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신천희 지음 / 새론북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야 스님은 <꽝포아니야요! 남북 공동 초등학교>라는 장편동화에서 먼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소야라는 이름보다는 신천희라는 이름이 더 익숙했었는데 그 분이 스님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야 스님께서 살면서 생각했던 소소한 이야기를 한 편씩 적어내려간 책이 바로 <중얼 중얼>이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킥킥거리는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요즘 내 상황이 그다지 유쾌하거나 행복한 상황은 아니여서 - 계속되는 야근에 힘들어 죽겠다~ ㅠ.ㅠ - 킥킥하는 소리를 낼 힘이 없어 못 내더라도 똑같은 현실을 보고 다른 관점으로 보시는 스님의 생각이 너무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은 짧은 글이 여러 개 있기에 보기에도 부담이 없고 정말 재미있지만 처음에는 무슨 소린고 하는 느낌도 들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뜻밖의 청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스님이 무슨 소리야~! 하며 의아하게 읽었다. 난데없이 어떤 처자에게 청혼을 받았다고 하지 않은가. 알고 보니 도마뱀이 방에 침입을 한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ㅋㅋㅋ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면 신선하게 바라보기는 커녕 이야깃거리로도 사용하지 않았을 거다. 그냥 평범한 일이라고 - 도시에서 사는 나에게는 신선한 일이었겠지만 ^^ - 치부해버리고 말지. 거의 이백 편에 가까운 이야기가 다들 요렇게 독특하니 읽는 맛이 난다.

 


나도 모기를 진저리 치도록 싫어하는데 이제 모기가 극성을 부릴 계절이 오고 있어서 조금 겁이 난다. 하지만 추운 겨울보다야 덥디 더운 여름이 더 나으니 어쩌겠는가 참을 수 밖에. <모기에 관한 단상>에서 소야 스님도 모기와의 전쟁을 한 판 벌이셨다. 좁은 방에 모기장까지 치고 자니 너무 답답해서 모기장을 걷었더니 모기가 기습공격을 하더란다. 그래서 모기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무얼까 생각한 방안이 낚시였다!!!! 이불로 몸을 감싸고 한 쪽 다리만 맨살을 내놓고 기다리다가 따끔할 때 몇 번 다리를 내려치면 깔끔하게 끝난다고 하신 그 방법은 참혹한 결과를 불러왔다. 붉은 선혈과 널브러진 모기들의 주검을 보면서 그물에 잡힌 물고기가 아니라 낚시에 걸린 물고기이기에 억울하다고 하소연할 수 없다고 내심 위로를 하시는 소야 스님의 말이 너무 웃겼다. 모기를 낚시하시다니... 나라면 상상조차 못할 방법인데..

 


벌레와의 전쟁을 다룬 이야기는 또 있다. 바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란 글인데 개미가 소야 스님의 허벅지를 문 사건을 보고 성주를 시해하여 이 성을 차지하려는 반란 사건으로 묘사했다. ㅋㅋㅋ 어찌 그럴 수 있을까. 흙집이라 벌레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소야 스님의 방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을 법한데 말이다. 그러고도 이 웃기게 묘사한 이야기를 바로 인생의 깨달음과 연결시키는 것도 대단한 재주이다. 허벅지를 물었던 역모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자니 역모자의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일이 모두 자기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절대 권력이 그렇게 무서운 거란 것을 깨닫고 역모자를 훈방 조치했단다. ㅋㅋㅋ 개미에게 역모자라 부르고 훈방조치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렇게 매끄럽게 연결시켜서 권력이란 화두를 찾아내다니...그의 글은 웃으면서 읽다가도 참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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