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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과식하는가 -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게 하는 환경, 습관을 바꾸는 다이어트
브라이언 완싱크 지음, 강대은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일반적인 다이어트 책이라기보다는 주도면밀하게 세운 가설을 증명해가는 실험 결과를 모아둔 책이라고 보는 것이 많다.
누구나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추천하기보다 여러 증명들을 여러 실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게 하는 책이다 보니, 마치 자체적으로 세뇌를 당한 것처럼 수긍이 가고 이 정도라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럴려면 주도면밀하게 내 주위 식환경을 파악해야 하지만.
우리는 하루에 음식에 대한 결정을 200번이나 내린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대화나 좀 더 중요한 사건들 때문에 충분히 식탁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기에 우리는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그릇에다 먹었는지, 누구랑 먹었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이런 부분에 다이어트 방법이 숨어있으니 꼭 눈을 크게 뜨고 볼 일이다.
몇 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알아낸 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칼로리를 대신 양으로 식사량을 조절한다.
우리는 음식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무의식적으로 먹는다.
우리는 좀 더 큰 포장에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유명한 라벨이 붙은 와인, 비싼 가격표가 붙은 와인이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얼만큼의 양을 먹었는지 안 보이기에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배가 차는 것과 같이 내적인 요소로 먹기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릇에 담아져 있는 양 같이 외적인 요소를 가지고 먹기를 멈춘다.
우리는 길고 가는 유리잔보다 낮고 뚱뚱한 유리잔이 더 적게 들어간 걸로 보인다.
우리는 큰 그릇에 담았을 때 무의식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담는다.
우리는 다양해 보이는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캐비넷에 올려놓은 초콜릿보다 책상 옆에 있는 초콜릿을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그 음식을 먹는데 수고를 적게 할수록 많이 먹는다.
우리는 식사할 때 다른 사람을 기다려주면서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에서는 좀 더 오래 머물러 디저트를 더 많이 먹는다.
우리는 멋진 이름이 붙은 음식을 더 맛있게 느낀다.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의 기억으로 그 음식의 맛을 평가한다.
우리는 '저지방', '라이트'라는 이름에 현혹되어 더 많이 먹는다.
대충 이 정도인데, 가만 보면 상당히 그럴 듯한 이야기다. 난 보면서부터 그렇다고 수긍했는데, 미국 사람들은 지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은 주위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걸 인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는지 같은 내용에 관련된 실험을 몇 번이나 해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많다. 영화를 볼 때도 무의식적으로 먹게 되는 팝콘도 큰 사이즈를 더 많이 먹게 되는 걸 보면 식욕을 참기란 정말 어려운 듯 싶다. 역시 옛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 견물생심!!
그런데 저자는 이 실험 결과를 가지고 응용을 하면 쉽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무리하게 안 먹거나 운동을 많이 해도 살이 빠지긴 하겠지만 그것을 오래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하루 먹는 양에서 100칼로리만 덜어내는 식으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앞서 나온 실험 결과에서도 보았듯이, 우리는 보이면 많이 먹게 되는 것이지, 양이 안 차서 많이 먹게 되지 않았다. 그러면 매번 식사를 할 때 평소의 양보다 10분의 1 정도만 덜어내는 식으로 먹으면 공복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큰 그릇에다가 담지 말고 작은 그릇에 넘치듯 담으면 무의식중에 많이 먹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 배가 안 고프게 된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이나 초콜릿은 아예 사지 말던가 사더라도 작은 사이즈로 사고 지하 창고나 찬장 깊숙이 집어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게다.
액체는 긴 유리잔에 담아서 많아 보이게 만들면 조금 먹게 되니까 그것도 좋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할 때 나보다 천천히 먹고 적게 먹는 사람 옆에 앉아서 그 사람과 속도를 맞추는 노력도 한다면 빨리 먹어 많이 먹게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닭다리를 먹을 때는 다 먹고 남은 뼈를 통에 담지 말고 식탁 위에 보이게끔 쌓아두면 많이 먹었다고 생각해서 멈출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위 환경을 조금만 바꿔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니까 지금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