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에서 옳고 그름은 형식논리라는 진공상태에서만 판단될 수 없다. 메시지는 언제나 맥락 의존적이며 맥락의 결정적 요소는 권력관계다."(박권일) "정치와 운동과 거기 참여하는 취약한 개개인들 사이의 관계는 모순적이다. 즉 위선과 모순은 어떤 본질적이고 실존적인 필연일지 모른다. - P21
나는 나 혼자 뭔가 읽었다고 해서, 그리고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자랑도 아니고 기쁨도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만들면서 배웠다. 책이란 독자에게 다가가지 않는 한, 때로 존재만으로는 인정받지못한다. 널리 읽히지 않으면 그게 곧 실패를 뜻할 수도있는 것이 책의 속성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책은 언제나 ‘나만 알고 나만 읽자‘고 내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은더욱더 많은 이들과 읽고 싶다, 읽어주기를 바란다는 바람 없이는 할 수 없다. - P24
일상에서 사람들에게크게 영향을 미치면서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는 마케팅용 글의 가격은 인터넷이 발달한 이후 매우 높아졌으며, 그에 반해 왜 안 읽느냐고 타박하는 어떤 종류의 글은 대체로 가격은 말할 필요도 없고 위신조차 크게떨어진 상황이라고 보아도 좋다. - P34
사람들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어서 몰입할 경우, 그 상품과 관련된 전문 용어를 익히고 구사하게 된다는사실을 앞에서 이야기했다. 용어 습득에는 ‘관심‘과 ‘몰입‘이 중요한 조건이다. 그렇다면 뉴스에 나오는 저 어려운 용어들을 이해하고 구사하는 데도 역시 관심과 몰입이 중요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용어들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몰입하게 할 보편적인 교육 환경은 내가 알기로는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그러나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매체‘에 거리낌 없이 등장한다. 이 상황은 명백히 비대칭적이며, 도무지 수평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대칭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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