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비밀 - 행복한 인간관계의 답이 숨어있는
이충헌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가끔 나를 볼 때면 도대체 내가 누군지 모를 때가 있다.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돌출 행동도 하고, 남에게 신경쓰지 않아 욕을 먹는가 하면 - 너무 먹어서 배가 부르다 ^^; -, 어떤 때는 나 같지 않게 너무 소극적이라 남이 하라는 대로만 하게 되는 이상한 성격이다. 어떤 언니는 나더러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 - 이것도 많이 봐준 거지~ - 고 했으며, 어떤 이는 너무 이상하다고 했다. 한 곳에 신경이 쓰이면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성격?! 이젠 나도 질린다.

 

오늘도 회사에서 한 소리 들었다. 나를 끔찍하게 생각해주시는 두 분께^^ 참, 그래도 인복은 많은 가봐~~ 이상한 성격인게~~ ㅡ,.ㅡ

어쨌든 그 분들 왈,  "ㅇㅇ 야, 우리는 다 이해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해를 못해~ 말 조심 해~ 겪다보면 ㅇㅇ 가 악의가 없다는 걸 알지만 아직 처음이니까 상냥하고 배려하는 말투로 말해~~제발~~~" 

 

알고보니 우리 회사에 온 지 한 달 정도 되신, 나보다 나이가 있으신 분이 있는데 내가 또!!!!! 그 분께 생각없이 말을 막 했나보더라~~ 처음에 내가 막말을 했을 때 힘들어 하신 그 분이 바로 윗 분께 말씀을 드려서 상의를 하셨다고 나에게 귀뜸을 해주셨다. 내가 업무적인 면에서 잘못된 것을 지적할 때 좀 심하게 말을 했는지 나는 기억이 안나는 건데 그 분은 상처를 받으신 거였다. 그런데 이게 한 두번이 아니다. 나는 새로 사람이 오면 걱정이 되는게 사실 내가 일을 가르치는 데 일을 생각하다보면 사람의 기분 같은 건 생각지도 않고 고치라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다. 내가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툭툭 내뱉는 말버릇이 문제가 된다. 나도 이 문제를 안다. 절대 모른 척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이 노력해서 고칠려고 했고 실제로 나를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내가 많이 나아졌다고들 말을 한다. 하지만 그럼 뭐 하나...새로 온 사람은 내 예전 모습을 모르는데...어휴~~ 내 윗분들은 참 골치가 아플거다. 나말고 신경쓸 게 많은데 거기에다 내 뒷처리까지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보았다.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기자로도 활동하는 저자가 다양한 사람의 성격을 풀어낸 책이라 진짜 재미있게 읽힌다. 실제 저자가 환자들을 받은 사례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 속 인물들을 들어 설명을 해놓았기에 영화를 다시 읽는 즐거움을 같이 느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람에게는 여러 유형의 성격이 조금씩 들어가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 실제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알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그 중 각 장의 끝에 보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체크하는 란이 있는데 정말 나를 아는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분류한 성격 유형으로는 열한 가지가 있다.

 

경계성 성격 -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마음 

히스테리성 성격 - 시선에 사로잡힌 사람

자기애성 성격 - 완벽한 가면 뒤의 불안한 내면

반사회성 성격 - 폭력과 착취의 대명사

편집성 성격 - 지나친 의심과 집착

분열성 성격 - 사회 속의 외딴 섬

분열형 성격 -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강박성 성격 - 지나친 강박주의

회피성 성격 - 자신의 광채를 숨기는 사람들

수동 공격성 성격 - 가슴에 그득한 분노

의존성 성격 - 나 아닌 너 안의 나

 

이것은 제목인데 제목만 봐도 대략 어떤 성격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 모든 성격들은 어렸을 적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 형성으로 일어난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그런데 내 성격을 체크해보니까 나는 반사회성, 히스테리성, 강박성, 분열성, 분열형 성격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데 어렸을 적 무슨 잘못된 관계를 형성했는지는 죽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 부모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면 잘못된 성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그래도 내가 어떤 잘못된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에는 솔직히 동의하기가 힘들다. ^^; 하긴 내가 모르는 무의식적인 면에서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이런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만 주력을 했는지, 그 본인이 어떻게 하면 성격을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라구...

 

내 성격 유형 중 반사회성 성격에는 할 말이 좀 있다. 내가 체크한 반사회성 성격(임기응변에 능하고 충동적이다. 미리 계획을 세우는 법이 거의 없다/성미가 급하고 공격적이어서 자주 싸움에 휘말린다/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쯤이야 할 수 있다.)은 정말 나랑 똑 맞는데 문제는 그 성격이 조폭 같은 범죄자나 사이코패스 같은 환자들에게나 나타난다는 것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다른 사람이 나 때문에 피해를 입어도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이 들지는 않는다던데 나는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좀 걱정이다. 그럼, 나는 사이코패스인 건가?? 그런데 사이코패스들은 사회에선 잘 나간다던데...왜 난 안 좋은 거만 닮은 거지??

 

지금 상처받은, 아니 체념에 가까운 내 심정으로는 그냥 사람없는 동굴 같은 데 들어가서 일만 했음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그럴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안되니 - 만약 작가가 될 능력만 있다면 좋을텐데 - 어쩌겠는가, 타협해야지...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들도 한두개 항목은 겹치는 게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것을 믿고 너무 나 자신을 다그치지 말고 조금씩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심심할 때 계속 꺼내보고 내 행동을 돌아보는 데 사용하면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