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라도 괜찮아 - 인생의 각종 풍랑에 대처하는 서른 살 그녀들을 위한 처방전
이시하라 소이치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같은 시기에 일본인이 쓴 여성자기계발서를 두 권을 봤다. 한 권은 [여자를 바꾸는 5분 혁명]과 바로 이것!!

그런데 [여자를 바꾸는 5분 혁명]은 상당히 간단하고 재미났었던 반면,

이 책은 솔직히 짜증이 나서 다 보고도 서평도 안 쓰고 이리 시간을 흘려 보내버렸다.

그도 그럴 게 이 책을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고 봤기 때문이었다. 지금에 돌이켜보니...

읽기는 2008년에 읽었는데 쓰기는 2009년에 쓰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서른에 쓰는 것도 나쁘진 않다. 내 나이 이제 서른... 참 멋지지 않은가. 실상은 그렇다고 확언할 순 없지만...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다양한 심리 세계를 가지고 있는 30대의 여성을 탐구한다는 목적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나처럼 짜증이 나서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면 말이다.

 

목표를 다시 정하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꽤~ 유쾌한 책이었다.

내가 짜증이 나서 바로 덮어버렸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음 악평을 쓸 뻔했다.

그러니 책을 보고 나서 화가 나면 한 걸음 물러서서 나중에 다시 생각하는 게 좋다. 나처럼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이 저자는 일본에서도 예리한 지적과 포착으로 항상 독자로부터 '격렬한' 반응을 이끌어내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읽어보니, 과연 적나라한 30대 여성의 심보를 다 드러낸다.

어떤 것은 뻔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로 민망한 것도 있었다.

민망하다는 건 수위가 높다는 게 아니라 여성의 심리를 잘 파악했다는 이야기다.

 

내가 아는 오빠 중에 여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하나 있다. 솔직히 나랑은 순수한 선후배 사이로 지냈지만,

알고 지내면서 저 오빠랑은 연인이 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위기의식(?)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여자를 잘 아니 배려도 잘 하긴 하지만 환상을 깬다고 하나? 어쨌든 뭔가 불편했다.

덮어놓고 좋게만 봐줘도 좀 그렇지만, 이건 덮어놓고 까발리니 어째 너무 현실적이었다.

그 오빠도 내가 동생이니까 그랬겠지만 말이다.

 

이 저자가 바로 그런 식이다. 여성이니까 예쁘게 포장해주길 바라는 그런 부분에 있는 내용까지도 다 까발리는...

저자의 성별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내 생각엔 남자일 것 같다. 그러니 그토록 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이 아닐까 하는 게~

그래서 이런 유형의 여성을 대할 때는 본인이 남자일 때 이런 식으로 대해라~ 뭐, 이런 충고가 곁들여진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난 이 책의 예상 독자가 여성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차에,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이 책의 핑크빛 표지는 좀 잘못 나왔다 싶기도 하다. 출판사에서 예상 독자를 30대 여성으로 잡았다면 맞는 표지이지만,

저자는 30대 여성을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 + 30대 여성을 예상 독자로 잡은 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크게 나뉜 항목은 없고, 그저 되는대로 들어가면 된다.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들, 변명들을 보고 이 여자는 어떤 사람이라고 나름 평가해놓은 건데,

가끔 나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들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동성을 바라보는 눈빛이 날카로워진다]편에서는 "같은 여자로서 용서할 수 없어" 말을 많이 하는 여성은 실은,

여자로서 자신감을 잃었다든지, 여성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라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내뱉는 거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요런 관점이 나쁘다기보다는 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물론 일본과 한국의 사정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정말로 이런 말을 저런 생각 때문에 할까.

나도 예전에 좀 했던 말이긴 하지만 내가 그런 말을 할 땐

남자들에게 붙어서 사는 여자들, 예를 들어 정부? 그런 사람들에 한해 했던 말이었는데, 그게 내 자신감이 잃어서 나오지 않지 않을까.

솔직히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힘으로 살지 않고 남에게 빈대붙어서 사는 사람을 보기에 좋진 않지 않을까.

그런데 그걸 다 저렇게 싸잡아서 조금 있어보이기 말하는 게 좀 거북했다. 한편으론 뜨끔도 하고...

 

이건 좀 동의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한 예를 더 들어보면,

['우울해'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한다]편에서 나오는 말은 좀 나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었다.

'우울해'란 말을 좀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난 직접적으로 우울하단 말을 하는 건 아니었고, 예전에 내가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고는 말을 사람들에게 했었다.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줄도 몰랐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했었던 것은 아닌지 고민이 좀 된다.

아마도~ 그럴지도... 어떨 땐 사람이 싫다가, 어떨 땐 사람이 그리우니... 이것도 좀...

내가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한 항목에 대해 짧게 나와있기에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항목당 체크리스트도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해봐도 좋을 듯..

간단하게 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면 재미있을 것도 같다.

지금 생각난 건데 여러 캐릭터가 있으니 이걸 참고로 코믹 소설을 만들어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꼭 드라마에서 본 사람들을 모아놓은 듯 싶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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