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해가 추억을 통해 과거의 상쾌한 분위기 속으로 나를 다시 빠져들게 하면서 오르페우스가 이 지상에는 낯선, 그미묘한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와 같은 감미로움을 느끼며, 나는 샹젤리제의 대기를 호흡했다.  - P48

우리가 흔히농담으로 하는 말들은 대개는 그 농담과는 반대로, 우리가 어려움에 시달리며, 하지만 어려움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고싶지 않으며, 더 나아가 우리와 얘기하는 사람이 그에 대해 농담하는 걸 들으면서,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어 주기를 바라는 은밀한 기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50

나는 흐릿한 안개가 드리워진 진줏빛 회색의 오후 끝자락처럼, 거기서 발산되는 분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런데 그녀가 입은 실내복이 노란색과 빨간색 불꽃이 그려진중국식 가운이었을 경우, 나는 불붙은 석양을 감상하듯 그 옷을 바라보곤 했다. 이런 옷차림은 우리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평범한 장식이 아니라, 그날의 날씨나 어떤 시각에 고유한빛처럼 주어진 시적 현실이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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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4 0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기 시작 하셨네요? 완전 기대 됩니다^^

청아 2021-05-24 08:42   좋아요 2 | URL
함께 읽어요!ㅋㅋ요즘 읽고 계신 분들 은근 많은 것 같아요. ^^*스콧님은 완독후에도 다시 읽으 심요. 그만큼 아름다운 문장들👍

scott 2021-05-24 17:06   좋아요 2 | URL
책장 넘기다 내용을 잃어버려서 다시 읽기를 n년째
이제는 어떤 작가가 프루스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갔는지
명단을 적을 정도 ५✍⋆*

고양이라디오 2021-05-24 1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소설의 문장을 보니 좋네요ㅎ 색다른 문체네요^^

청아 2021-05-24 12: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의식의 흐름으로 썼는데 훌륭한 문장들이 많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