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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지능
저스틴 멘케스 지음, 강유리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언어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말로 표현되어지든 글로 표현되어지든 그 힘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 힘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하고 오류에 빠지게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참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람들은 말에 집중한다.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날마다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넘치는 세상인데도 사람들은 늘 새로움에 목말라 한다.
처음 ‘실행지능’을 대할 때에는 새로운 말이 또 생겨났네.. 아니, 파생되었네.. 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 사는 세상에 ‘지능’이 들어가는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공간지능, 음악지능, 대인관계지능, 언어지능, 지체운동지능, 자연관찰지능, 자기이해지능, 수리․논리․추리지능 등 말 그대로 다중지능 시대이다. 얼마 전에 ‘지혜의 숲’ 대표인 차오름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능은 앞으로 더욱 세분화 될 것이고 새로운 지능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그렇구나!’ 하며 책장을 넘겼다.
평소의 독서습관과는 조금 다르게 저자의 약력을 먼저 살펴보았다. 전 세계의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임원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EIG의 대표이면서 그가 개발한 실행지수평가가 조직에 도움이 되는 리더들을 식별, 개발,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훌륭한 인재를 간단한 평가지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인가? 한 번 살펴봐야겠다.
저자가 첫 직장에서 만나게 된 우수한 인재들의 모임 속에서 의문을 품고 시작한 일이 오늘의 ‘실행지능’을 존재하게 만들었다. 그 의문은 우수한 인재들이 모두 모여서 어떤 일을 계획할 때 유독 한 사람만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답을 내놓는 데에서 시작된다. 그들의 교육수준이 모두 동일한 상태에서 생긴 일이라 더욱 의아할 수밖에 없다. 이를 계기로 비판적인 사고와 지능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기에 이른다.
여기에서 저자는 IQ [intelligence quotient] 에 주목한다. IQ 는 지능검사 결과로 지능의 정도를 총괄하여 나타내는 수치이다. 많은 연구 결과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업무 성과를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방법으로 입증돼 왔으나, 현대의 경영자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검사 문항과 직무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을 비즈니스 영역에 새롭게 적용한 것이 ‘실행지능’이다.
Ⅰ 실행지능이란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실행지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보잉사의 회장 겸 CEO로 재임한 필립 머리 컨딧은 우수한 학력과 뛰어난 기술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였지만 리더 역할을 하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고 만다. 이와 반대의 경우로 키스 그로스맨이 CEO로 고용된 의료기기 회사 ‘토라텍 코퍼레이션’이 토라텍보다 세 배 이상 큰 규모의 ‘서모카디오 시스템’을 인수할 때, 두 회사가 가진 취약점을 인식하게 하고 회사를 합치면 강하고 큰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합병에 성공하고 토라텍은 높은 수익률과 의료기기 시장에서 독점적인 입지를 고수하게 된다. 위의 두 사례만 보더라도 기업의 성패가 통찰력 있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비판적 사고력’이 대두되는데, 비판적 사고란 어떤 목적을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데 있어 얼마나 능숙하게 정보를 수집, 처리, 적용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목적을 위해 가치 있는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되, 비현실적이거나 관련성이 없는 의견은 과감히 버림으로써 최선의 답을 찾는 것을 말한다.
실행지능을 구성하는 세 가지 스킬 즉, 업무의 처리,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혹은 다른 사람들을 통한 업무 수행,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 및 조정은 경영 업무 전체를 망라하며, 실행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기업일수록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준다.
Ⅱ 실행지능을 갖춘 사람은 왜 그렇게 드문가?
이 장에서는 많은 경영자들과 리더들이 생각보다 행동이 앞선, 판단력 부재로 인해 기업이 실패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경영 판단에서 범하기 쉬운 5가지 오류로 첫째, 부당한 낙관주의와 지나친 자신감을 든다.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의 지나친 긴장감과 두려움은 해가 되지만 그 일에 익숙해졌을 때 드는 긴장은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둘째, 가용성의 오류다. 사람들은 가장 얻기 쉬운 정보를 가장 중요한 정보로 가정하는 잠재적 성향이 있다. 셋째, 틀이다. 이것은 뇌의 습관으로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생각하게 하는데 이는 현실에 대한 정한 해석 쪽으로 기울어 그 외의 것을 외면할 수 있다. 넷째, 패턴매칭이라는 내재적 결함이다. 뇌는 세상이 돌아가는 유사한 방식, 즉 패턴을 발전시킨다. 이 패턴 때문에 우리는 세계를 예측할 수 있게 하지만 패턴에 집착하면 사고의 정체가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인 리더들의 실행지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입증된 관행에 따라 행동하는 것의 장점이 많았기에 본능적으로 날카로운 논리를 적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읷이 실행지능을 갖춘 인재가 드문 이유이다.
Ⅲ 실행지능이 열쇠다
앞서 말한 IQ 검사가 높은 예측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문제들과 매치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자들에게 사용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지적하고 PBI 면접 평가를 소개한다. 이 면접 방법은 신뢰성이 높고 표준화 된 면접 형식을 찾는 이들에게 주효했다. 오늘날 PBI는 업계불문하고 임원 평가의 표준이 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한 개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실을 말해 줄 수 있는가에 한계가 있다. 인간은 복합적인 존재라 특정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없고 개개인의 차이점을 설명해 줄 수도 없다.
여기에서 지식과 지능의 차이점을 짚고 넘어간다. 지식은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기본이 되긴 하지만 이것을 얼마나 능숙하게 적용하느냐는 지능의 문제다. 이를 전제하고 실행지능 검사를 개발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평가 방법은 지식에 초점을 맞추고 지능을 측정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실행지능은 경영 업무가 수행되는 방식과 비슷한 환경에서 측정되어야 한다.
Ⅳ 실행지능은 어떻게 측정하는가?
실행지능 평가는 현실적인 업무 시나리오를 활용해서 만든 질문에 상황을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며 추론을 정당화해야 한다. 실행지능 점수는 후보자의 답변 뿐 아니라 결론에 이르는 사고 과정 전체를 근거로 한다.
실행지능을 구성하는 인지능력은 학습이 가능하며 노력과 의지가 동반되면 향상이 가능하다. 실행지능이 높아지면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직이 비상하지 않고 평범한 조직으로 전락하는 것, 재능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표명한 ‘애로우일렉트로닉스’의 전 CEO 스티븐 카우프만의 말은 모든 조직이 안고 있는 숙제라고 본다.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리더가 실행지능을 갈고 닦는 것뿐이다.
마지막으로 서론에서 읽었던 인상 깊은 구절을 옮겨 본다.
“경영학은 리더쉽의 최고 프랙티스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는 중요한 학문인데도, 일시적으로 입증도 안 된 아이디어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명지휘자를 만드는 근본적인 특징이 무엇인가’에 대해 수많은 이론가들이 내놓은 이론들은 저자도 지적했다시피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 일시적으로 입증도 안 된 아이디어가 너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실행지능’이라면 혼란스런 머리가 개운해짐을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