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떡'하니 책이 와 있었다. 흐흐흐...새까만 표지에 드문드문 보이는 명화가 정말 세련되어 보였다. 책이 조금 까진 게 흠이라면 흠일까! 바로 앉은 자리에서 주욱 읽고 나서는 책에 손상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내가 책이 조금 까진 것 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될 정도로 온갖 세상을 엿본 듯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나타나는 인가의 욕망과 변태적인 성행위까지 다양한 주제로 모여있는 명화들 속에서 참으로 여러 군상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신화나 성서 이야기를 차용해서 인간의 누드를 그리는 것쯤이야 나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동성애라든가 아동학대, 사도-마조히즘까지 명화 속 주제로 등장할 줄 몰랐었다. 물론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동성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명화 속 주제가 될 정도로 하나의 문화코드였다는 것을 인식하지는 못했던 것이었다. 말로만 들었기에 명화로 실제 보는 것과 다른 느낌이 들었던 걸까? 잘은 모르겠다. 또한 여성간의 동성애를 주제로 한 그림은 16세기부터 남성들의 관음증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도구로써 생겨났고 남성들간의 동성애와는 달리 여성을 장식물로 보았기에 그다지 사회적 질타를 받지 않았던 것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아~ 이런 욕망에서부터 여성의 자리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욕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데도 그런 것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삶이 과연 어떤 것일까. 어쨌든 인간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욕망의 흔적을 보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심히 넘겨보았던 명화 속에 이렇듯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냥 단순히 이쁘다...혐오스럽다...로 구분했던 나의 무지가 여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 조금은 무안스러웠다.ㅋㅋ 이것은 여담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도 여기에 나왔다.ㅋㅋ 179페이지에 있는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워낙에 실사와 같은 그림을 좋아하기에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너무나 사진같은 선명함과 영롱함에 뚫어지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욕조에 옷입고 들어간 모델 이야기를 읽으며 그림을 그리는 일도 정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