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일상적인 말 몇 마디 외에는 그녀에게 한 번도 말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나의 어리석은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는 소환장 같았다. - P11
가끔 그녀의 이름이 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이상한 기도와 찬양의 형태로 튀어나왔다. 가끔은 눈물이고이기도 했고(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때로 심장의 혈액이 홍수처럼 가슴에 밀려드는 것 같기도 했다. - P12
그녀의 남동생과 다른 두명의 남자아이들은 모자를 뺏으려고 서로 싸우고 있었고, 나는 혼자 계단 난간에 기대서 있었다. - P13
1 1894년 5월 14일에서 19일(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동양 대축제AGrand Oriental Fête>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바자. <애러비 Araby>는 <아라비아>의 시적 표현이다. - P13
침묵 속에서 행복한 상상에 빠져 있을 때마다 애러비라는 말이 떠올랐고, 그 말은 동양의 매혹적인 이미지로 나를 사로잡았다. - P14
나의 몸은 하프와 같았고 그녀의 말이나 행동은 하프 현을오가는 손가락 같았다. - P12
어둠 속을 바라보면서 나는 허영심에 속고 놀림당한 어리석은 내 자신을 보았다. 그리고 내 눈은 괴로움과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 P19
책상덮개를 열면 희미한 냄새, 새 삼나무 연필들이나 병에 든고무풀 또는 그곳에 두고 잊어버린 것 같은 농익은 사과 냄새가 풍겨 나왔다. - P24
더피 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질서한 것을싫어했다. 중세 시대의 의사라면 아마 그를 토성의 기운을받아 우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의얼굴은 평생의 이야기를 다 담고 있듯이 더블린 시내처럼갈색을 띠었다. - P24
그는 자신의 행동을 의심스러운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육체로부터 약간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는 가끔 자서전처럼 마음속으로 삼인칭 주어와 과거형 서술로 자신에 대해서 짤막한 문장을 써내는 특이한 습관이 있었다. - P25
그는 동료도 친구도 없었다. 교회도 나가지 않았고 종교적 신조도 없었다. 그는 다른 누구와의 교제도 없이 자신의 정신적 삶을 살았다. - P25
어둡고은밀한 방, 그들만의 고립된 상황, 그들의 귀를 울리던 음악 소리가 그들을 결합시켰다. 그 세 가지가 결합되어 그를 고취했고 날카로운 성격을 무디게 했으며 그의 정신적삶을 감성적으로 변화시켰다. 가끔씩 그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 P29
상대의 열정적인 본성을 점점 더 자신에게로끌어당기면서 그는 치유할 수 없는 영혼의 외로움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목소리임을 알았다. 그것은 인간의 목소리 같지 않은, 이상한 목소리였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포기할 수 없다. 그 목소리가 말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다. - P29
남자와 남자 사이의 사랑은 불가능하니 이는 성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사이의 우정은 불가능하니 이는 성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 P31
그는 자신이 삶의 축제에서 추방되었음을 느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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