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포 유 - 여자의 가치를 높여주는
이제뉴 지음 / 라테르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여러 공주의 이야기를 들어놓고 거기서 간단하게나마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일을 몇 자 던져놓았다. 라푼젤공주, 오데트공주 기타 등등... 이런 공주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도 있고 절대 따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어, 몇 가지 생각해보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 평범한 거라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익숙한 것에서 새로움을 알게 된 정도랄까.

 

오데트공주는 제일 따라하지 말아야 할 유형이다. 자신의 마법을 풀어줄 마법사가 죽자, 연못으로 몸을 던져 자신의 목숨을 버린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것이다. 무릇 살아있는 생명체는 하찮은 벌레라도 목숨줄을 끊는 행위는 함부로 하지 말아야할 것인데...쯧쯧...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공주는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왕자에게 자신없었는지도 몰랐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고픈 게 인지상정아닌가. 그런데 처음에는 마법을 풀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왕자를 사랑했지만 그 '희망'이 사라지자 바로 사랑까지 자신없어져버린 것이다. 언젠가는 왕자의 사랑이 변할 거라 믿으면서...그 생각을 하면 그녀가 안쓰럽고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된다고 해서 다 옳다고 할 수는 없는 일! 그녀의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그녀의 사랑도 금방 부서지고 말았던 것을 보면서 사랑을 이루려면 우선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조차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다른 사람이 사랑해주긴 힘들 것이기에...

 

두번째로 따라하지 말아야 할 유형은 인어공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데 인어공주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아름다운 목소리를 버리고 두 다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먼저 목소리로 왕자의 마음을 붙잡아 두고 나서 다리를 얻던가,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던가, 언니들에게 도움을 청했어야 했다. 전형적인 인어공주 유형으로 짝사랑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상대는 자신의 매력을 모르고(자신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매력만 주인공에게 발산하니 이런 경우야말로 사랑이 이루어질 가능성 제로이다. 그녀가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숭고한 사랑의 주인공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먼저 그녀가 왕자에게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을 밝히고 좋아한다고 고백한 후, 사랑을 쟁취했어야 했다. 말하지 않으면 마음을 알아차리긴 힘들다. 종족의 차이라는 벽이 두 사람을 가로막았을지라도 왕자도 그녀를 사랑했다면 조금이라도 승산은 있었을 것이다.

 

세번째 금할 유형은 엄지공주이다. 그녀는 외모만큼이나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손해보는 경우이다. 밖에서 헤매고 있을 때 도와주었던 들쥐아줌마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두더지에게 시집을 가야 했을 때는 정말 짜증났었다. 물론 결혼안한다고 하면 들쥐아줌마가 추운 겨울에도 매멸차게 쫓아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결혼은 자신이 하는 것이니까 남에게 떠밀려서 해선 안된다고 본다. 두더지에게도 그건 못할 짓이다. 그가 땅 속에서 평생 살아서 음침한 것 같아 보여도 얼마나 성실한가 말이냐. 그런 그에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제비를 타고 도망간 신부만 바라봐야하는 신세로 만들다니. 성격이 우유부단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고생한다. 드라마의 여주인공만 봐도 그렇다. 두 남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모두에게 끌려다니는 여주인공은 정말 보기가 싫을 정도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무 자르듯이 잘라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자기는 마음이 없는데 계속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감정이 발전하기 전에 정리하게끔 깔끔하게 거절하는 것이 도리다.

 

읽으면서 싫다고 머리에 강하게 박혀있는 공주들만 모았다. 모든 공주에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눈에는 거의 단점만 보여서 선정하는 데 힘들었다. ^^; 공주라는 신분이 나에게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실제로 긍정적인 공주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일단 내가 공감하기가 상당히 힘든 신분이라는 것도 그렇고, 대부분 아름답거나 현명한 것도 그렇고, 한 나라의 공주이면서도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상황에는 관심이 없는 것도 그렇다... 사실 왕자보다야 권리도 없고 권력도 없는 자리이니 뭘 더 바랄까 싶지만 남성이 잘 하지 못하는 일을 여성이 잘 할 수 있기에 그런 것에 신경을 써야 했다고 본다. 어쨌든 공주이든 공주가 아니든간에 모든 여성들이 여성으로서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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