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
셔먼 알렉시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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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분히 성장소설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 소설은, 시간여행이란 장치를 가지고 모든 것을 풀어가는데 미국 내 인디언의 위치나 정체성에 대해서 가만히 묻고 있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다. 최초의 아메리카 노예였던, 자기 땅에서 자신들이 감금당해 살아왔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짓밟았던 미국의 잔혹함에 대해 고발하고 있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보상하라고 울부짖는 것도 아니지만, 가만히 무엇부터가 잘못되었었는지를 소근소근 알려주고 있다.

 

주인공은 진짜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며, 자신을 여드름이라고 부르라고 한다. 그만큼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는 그는 반은 인디언이고, 반은 아일랜드인이지만 아무도 자신에게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그는 인디언도, 아일랜드인도 될 수가 없었다. 아버지라는 작자는 자신이 태어난 지 2분만에 도망가고, 어머니는 여섯 살이 되었을 때 유방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었다. 그 후에 여러 입양 가정을 전전하며 다니는 그는 항상 문제가 일으키고 말썽만 부리고 다녔다. 아무 희망도 없어보이는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런지...

 

그 날도 어김없이 입양가정에서 말썽을 부리고 보호소에 갇히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자신을 '저스티스'라 부르라는 백인 소년을 만나 혁명을 부르짖는 그에게 반하고 만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서 상처받았던 '여드름'은 진정한 혁명가는 자신을 불태우는 거야~란 '저스티스'의 말에 완전히 홀려서 물감 총과 진짜 총으로 사격 연습을 하고 은행을 털러 갔다. 물론 '여드름' 혼자서만. 그리곤 은행에서 난사사건을 벌이는데....

 

어! 이게 웬걸? 갑자기 자신이 1975년에 있었던 인디언 레드리버 전투에서 인디언 정부와 한 패가 된 백인 FBI요원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 백인으로서 인디언 소년에 총질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그는 그 순간 정신을 놓아버렸다. 그리곤 자신이 보살피고 있는 아름다운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자이기도 하면서 인디언에겐 살인자가 되는 그의 정체성을 경험한다. 그 다음엔 백인에게 목소리를 잃어버린 10살 정도 된 인디언 소년이 되어 자신을 그렇게 만든 복수를 하라고 강요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가 '여드름'이었을 때 은행에 사람들을 죽이러 들어왔지만 계속적으로 사람을 '죽일' 상황을 강요받게 되자, 오히려 점점 살인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몇 번에 걸쳐 순간 이동을 하는 그가 살인보다는 생명을 아끼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되다가 한 늙은 인디언이 되었다. 이미 너무 많이 상해버린 몸뚱아리 때문에 계속해서 구토만 해대는... 그런 그가 흐느적 흐느적 걸어가다 한 남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고 강요를 하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진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여드름'의 어릴 적 사진이었다. 바로 그 늙은 인디언이 바로 자신의 아빠였던 것...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까지 그의 탓으로 돌리는 그가, 바로 그 증오의 대상이 되었을 때 느끼는 자괴감과 분노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아버지가 겪은 과거의 상처를 보곤 그의 분노도 녹아버리고 그는 다시 은행에서 '여드름'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잠시나마 경험을 하고는 그러면서 백인과 인디언 사이에 남아있는 해묵은 원한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에 관계없이 생명을 보호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그의 안에 있었던 내면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던 아픔과 거절, 사랑받지 못한다는 깨달음 등이 사라져 버리고 조금은 다른 사람을 믿어볼 마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난 후에야 자신의 진짜 이름인 '마이클'을 말해주는데 그는 이젠 괜찮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그깟 인종쯤은 아무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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