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토 2008.1 - 제45
대한황토협회 엮음 / 대한황토협회(잡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포토에세이]; 사랑에 감전되어
오랫동안 행복해질 수 있는 마라도
글, 사진 전승선
결국
빛의 끝에 도달하고 나서야
빛이 붉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양은 바다를 감정의 구조 안으로 끌고 와 펼쳐놓고
그 감정의 빛을 훑어서 더 붉게 물들이곤
다시 바다로 산산이 던지고 있었다.
햇덩이를 살라먹는 마라도는 감정의 섬이다.
자연의 원초성과 인간의 감정이 빛어 낸
멍에를 안고 시간을 길러 내는 섬이다.
그 시간의 끝은 태양을 향해 진화하며
저 광활한 아침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1월달 호와 같이 와서 같이 비교하며 봤는데 12월호의 포토에세이가 더 다가왔다. "햇덩이를 살라먹는 마라도는 감정의 섬이다" 하는 부분이 제일 맛있게(?) 보인다. 아마도 눈덮이고 안개 낀 호수보다는 발그레하게 저물어가는 해를 보는 것이 내 정서에 맞았던 걸까...? 따뜻하고 열정이 담긴 것 같아 보이는 것이...
그리움은 오래 살아 남는 법인가 보다
해처럼 오래 살아 남아서 사랑으로 변하나 보다
그래서 천지를 분간할 수 없도록 눈부심을 박아 놓았나 보다
세상의 변방을 쓸쓸하게 떠돌아다니다가
밤낮으로 뒤적거려 찾아낸 삼라만상 내려놓고
저 놀이 지는 저녁바다에 서 보아야 한다.
그리하면 말을 잊어도 좋을 일이다
그리움을 잊어도 좋을 일이다.
마지막에 있는 시구절이다. 말을 잊고, 그리움을 잊게 하는 놀이 지는 저녁바다는 어떤 걸까...? 나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해를 보러 멀리 바다에 가본 적은 한번도 없다. 음...내 자의로 간 적은 한번도 없다. (초등학생 때 간적이 있는 듯하다^^;) 그러니 이런 놀이 지는 바다는 거의 다 사진으로 밖에 본 적이 없는데 그것이 정말 말도, 그리움도 잊게 할까..? 정말 그런지 한번 가봐야 겠다...과연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달의 황토인] ; 자연의 생명력을 호흡하는 화가
박방영
나는 음악보다는 그림을 좋아한다. 음악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그것보다도 그림이 더 사람에게 호소하는 것이 있는듯하다. 그렇다고 조예가 깊다거나 특별히 뭘 알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게으른 탓에 찾아가서 보지도 않는다 ^^; (그런데 좋아한다고 할 수는 있는거야...? ^^;) 어쨌든 그런 나에게 좋은 화가를 하나 알려주었다. 그는 바로 박방영 화가!!! 그의 그림엔 초등학교 시절에 근처 서당에서 배운 한문과 붓글씨가 남아있어서 한 번 본 사람은 절대 잊지 않을 정도로 참 독특하다. 그러다 미국에서 그림을 공부하면서 서양화 기법에 동양의 정신을 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나 동양적이면서도 세련된 것이 참 매력적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전시회를 가졌다는데 그림이 다 팔렸단다...어찌 보니 일본풍의 그림같아 보이기도 한다. <물고기>와 <대인>이란 그림이 있는데 나는 <물고기>그림의 색조가 더 좋다.
[기업 탐방] ; 100% 친환경 황토블록 개발에 성공하다
주식회사 청원콘크리트
내가 사는 곳이 수원에 잇닿아 있는 화성인데 병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이 수원역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그래서 병점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가서 역에 바로 내려서 가는데...병점에는 인도에 깔려있는 블록은 폭신폭신해서 너무 좋다. 내가 넘어져서 자주 무릎을 깨는데 이런 폐타이어를 활용해서 만든다는 탄성블록을 다 깔면 얼마나 좋을까. 넘어져도 무릎이 까질 염려도 없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다녀도 발이 아프지도 않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그런데 내가 자주 활동하는 곳은 수원인데 그곳은 전~~혀 없다. 얼마나 아쉬운지....그런데 이런 탄성블록을 만드는 곳이 바로 청원콘크리트이다. 이곳은 탄성블록말고도 시각장애인용 블록, 잔디블록, 유리블록 등을 만드는데 2006년 10월부터 황토 바이믹 블록을 생산, 공급하고 있단다. 그래서 매출도 2배나 뛰었다는데 아쉽게도 이것이 자체 개발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11월 말이면 3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한 '100% 황토블록'에 대한 특허가 나온다고 한다. 이것은 안료를 섞는 것도 아니고 강도와 접착력, 동결융해 부분에서 다른 제품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더이상 좋을 수가 없다. 흐흐흐. 수원에는 탄성블록을 깔지 말고 이것을 깔았으면 좋겠다. 기존의 시멘트 블록보다 3배나 비싸다는데도 다들 호응이 좋다고 하니, 아마 수원에도 들어올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카메라 속의 자연] ; 강냉이
오랜만에 알갱이가 검은 토종 찰강냉이를 봤다. 강냉이는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쓰는 옥수수의 방언인데 '강냉이'란 단어가 더 구수하고 맛깔스럽다. 아주 어릴 적엔 이런 토종 찰강냉이를 먹어본 적이 있다. 아마 아빠의 고향인 경상도 창녕에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시골에서 먹는 찰강냉이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여기서 먹는 옥수수는 맛있었던 적이 없는데...언제나 그런 찰강냉이를 먹을 수가 있을런지. 이게 바로 고향의 맛이 아닌가. (ㅋㅋ 난 고향이 수원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