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가 그린 생각의 연금술 - 천재와 만나는 CED 상상.생각.창조의 신세계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평소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동경했던 나는 다빈치라는 말만 듣고 냉큼 집어올린 책이 바로 요책이다. 읽기 전까지 어떤 분야에 속한 책인지조차 몰랐다는 게 문제다. 중간 중간 다빈치의 그림이나 삽화, 메모가 보여서 내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지만 그 메모나 그림이 그 부분에 나오는 내용과 관련이 없는 터라 중간쯤 읽어내려갔을 땐 그래서 도대체 뭘 말하는 거야~라는 소리를 지르고 싶어졌다. 뭐라 그럴까, 어제 새벽부터 보기 시작해서 오늘 조금 시간을 들여서 다 읽었었는데 어젠 우와~ 그렇지, 얼쑤, 지화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오늘은 그다지 감흥을 받지 못했다. 그 소리가 그 소리인 것처럼 들린 게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아마도 뻔한 얘기를 계속 나열하다보니 뒤로 갈수록 식상해져서 그런게 아닐까. 내가 그림도 좋아하고 다빈치도 좋아하는 게 사실이지만 의미없는 문자의 나열이나 그림의 나열은 죽어도 못 봐주는 편이다. 의미없는 것은 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게 내 신조이기에...

 

이 책을 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상상][생각][창조] 물론,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천재라는 것쯤은 지나가는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상상, 생각, 창조라는 단어를 가지고 세 부분으로 나눈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하지만 좋은 말도 계속 들으면 짜증나듯이, 저자는 다빈치의 이력을 쉴새없이 뿜어내느라 바쁘다. 화가, 음악가, 작가, 건축가, 발명가, 과학자, 군사기술전문가 등등... 마치 그렇게만 하면 정말 이 책도 그런 천재적인 반열에라도 올라갈 수 있다는 듯이. 이미 다빈치에 관한 저작들이 많이 나왔듯이 정말 새로운 것이 아니라면 독자에게 외면받는다는 것도 모르는 걸까.

 

그렇다고 이 책이 완전 꽝이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제 읽었을 때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앞부분에 배치된 흥미로운 내용 때문이었다. [상상]편에는 나를 홀리는 내용이 있다. 바로 암호이야기.. <최후의 만찬>이란 그림 속에 암호로 다빈치가 악보를 숨겨놓았단 사실을 제시하며 흥미진진하게 그것을 전달해준다. 2003년에 다빈치가 악곡을 그림 속에 숨겨놨을 거란 뉴스를 들은 조반니 마리아 팔라라는 음악가이자 컴퓨터 전문가가 밝혀냈다고 한다. <최후의 만찬> 전체에 평행선 다섯 줄을 그려서 머리와 빵에 음표를 대입해놓고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연주해보았다. 그랬더니 찬송가가 흘러나왔다는데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그런데 요런 뉘앙스를 마구 풍겨놓고 뒤로 빼는데 좀 짜증났었다. 왜냐하면 그 뒤에 나온 로슬린 성당의 조각 암호를 드디어 풀어냈다고 해서 호기심에 보는데 도대체가 '클라드니 패턴'이 무언지 어떤 과정으로 그 암호를 밝혀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한 마디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텔레비전을 보다가 지나가는 한 줄 뉴스같이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기는커녕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버리니 내가 열을 안 받겠냐고~~~~~~~~

 

그래도 [상상]편까지는 좋았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닥치는 대로 PROJECT7'에서 제시하는 방법도 솔깃했고 근거있는 이야기로 여겨졌으니깐 여기까지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가서 내가 다빈치의 암호를 알 수가 있겠냐 말이다.

 

1 닥치는 대로 즐겨라               - 즐기고 있어, 뭐!! 책 보는 것도 즐기는 것이야~~~

2 닥치는 대로 관심을 가져라     - 관심은 많지..실속이 없어서 그렇지..ㅋㅋ

3 닥치는 대로 읽어라               - 음.. 요건 마음에 쏙 든다!!

4 닥치는 대로 영화를 보라        - 고렇지!! 고렇구말구!! 

5 닥치는 대로 여행을 가라        - 으..음 여행이 좋다는 건 아는데 움직이는 게 귀찮아서....^^;

6 닥치는 대로 글을 쓰라           - 어젠 글을 쓰고 싶어서 좀이 쑤셨다..읽을 책이 산적해있어서 잠시 미루어두었지만

7 닥치는 대로 꿈꾸어라            - 이젠 나도 자기 암시를 걸어볼 참이다...나는 천재다..나는 천재다..

 

그런데 아쉽게도 다른 부분은 조금 식상하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 유명한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첫 장에도 나오는 굴뚝 청소하는 아이이야기가 또~ 나오는가 하면, 어찌보면 탈무드의 이야기를 해서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여지를 만든 점에서 솔직히 지겨웠다. 기도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해서는 - 신에게 하는 기도가 아니여도 - 그냥 베스트셀러 <시크릿>을 인용하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 차라리 그랬다면 나는 그 책을 안 읽었기에 신선할 수 있었을 뻔했는데 말이다. 또한 중간에 하나씩 보이는 그림들은 작가 소개나 제목 소개도 하지 않고 덩그러니 그림만 있는 경우가 많아 좀 어이없었고 말이다. 당연히 그림을 실었으면 이것은 무엇이고 왜 실었는지의 힌트라도 주는 게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한다. 내 좁은 지식에도 많은 그림들이 익히 보아오던 것이긴 한데 그것을 실은 의도는 도대체 오리무중이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내용에 대해 글이 너무 짧은 것도 문제다. 심도있게 집어주기 보다는 단순히 이거 좋으니 이거 해~식으로 건드리기만 하니까 양장본으로 나온 종이가 아까울 지경이다. 차라리 그 종이에 그림에 대한 설명과 작가 소개와 그 그림이 나온 시대적 배경으로 꽉 채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하나마나 한 내용이었다. 이러니 내가 열 안 받게 생겼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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