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르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물론 비야르의 마음속에도 많은 생각이 흐르고 있다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그 순간 우리 둘 사이의 벽이란 벽은 모조리 허물어졌다. 나는 그의 마음을 간단히 읽을 수 있었고, 그 역시 나의 마음을 훤히 읽었을 것이다. 71
꿈에서 갈고리가 여러 개 달린 피어싱을 연인인듯한 남자가 내게 착용하길 원하고 있었다. 무서운 피어싱의 형상에 비해 사랑이 가득 담긴 그윽한 눈빛. 귀에 걸기에는 꽤 아파 보였지만 거절하면 그가 실망할 것만 같아서 나는 피어싱을 하기로 한다. 마침 피어싱 기술자가 근처에 있었다. (꿈의 신박함이란!) 갈고리가 하나하나 귀에 꽂힐 때마다 아팠지만 또 그렇게 고통스럽지가 않았다. 내 연인이 곁에서 손을 꼭 잡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스럽지만 이런 경우를 이해할 만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꿈에서 깨자마자 이게 무슨 의미인지 검색해본다. 다른 의미이길 바라지만 (피를 본 것 같고 아팠으니 로또를 사라던지, 운수 대통이라던지...)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 몹시 아쉬워진다. (그냥 컨디션 저조를 무의식이 감지한 것이므로) 꿈 속의 그는 The Verve의 Richard Ashcroft를 닮았다. 차갑고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사연이 많은 듯 슬픔을 간직한 눈빛. 그럼에도 어딘지 따뜻한 그런 표정.
밤이고, 뭐라도 써야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