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구정책으로 인해 외동으로 자라 사촌들과 형제처럼 지냈던 미아는 부모와 미국으로 이민 온 지 2년 차이다. 아직 부모님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그들은 차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렵사리 구한 식당에서 함께 일하게 된 부모님.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미아도 식당에서 일을 돕는데...잘해보려다 실수하는 바람에 그곳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들은 햄버거 하나를 셋이 나눠 먹어야 할 만큼 생활이 어려웠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다가 운 좋게 모텔에서 가족이 함께 숙박하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아는 모텔 청소,관리로 바쁜 부모를 도와 프런트 데스크 일을 도맡아 하게 된다. 적극적인데다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미아는 이런저런 사고를 친다. 6호실 투숙객에게 새벽 5시 모닝콜을 부탁받았는데 다른 방 손님을 새벽 6시에 알람으로 깨우는 바람에 숙박비를 환불하게 되고 다른 방을 보여달라는 새로온 투숙객에게 여긴 샐러드 바가 아니라고 말해서 또 환불 요청을 받게 된 것. 이런 사고뭉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부모님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모습과 여러 번 전학이 힘들 텐데도 불평하지 않는 태도, 적응력이 기특하고 신기했다. 




"손님, 그건 아니죠! 방을 직접 고르겠다니요. 여긴 샐러드 바가 아니에요! 그 말을 뱉자마자 내가 선을 넘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래?" 루이스 씨가 씩씩거렸다. "그렇다면 방값을 돌려줘야겠구나." 안 돼애애애애.

"죄송해요. 샐러드 바 얘기는 실수였어요. 저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덧붙였다. "샐러드 바에 가 본 적도 없는걸요. 텔레비전에서만 봤어요." 


조금 부연 설명을 하자면 미아가 샐러드바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하자 손님의 화가 누그러졌다. 그제야 한창 밖에서 뛰어놀 아이가 (이제 막 5학년이 된 미아) 여기서 이렇게 일을 하고 자신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나 보다. 게다가 샐러드 바를 한 번도 못 가봤다니. 그러나 미아는 혼자 생각하기를 중국에서는 방과 후에 노는 애가 거의 없다고 한다. 외동만 낳아 기를 수 있다 보니 중국도 교육열이 대단한가 보다. 미아는 그런 중국에서의 학업에서 벗어나 미국 모텔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을 '실감 나게 놀 수 있다'고 생각한다.  



*I wanted to say to Mr. Lewis that I'd never really played and I didn't intend to start now. The other part of me wanted to say, This is playing. I got to run a motel ㅡ was there any better way to play? 나는 루이스 씨에게 내가 이제껏 놀아 본 적도, 이제부터 놀 생각도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이게 노는 거예요. 내 나이에 모텔을 운영하게 됐는데 이보다 더 실감 나게 놀 수 있을까?




*But I had this thing where if I started something, I had to finish it. 하지만 나는 뭔가 시작하면 끝을 내야 하는 성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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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3-11-05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이거 마더 책 저자가 에이미 추아라고 중국계였잖아요. 아이가 한때 한명 초과하면 벌금을 내니깐 더 귀했고 사교육이 심했나봐요. 제 유학생 친구중에 4남매인 애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아빠가 아기 하나 낳을 때마다 당시에 벌금을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천만 원대로 내셨다고 들었어요. 그당시에도 20여년전 물가는 고려 안한 거라 거의 집 한두 채씩 값이 출생에 벌금으로 들어갔다고 들은 거 같아요. ^^;;;

미미 2023-11-05 23:36   좋아요 1 | URL
아...천만원이나 했었다니 벌금 액수도 놀랍고 사교육 열풍도 납득이 되네요. ^^ 안그래도 이 부분 읽다가 궁금해서 검색하니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한 중국 청년들의 국가에 대한 반란도 심상치 않아보여요. 벌금에 사교육에 투자를 그렇게나 했는데 국가가 억압적이고 취업도 안되니 어쩜 당연한 결과겠죠?

persona 2023-11-05 23:59   좋아요 1 | URL
천만원대요. 그니까 셋째인가 동생은 삼천만원이었나 그정도였대요. 그 친구가 뻥칠만한 성격은 아니어서 전 믿고 있지만 믿겨지질 않아요. ㅋㅋㅋ
사실 우리나라도 누구나 대학을 가고 나서부턴 천하다 생각되는 직업 안하기 시작했고 실업자는 늘지만 3D란 말까지 생기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잖아요. 제가 보기에도 중국은 그걸 더 심하게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거기다 미미님 말씀대로 경직된 사회정치적 분위기가 더해져서요.

거리의화가 2023-11-06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시작하셨군요^^ 미아가 부당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상황들이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도 되네요.

미미 2023-11-06 09:38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읽으면서 걱정되서 조마조마ㅋㅋㅋ총기 문제 때문에 미국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여행지로 생각도 못한 곳인데 이민이라니, 모텔이라니 신기해하며 읽는 중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3-11-06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강에서 사촌들과 친형제처럼 지내서 타국에서 그리워하는 구절에서 아..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전 사춘기 이후로 사촌이라고 해서 특별히 그립거나 애정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오잉? 했었거든요. 근데 외동이었고 사촌이랑 가깝게 지냈었다면 그랬겠구나! 억지 공감ㅋㅋㅋ
근데 샐러드바에 한 번도 가본 적도 없을 정도로 공부만 했다니...어쩌면 과보호 받느라 집밖 외출을 안 시키는 집도 많았겠죠?
미국에 이민을 와 미아는 완전 다른 삶을 살게 되었네요.^^
요즘 전 조승연의 탐구생활이라고 유튜브 한 번씩 보면서 외국 문화사를 듣곤 하는데요. 조승연이 학창시절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유럽에서도 몇 년씩 살아서 그런지 사고방식이나 대화방식이 우리와 살짝 다른 게 좀 놀랍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미아도 아마 그런 어른으로 크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지금 벌써 과몰입..ㅋㅋㅋ

미미 2023-11-06 16:08   좋아요 1 | URL
저는 외동이라 어릴 때 사촌들과 자주 어울렸기 때문에 공감이 되더라고요ㅋㅋㅋ
미아는 워낙 긍정적이고 적응력도 좋아서 중국에서도 엇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책 내용을 보면 미국이라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게 성향에도 맞아 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겠다 싶기도 해요. 역시 나무님과 취향이 또 겹칩니다.ㅋㅋㅋ 저도 조승연의 탐구생활 구독하고 있어요! 구독하는게
워낙 많아 요즘에는 잘 못 찾아보긴 하지만 볼 때마다 여러모로 공부가 되더군요.^^

미아가 또 무슨 사고를 칠까 걱정도 되지만 중간 중간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앞으로도 기대됩니다.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06 16:45   좋아요 1 | URL
미미 님은 잃어버린 저의 쌍둥이인가요?
정말 취향이 많이 겹치는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