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선호하는 것이 생기면 공정해질 수 없다. 예술은 미묘한느낌과 예민한 순간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파적이지 않은 의견은가치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예술은 보고 듣는 이에게 ‘신성한 광기‘
를 선사한다.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데 제정신인 것은 하나도 없다.  - P9

문학과 지성? 말할 것도 없이 문학(writings)은 인간의 최고의 지적 활동이다. 

우리는 현실의 고통을 말할 수 없을 때 픽션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이건 소설로 써야 돼.", "제 이야기를 좀소설로 써주세요.") 문학은 재현의 재현, 비유의 비유라는 점에서언어를 생산하는 공장이자 끊임없는 사전(典) 활동이다. 

문학은 현실에 대해 말하되, 현실을 다르게 보이게 만든다. 하나의비유는 열 개의 해석을 낳는다. 비유를 통해 기존 개념은 이동하고 분화한다. 

전이(轉移), 전의(轉意, 轉)다. 은유(metaphor)는 meta(over)+ phora(carrying)를 합친 단어로서 ‘뜻을 나른다‘는 의미다. 
시인과 소설가들은 오만할 자격이 있다.
- P15

왜 불안해 보이는 사람의 판단은 신빙성이 없다.
고 생각하는가. 

불안이 경험의 결과라면 더욱 믿을 만한 증언이아닐까. 불안의 사회적 지위는 낮다. 우리는 직접 경험한 본 것(seeing)보다 기존의 통념(believing)을 더 신뢰한다.
- P25

‘인간‘이 ‘비(非)인간‘을 통치해 온 역사가 ‘지배자와 민중‘이라는 식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설명되어서는 안 된다. 1950년대한국 사회에서 한센병(나병) 환자를 살해하는 것은 살인죄가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정 폭력사건에서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다가 아내가 사망할 경우, 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로 처리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 P37

인종이든 성별이는 ‘변형된(trans)‘ 몸이든 모든 인간의 눈물은무색이고 피는 빨간색이다. 이 두 가지 색은 몸의 파열, 즉 체액이 밖으로 나올 때 - 울고 피 흘릴 때 - 에만 가능하다. 

인간의공통된 본질은 슬픔이나 고통으로 몸이 해체되었을 때만 인식가능한 것이다.
- P39

"내 몸은 나의 것이다." 가 아니라 "내 몸이 나다." 우리의 정신이 몸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바로 나다. - P47

페미니즘이 낯설지않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여성은 남성 사회가 만든 몸 이미지에갇혀 있다. 

남성의 존재성은 돈, 지식, 권력으로 평가되는 반면여성의 시민권은 외모에서 시작된다. 

남성은 정치적, 역사적 존재이고 여성은 생물학적, 의학적 존재라는 인식, 가부장제의 전제는 변하지 않았다. 
- P48

용서의 대상은 사건 - P50

용서를 둘러싼 담론에는 분노나 고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사회는 그러한 상태를 암암리에 ‘극복‘의 대상으로 본다. 

용서는분노보다 우월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다를 뿐이다.

용서에 대한 나의 입장을 굳이 밝힌다면 나는 용서에 관심이없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용서라는 말이 싫고 용서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들을 의심한다.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용서, 화해, 대화라기보다는 부정의한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가 가능한 사회적 조건이다.

☆피해자에게 "용서해라. 그래야 당신 마음이 편하다." 이런 말 전에 부정의한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가 가능한 사회적 조건에 더 주목하고 그것들을 바꾸는게 우선. 위안부 진상규명에 관해서도 무엇이 먼저인지 답이 나오는 말이다.
-미미☆ - P52

<성경>의 이 말은 원래부터 복수가 아니라 정의의 가르침이었다. 눈에는 눈 ‘만‘, 이에는 이‘만‘, 자신이 당한 만큼만 행하라는 것이다. 
그 이상은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이 말은 복수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정의를 제대로 실현하라는 말이다. 이처럼 복수의 불가능성과용서의 불가능성은 연결되어 있다.
- P56

생각을 많이 해야말을 조각할 수 있는 법이다.
- P65

소설가박완서는 자신의 외아들이 사망했을 때 
"작가로서 영감을 얻었으니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는 진심 어린 ‘위로‘를 받았다.

어떻게 이런 말을? 기가 막히고 남의 일 같지만 우리도 (자신도모르게) 이런 말을 일상적으로 주고받으며 산다.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권투 선수가 피가 멈추지 않는 부위를 맞은 것처럼 평생 잊히지 않는다. - P85

말의 의미는 사전에 있지 않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있다. - P85

나는 인간과 사회의 ‘질‘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과 지성의 용량(capacity)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글에는 발신 주소(address)가 있지만, 특히 고통에 관한 글은 발화자가 명확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글쓴이의 위치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남의 고통을 팔거나 나의 고통만 중요한 글이 된다.

고통의 공감 불가능성 때문이다. - P86

지식인이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 P92

남자들은 여자가 자기를 무시할까 봐 두려워하지만, 여자들은남자가 자기를 죽일까 봐 두려워한다. 
- 마거릿 애트우드 - P101

왜 때리는가? 

이런 질문이 바로 폭력이다.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때릴 수 있으니 때리는 것뿐이다.
("They do because theycan"), 
단지 그뿐이다. 

대신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왜 사회는 여성의 경험을 믿지 않는가? 
왜 국가는 이 문제를 사소하게 다루는가? 
왜 우리는 언제나 이 문제가 "사소하지 않다"고 외쳐야 하는가?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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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07 0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미미님. 이 책도 벌써 시작하신 겁니까. 저 아직 사지도 않았는데!!
15페이지 인용문 참 좋네요..

청아 2021-04-07 08:52   좋아요 1 | URL
아 너무너무 좋아요~♡♡ 더 많이 표시했는데 읽는 데 시간 더 쓰려고 이것만 일단 올림요ㅋㅋ어서 구입하셔요! 선물하려 한권 더 구입했어요^^*

scott 2021-04-07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찜!!!👆🏻👆🏻찜(•͈ᴗ•͈)

청아 2021-04-07 12:28   좋아요 2 | URL
😁 강추예요!!👉🌹👈

- 2021-04-09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엉 ㅜㅜ 나의 불꽃... 나의 희진님...ㅜㅜ 미미님 부럽다! 저도 아직 안샀어요!!!! 읽을거 읽고 넘어가려햇는데... 너무 사고 싶다.. 부들부들..

청아 2021-04-09 12:24   좋아요 1 | URL
아 너무너무 좋아요!! 읽으면서 계속 아 좋다반복, 울컥하기도 하고 내내 감탄, 무릎치기의 연속이었음요~😆♡

- 2021-04-09 12:36   좋아요 1 | URL
미미님 와락!!!!! 우리 정희진 ㅁㅓ모님의 품에서 행복하자 ❤️ 진짜 전 정말 절절히 그를 사랑합니다 ㅜㅠㅠㅠㅠ 미미님의 페이퍼들을 읽으며 우리가 같은 저주를 받았다는 걸 알아버렸어..

청아 2021-04-09 12:44   좋아요 0 | URL
흙흙...와락!!!! 동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