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중 누가 밀고자인가?) 하고 언제나 잊지 않고 질문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우리의 집에서도, 우리의 안뜰에서도, 우리의 시계 수리 공장에서도, 우리의 학교에서도, 우리의 편집국에서도, 우리의 직장에서도, 우리의 설계국에서도, 아니 우리의 경찰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질문에자기 자신을 길들이기란 힘들기도 하고 역겹기도 하다. 그러나 신변의 안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 P12

당신은 밀정들의 얼굴을 알지 못하며,
그리하여 어느 날 <스딸린의 노래>를 합창할 때 당신이 입만벌리고 있었을 뿐 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떻게 그 모든 기관에 알려졌을까 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혹은 11월 7일에 혁명 기념일 행진을 할 때, 당신이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있었다는 것이 어떻게 알려졌을까 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P13

밀고자의 모집은 우리 나라의 공기 자체 속에 존재한다. 국가적인 것은 개인적인 것에 우선한다는 사고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빠블리끄 모로조프가 영웅이 된 것이다. 이 밀고는 단순한 밀고가 아니라 밀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을<도와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 모집은 마치 레이스처럼이데올로기와 얽혀 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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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군도 3 열린책들 세계문학 260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김학수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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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번뇌가 찾아온다. 골치가 아파온다.
나라면 과연 어땠을까, 내 가족은 저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알고 있다. 외면 해선 안될 일이란 것을. 나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이. 그렇게 거듭 읽어나가고 기억해야만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 때문이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바다에 표류하던 생존자들이 병든 아이를 희생시킨 일은 정말 끔찍했다. 다수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 희생시키는 것은 정의라 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는다. 특정한 상황에 놓이지 않는이상 생각해보고 싶지 않고 외면 할만한 문제다.
당장 오늘 점심메뉴가 더 급할 것이다.
(‘수용소군도‘에서는 이러한 특정한 이 상황이 혁명후 러시아에서 수십년간 지속되었다. 내가 살기 위해 가족을,친구를 밀고해야하고 죽은 감방 동료의 시체를 숨겨 그 식량이라도 보태 내 삶을 연장시켜야하는 등..)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안하고는 우리 삶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일상의 작고 큰 선택에 그런 생각들은 영향을 미치며 ‘나 ‘라는 인간을 형성해간다. 그러다 결국 우리앞에 큰 재앙 (지금의 코로나 또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전쟁, 또다른 인류적 문제)이 닥쳤을때 우리의 선택을 좌우할 것이며 그  선택은 인류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역사와 전쟁에 대해 알아가고, 나를 알기위해 여성학을 탐구하고,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가고, 육식을줄이고  지구를 생각해 쓰레기를 줄이며 내 소유를 줄여나가는 것. 물질 보다는 지식을 쌓고 사람들과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지향점이 되어가고있다.
일상에서 또는 위기에서 나를 내가 원하는 나로써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그것들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해준 솔제니친에게 감사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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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28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청아 2020-12-28 13:37   좋아요 0 | URL
( ⁎ ᵕᴗᵕ ⁎ )

scott 2020-12-28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와 전쟁에 대해 알아가고, 나를 알기위해 여성학을 탐구하고,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가고, 육식을줄이고 지구를 생각해 쓰레기를 줄이며 내 소유를 줄여나가는 것. 물질 보다는 지식을 쌓고 사람들과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 ]미미님 동감합니다. (◕‿◕)♡

청아 2020-12-28 13:35   좋아요 0 | URL
함께 가고 있어
든든해요~( ˙º̬˙ )و

mini74 2020-12-28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2권 펼쳤습니다.ㅠㅠ 분노하며 읽다가 너무 황당해서 웃음도 났다가 그러네요 ㅠㅠ 파이팅! 저도 열심히 부지런히 읽겠습니다 !

청아 2020-12-28 15:34   좋아요 2 | URL
와 반가워요!! 3권은 혁명 전후 지식이 필요한 이야기가 더러 있어서 좀 힘들었어요.저도 울다 웃다 분노했어요(ㅠㅇ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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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하든 지 미로노프는 불만이며, 내가 열심히 쓴 보고서를 그는 화내며 되돌려주었다.
「자네는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군. 문체가 돼먹지 않았어.」이렇게 말하며 나에게 빠블로프 직장이 쓴 보고서를 보여 주었다. 「자, 이렇게 쓰는 거야.」

계획 달성의 저하를 초래한 각 사실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건축 자재의 불충분한 확보
2. 왜냐하면 작업 공구의 불충분한 지급 때문이고3. 기술진의 작업 조직의 불충분했으며
4. 그리고 또한 안전 조치가 지켜지지 않았음

보고서의 문체가 좋다는 것은, 어떤 점에 있어서도 생산 당국에 죄가 있는 것이지, 수용소 당국에는 일체 책임이 없다는것이다.
- P353

작가란 분노, 혐오, 경멸 등의 감정에 좌우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나는 지금에야 깨닫고 있다. 혹시 당신이 누구한테 흥분해서 반박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의 말을 듣지못하고 그의 견해의 체계를 놓치게 된다. 혹은 당신이 혐오감 때문에 사람을 피했다면  당신은 아주 미지의 성격을 놓치게된다. 그런데 그 성격은 장래에 당신에게 필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나의 시간과 주의를 나에게 관심을 끄는사람들과, 기분이 좋은 사람들과, 공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만 바쳤으며 그것을 늦게야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 나는 사회를 마치 달을 보듯이, 그 한 면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달이 흔들려 움직이며 - 칭동(評動) — 그 뒤의 일부를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처럼, 이 흉물들의 방도, 나에게는
미지의 사람들의 일면을 보여 주는 것이다.
- P355

지식인은 그 직업이나 일의 내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교육과 훌륭한 가정이 반드시 지식인을 기른다고할 수도 없다. 지식인이란 그 생활의 정신적인 면의 관심과의지가 튼튼하고 변함이 없고, 외적 사정에 좌우되지 않고 오히려 그와 대항하는 인간을 말한다. 지식인이란 모방할 수 없는 사상의 주인인 것이다.
- P373

오라체프스끼 자신은 5년의 형기밖에 받지 않았다. 그는 <얼굴의 죄>로(조지 오웰의 책과 똑같다), 즉 미소 때문에 투옥되었다. 그는 공병 학교의 교관을 하고 있었다. 그는 교관실에서 한 교관에게 『쁘라브다」의 기사를 보이며 웃었던 것이다!
그 상대 교관은 곧 전사해서, 오라체프스끼가 <왜 웃었는지>이미 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미소를 목격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하여 당의 중앙 기관지에 대한 미소라는 사실 자체는 성물 모독이었다! 그 후에 오라체프스끼는 정치 보고를 하도록 제안을 받았다. 명령에는 복종하지만, 보고에는<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것으로 이제 최후의선을 넘어 버렸다!
- P376

어떤 재봉사가 바느질을 끝내면서 바늘을 잃어버리지 않게벽에 바른 신문에 꽂아 두었는데, 그것이 신문에 나온 까가노비치의 눈에 꽂혔다. 그것을 손님이 목격했다. 그것은 제58조,
10년 형(테러 행위)이었다.
- P389

어느 여점원이 운송업자로부터 입하된 상품을 받으면서 종이가 없어서 신문지에 개수를 적었다. 비누의 숫자를 적은 것이마침 스딸린 동지의 이마에 닿았다. 이것으로 제58조, 10년 형.
- P389

국영 농장의 경리부 방에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생활이향상되고, 생활이 즐거워졌다 — 스딸린.> 누가 그 구호에 붉은 연필로 <의>자를 써넣었다. 그래서 <스딸린<의> 생활이 즐거워졌다>는 의미로 바뀌어 버렸다. 장본인을 찾을 수 없어경리부 모두를 잡아넣었다.
- P392

기리체프스끼. 전선에 있는 두 장교의 아버지였으나, 전시에 노동 동원으로 이탄 채굴장에서 일하며 거기서 국물뿐이고 건더기가 들어 있지 않은 수프를 불평했다. (불평했다! 여하튼 입을 열었던 것이다!) 그는 그것 때문에 당연히 제58조10항에 의해 10년 형을 받았다(그는 수용소의 오물통에서 감자 껍질을 주우면서 죽었다. 지저분한 호주머니 속에는 가슴에 많은 훈장을 단 아들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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