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3 -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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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에 이 책을 만났을 땐 이미 다른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 기대치가 아주 컸던 상태였다. 그래서 만만치 않아보이는 두께의 책이 왔을 때 1,2권을 먼저 봐야한다는 이성(?)의 주장을 사알짝 물리치고 바로 3권을 보게 만들었을 정도로 그 끌림은 이루다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 방바닥이 아주 차다는 것이다!!! 오자마자 방바닥에 주저앉아 읽다보니 어쩐지 으슬으슬하고 재채기가 나는 것이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불 속에 들어가 마저 다보았다. 원래 책을 읽다가 중도에 쉬는 걸 용납못하는 성격이라 한 번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해결해야하는 까칠함이 있긴 있었지만 이 책처럼 그 방대한 분량을 이렇게 한번에 다 읽은 것은 처음이다. 마치 누가 쫓아라도 오는 것처럼 부리나케 읽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내가 왜 그랬는지 참 의문이 든다. 어쨌든 다 읽고 나니 새벽 3시 반이 좀 넘었더라..자정에 가깝게 집에 도착했는데 씻기만 하고 소포를 뜯어봤던 게 화근이었다. 그 때 걸린 감기몸살(?)때문에 글을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면 변명일까. 아님, 이런 방대한 내용에 대한 감상을 글로 옮겨낸다는 부담감때문에 그랬던 걸까.

 

1, 2권은 아직 못 읽었으니 앞부분은 각설하고 3권에 대한 이야기는 참 철학적이다. '테메레르'라는 용이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고 중국의 용과 영국의 용의 대우를 비교해보면서 자기 나라에 있는 동료 용들의 처우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영국으로 날아간다는 이야기. 원 줄거리야 그게 아니지만 - '로렌스 대령'이 맡은 임무라든가 그에 따른 오스만투르크 제국에서의 음모라든가 가는 중간에 맞딱뜨렸던 프랑스와의 전쟁같은 것 - 나에게는 인간의 이야기보다는 용의 이야기가 더 다가왔다. 원 줄거리도 너무 흥미진진했지만 '테메레르'이라는 존재가 마치 우리 인간의 모습인 것 같아서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 중에서 '자유'라는 권리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노력을 투자했는지를 본다면 '테메레르'의 권리 신장이야기가 비단 남의 이야기같지 않을 것이다. 극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 평민들은 무거운 세금을 내기 위해, 귀족들의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해 자기 것도 아닌 밭을 일구고 가꾸었던 지난 날의 역사를 본다면 앞으로의 '테메레르'의 꿈이 어떻게 뻗어나가는지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많은 나라에 있었던 신분제도가 17, 8세기에서야 무너진 것만을 보더라도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여기서 '로렌스 대령'의 대응모습을 보면 참 쓴웃음밖에 안 나온다. '테메레르'의 포부를 알고 있고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자신이 피지배자인 '용'이 아니라 지배자인 '인간'이기 때문에 우선은 '인간'의 편에 서는 모습이 말이다. 물론 조국인 영국이 전쟁 중이라 '용'의 권리 신장 따위는 거론할 계제가 되지 않지만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정치인' 같았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테메레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시작하는 기특함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 모습 또한 '로렌스 대령'과 다를 바 없다. '로렌스 대령'이 '테메레르'에게 조국인 영국이 전쟁에서 패하면 '용'의 권리 또한 찾을 수 없다고 힘내서 일을 하게끔 꼬시는 부분에서 나도 마음 속으로는 같이 꼬시고 있었으니깐.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왜 그것을 굳이 영국에서만 해야한단 말인가. 사실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가 '용'의 입장을 잘 헤아려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쨌든 나폴레옹이 영국 측보다 '자유'에는 더 가깝지 않을까. '용'들이 다 결속해서 자유를 보장해준다거나 보수를 받게 해주는 나라쪽으로 전쟁을 도와준다고 한다면 아마 영국이든 프랑스이든 적극 협조할 것을.

 

'용'의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테메레르'가 어떻게 얻어낼 것인지 참 궁금하다. '용'의 자유도 보장받길 바라면서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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