 하지만 논쟁을 통해 쉽게 지나쳤던 개념들이 제자리는 아니더라도 얼추 자리를 잡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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