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메릴 호
한가을 지음 / 엔블록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해적들이 날뛰는 18C 초 카리브해, 대서양의 역사적 사건과

평행우주와 양자적 세계, 블록 우주론적 상상을 결합시켜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우정을

전 우주적으로 그려낸 서사시

 

라고 책 뒷면 표지에 소개된 글을 읽어봐도 실제 책을 보기 전까지 이 내용을 예측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란 절규만 나올 뿐. 18세기의 이야기는 왜 나오고 평행 우주는 무엇이며, 블록 우주는 도대체 무얼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요소를 모아 모아서 짬뽕을 만들어버린 이 소설은 읽기 시작한지 1부가 지나야만 이해할 수가 있다. 처음엔 뭔 소리여~했던 이야기들이 실제 사건이 시작되면서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이 책의 첫 부분에서는 딱딱한 기호들이 등장하는 대화가 전혀 이해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 대화 이후에 반드시 일어나야할,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어린 주인공이 이 세계를 구원할 메시아였다는 영웅주의가 나오지 않아서 더 실망했다. 뭔가 기대하게 해놓고 발을 싹~ 빼버리는 게 참 괘씸하다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앞 부분을 조금 보고 다시 들춰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내 계획보다는 조금 늦게, 그런데 출근 시간보단 조금 빨리 일어났기에 그 시간에 이 책을 다시 보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길 하는 걸까? 이야기가 중간쯤 진행되니까 소설 속으로 쏙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 근본은 딱 스티븐슨이 지은 [보물섬]이랑 비슷해서 주인공 모이가 꼭 짐 같았기에 당연히 내가 그에게 기대하는 게 많아져갔다. 그런 만큼 모이도 소설 속 총알과 대포가 날아다니는 험난한 모험 속에서도 자신의 동료와 보물을 지키는 제 몫을 다해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범선과 해적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모이는 평범한 학생이다. 자기 위로 누나와 밑으로 동생이 하나씩 있는 평범하게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학생, 그러나 그에게 특이할 만한 사항은 어렸을 때 엄마가 소리소문없이 집을 나가버렸다는 것, 어릴 때 엄마와 같이 다른 세계 사람을 목격했다는 것 정도?

 

그런 그에게 미치라는 여자아이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변했다. 알모타 제국을 이어받을 공주라는 미치의 말을 빌리자면, 이 세계는 평행우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이웃한 우주에서 우주 간 이동 중에서 자신만 홀로 떨어져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을 나간 엄마가 사실은 우브 세계 - 지금 이 세계 -를 버리고 다른 세계로 갔을 수도 있을 거라는 충격적인 말까지도. 그러다 모이의 뒷집에 사는 조 씨의 집을 관찰하다가 그 집에 희한한 범선이 많이 있다는 것과, 갑자기 이 세계에서 벼락부자가 된 조 씨가 다른 우주 간의 무역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쪽 세계에서 보잘것없는 것이 그 쪽에서는 값어치가 상당해지고, 우리에게 희귀한 다이아몬드나 금은 그 쪽에선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기에 고철덩어리만 가져다 팔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단 말씀!!

 

미치가 몰래 그 범선에 타고 집에 가려는 걸 배웅해주러 갔던 모이는 어쩌다가 같이 그 범선에 타게 되어 희한한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일급 항해사의 음모와 18C의 해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솔깃해할 온갖 보석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모험 속에서 모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고 재빠른 활동력으로 그 모든 위험에 맞서 살아돌아올 수 있었다. 아쉽지만 평행우주경찰들의 방해로 알모타 제국에서 거래한 무지막지한 보석과 금은 내버려두고 온 채. 하지만 잭 캐치의 사물함이란 소중한 보물을 사용해 그는 아빠가 인쇄소를 살리기 위해 빌린 빚 때문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 후부터 모이는 종종 메릴 호 선장이란 칭호를 들으며 여러 가지를 운반해달라는 불법적인 전화요구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난다.

 

단순하게 봐도 재미있고, 심각하게 이런 우주가 있을지 연구하며 봐도 재밌을 것 같은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다. 처음엔 좀 골치 아프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면 모험을 즐길 수 있어 나쁘지 않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모험소설을 읽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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