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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 세상에 하나뿐인 하얀 래브라도 레트리버
가사이 게이코.후치가미 사토리노 지음, 김석희 옮김, 사와타리 시게오 그림 / 작가정신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그들이 이제 하나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되었다. 나는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는데도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도 있듯이 이젠 정말 애완동물들의 천국이 되었다. 그런 반면에 키우고 있던 애완동물을 사정이 어려워서 혹은 너무 커버린 게 예쁘지 않아서 혹은 아프다고 버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정말 애완동물의 천국인지 지옥인지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애완동물에게는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관계가 전적으로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데, 여기 정말 대단한 관계를 맺은 사람-개 커플이 있다.
운명처럼 만난 새카만 래브라도 레트리버인 소니아가 주인공인 이 이야기는, 두 손으로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새끼였던 소니아가 작은 아이가 탈 수 있을 정도로 커져버린 세월 동안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의 남편이 소니아를 싫어했지만 태어난 지 다섯 달이 된 후부터 같이 산책을 하면서부터 소니아에게 푹 빠져버렸다. 남편은 세계 각지를 다녀와서 원대한 꿈이 있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실현하지 못한 꿈에 대해 아쉬움을 소니아와 나누면서 서로의 우정을 키워갔다. 사실 개와 인간의 우정이라고 해봤자 개는 인간을 음식을 주는 존재라고 밖에 인식하지 못할 것 같은데 소니아는 여느 개와 다른 건지 아니면 같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특별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아니 애완동물과 같이 사는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동물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심지어는 힘들거나 슬플 때 위로해준다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동물을 키우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내게 말해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소설이나 에세이에서 그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감정은 전달되는 것처럼 동물과의 관계에서도 감정은 통하는 가보았다. 살아있는 생명체인데 당연히 동물들도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에는 '애완동물'이란 말보다는 '반려동물'이란 말을 쓴다고도 했다. 반려. 짝이 되는 동무. 적합한 말이 아닐까. 아무런 조건없이 나를 기다려주고 나에게 어리광을 부려주는 반려동물.
소니아와 주인공의 남편과의 관계도 바로 그러했다.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 그러다가 남편이 죽음으로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지지 못하게 되었다. 마음과 마음이 나눈 관계인데 그것이 이어지다가 끊어지다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간다. 인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마음의 상실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살아가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데 동물은 어떨까. 다른 동물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미 마음이 이어져버린 소니아에게는 까맣게 윤기가 흘렀던 털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마음의 고통이 심했던 것은 분명하다.
점점 하얗게 변해가는 소니아를 보면서도 정말 신기했지만 의학적으로 규명이 되지 않아 사실은 속은 느낌이 든다. 분명 내 눈으로 사진을 봤음에도 말이다. 내가 의심이 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걸 어쩌겠는가. 이사가버린 전주인을 다시 찾으러가는 개이야기처럼 말이다. 사실이겠지만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왠지 어색한 내 마음은 도대체...? 하긴 순수하지 않은 마음을 가지면 남이 순수하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이미 기적을 보고도 기적인 줄 모를 만큼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