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날개를 달다
야나 보오젠 지음, 이정언 옮김 / 새론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나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 그것은 소설을 볼 때는 절대 지나친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소설을 '칙릿'이라고 부르던가. 이런 종류의 하나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읽고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신청했고 또 어쩌다보니 당첨이 되었다. 어쨌든 이런 소설은 감동이 깊지도, 그다지 깊은 생각을 요구하지 않기에 부담없이 책이 오자마자 펼쳐들었다. 생각 외로 두꺼운 분량이었음에도 처음부터 책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역시 책을 너무 기대하고 보면 안된다니깐.ㅋㅋ

주인공 헬렌은 자칭 '완벽녀'이다. 그럼에도 약혼자에게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차인다.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에 파고들며 치유를 하기 보다는 무조건 덮어놓고 일만 하려고 드는 헬렌을 보면서 사실 남자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그녀에게 어떤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에게는 치유되지 않는 근본적인 상처가 있었다. 나이를 먹어 생기는 뻔뻔함으로 괜찮은 척 지내왔을 뿐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않아 그것이 지금까지, 서른이란 나이가 될 때까지도 그녀에게 영향을 미쳐 그녀의 생각, 행동, 말 결국 남자를 사귀는 것까지 지배했던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어릴 적에 받아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저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하느냐가 앞으로의 인생이 순조로운지 아니면 까칠한지가 결정될 뿐.

어릴 적에 무척 소심한 탓에 남자아이에게 놀림을 받거나 짖궂은 장난을 당하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몰라서 우두커니 서 있었던 기억이 나에게는 있다. 이런 기억때문에 몇 년전까지만 해도 누가 나를 놀리면 -아무리 가볍게 한 것이라도- 쉽게 기분이 나빠지곤 했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지만 그것에 대한 방어기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그것에 따라 사람의 성숙도가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해준 언니가 있었다. 마음에 상처가 되더라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도 있고 버럭 화를 내버려 관계를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그런 때 버럭 화를 내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썼던 것 같다. 성숙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며 헬렌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상처때문에 어떤 식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것이 어떤 결말로 이끄는지를 보니 참 깨닫는 바가 많았다. 

자칭 '완벽녀'가 된 사연에서부터 잘못된 남자를 고르는 이유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헬렌이지만 결론은 역시나 해피앤딩!! 헬렌이 딱 맞는 남자를 만나 자신의 '완벽의 탈'를 벗어던지고 인생을 즐기며 살길 바란다. 덧붙이면 자칭 '완벽녀'인 헬렌도 '완벽남'-제 눈의 안경-을 찾는데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자칭 '철 덜든 녀'인 나는 얼마나 더 오래 시행착오를 겪어야 '나만의 완벽남'을 찾을지 걱정이 앞서긴 한다.

한가지 딴지를 걸고 싶은 것은 헬렌의 친구가 되는 동성연애자 미하엘이 동성연애에 대해 변호를 하는 부분이 나온다.

참 말도 안되는 말이다!! 성경이 쓰여진 시대에서 사람들 대부분이 사내아이들과 동성연애했다는 예를 들어, 아동학대가 나쁠 뿐이지 성인 남성과의 동성연애는 나쁘지 않다고 옹호하다니....그 사회가 사내아이들과 동성연애를 할 정도로 타락했기 때문에 성경에 금지조항으로 알려준 것을 어쩜 이렇게 잘못 이해할 수가 있을까. 성경에는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레위기 18:22) 남성과 남성이 여성과 하는 것처럼 성관계하지 말라고...아이와 성인이라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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