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잡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뭐 이렇게 황당무계한 소설이 다있어!!!!

 

내가 읽다가 미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소설이 이때까지 딱 두권이 있는데 그것이 핀란드 소설 <그 남자는 불행하다>와 바로 이 소설이다. 내가 소설의 세계에 뛰어든 지 이제 여섯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렇게나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은 정말로 없었다. ㅡ,.ㅡ 뭐, 처음부터 정상적인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핑크빛 유모차에 해골바가지가 들어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서도 조금은 내 취향이 아니다 생각을 하긴 했지만서도, 정신없이 웃기다가도 가슴 저리도록 슬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쾌한 이야기라는 책 표지의 멘트를 보고서는 나는 내 나름대로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했던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아아아!!~~~~~~~~~~~~~~~

 

나는 원체 요즘 세대 사람이 아니다보니 알파 남성이니, 베타 남성이니 하는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도 즐겨 쓰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야기가 잘 나가다가도 중간에 용어 설명만 괄호를 쳐서 한 웅큼이니, 읽다가 정말 짜증이 났었다. 사족을 달고 싶으면 밑에다가 깔끔하게 달면 될 것을, 그걸 어쩌자고 그렇게 소설의 흐름이 끊길 정도로 중간에 끼어드는지....특히 미국 사회에서 유명한 인물이나 용어들을 그렇게나 다 사족을 달아주니 스토리를 보고 싶은 마음이 급한 나로서는 조금 방해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영어의 속어를 친절하게 정리해준 것은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말이다.

 

특히 미국 문화에다가 켈트 족이나 여러 신화이야기가 짬뽕이 되다 보니까 더 정신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미국의 숨겨진 죽음의 신화를 내가 어떻게 알고 있겠냐 말이다. 참, 정말 재수 옴 붙었는지 나랑은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책이었다....앞으로 "크리스토퍼 무어" 라고 적힌 책이 있으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을 갈 생각이다. 그래도 소설의 소재는 참 신선했다. 베타 남성인 주인공 찰리는 아름다운 아내가 아이를 낳은 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비극적인 일을 겪는다. 바로 아내가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린 것....그런 충격 때문에 아내의 영혼을 수거하러 온 사람을 보게 되고 자신도 그런 일을 맡게 되어 버렸다....

 

베타남성이니 뭐니 하는 것도 그다지 구미에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 일을 겪으면서 소심한 성격의 그가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더 강해져가는 모습을 기대한 나로서는, 마지막이 특히 실망스러웠다. 아마도 내가 이 소설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내 입맛대로 엔딩이 끝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허나 뭐가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게 끝나버린 소설이 짜증나기도 하고 온갖 죽음의 신은 다 등장해서 정신없기도 하고 이를 데없이 잔인하고 해괴한 등장인물의 출현에 끔찍하기도 한, 정말 마음에 들진 않는 소설이다. 더군다나 영혼에 대한 생각이 기본적으로 '환생' 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나랑 전혀 맞을 수가 없었다. 사람의 영혼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영혼이 든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그 영혼이 제 짝을 찾아간다고..... 그럼 어떤 사람들은 영혼을 구비해 놓지 않고 평생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 않는가. 내참, 오직 개신교를 자유롭게 믿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고 이주한 청교도들의 후손인 미국이란 나라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패러독스라 생각하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 기도 안 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소설을 가리켜 유머감각이 지나치게 진지하다느니, 이보다 더 웃긴 소설 있냐느니 하는 책 표지의 멘트엔 전혀 감동받을 수 없었다. 어째서 '유머' 란 말이 이런데 쓰일 수가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 뿐이다. 문화가 다르다고 유머감각도 다를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내가 느낀 것은 찰리에 대한 끝없는 안쓰러움, 안쓰러움, 안쓰러움.....그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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