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 - 규철이의 좌충우돌 용돈 불리기
김양현 지음, 고영일 그림 / 다만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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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 많아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위 퀴즈에 대한 답을 금방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돈’.  어렸을 때, 2년 터울인 세 자식들이 준비물을 사야 한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내미는 손에 돈을 쥐어주기 위해 아침마다 이웃을 찾아가 돈을 빌려 오시던 엄마를 볼 때면 어서 빨리 커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때는 터울이 많이 지는 막내 동생만 빼고 우리 삼남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금방 가난에서 벗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부모님과 자식들이 모두 버는 상황이 되었어도 생활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왜 그럴까?

  지금 생각해보니, 경제적인 면에서 집안의 규모를 가늠하고 가족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그 과정을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비단 이 일은 우리 가족에게만 국한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죄 짓기 않고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가계를 꾸려 나가는 것에만 치중했을 뿐, 가정 경제에서 위와 같은 지식이 존재한지, 필요한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갑작스럽게 잘 사는 나라(?)의 대열에 오르면서 국가적으로 문제가 된 무절제한 소비행태나 금융관련 범죄 등의 문제들도 경제교육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유치원에서부터 경제교육을 시키며, 앞서 어른들이 잘 못 밟았던 전철에 합류하지 않고 바람직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북스의 「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는 초등학생 규칠이가 ‘돈’에 관련한 지식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 받아보는 용돈에 어리둥절하다가 곧이어 돈 쓰는 재미를 알게 되고 급기야 아이다운 관점에서 꼭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도둑질을 하기에 이르지만, 현명한 엄마의 경제교육으로 규모 있게 돈을 쓰는 법과 모으는 법, 나누는 삶에 대해 알게 된다.

  가정을 꾸릴 때에도 살림의 원칙이 필요하고 용돈을 받아서 쓸 때에도 규칙이 필요함을 엄마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다. 막연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고찰하면서 진정한 부자는 ‘마음의 부자’임을 어렴풋이 깨닫기도 한다.

  아직 미혼인 큰아빠 방 장롱 밑의 돈을 효자손으로 긁어내며 돈 꽃이 금세 피었다며 좋아하다가도, 세뱃돈이 담긴 복주머니에 친지가 싸 가지고 오신 삶은 밤을 넣어야 된다며 사촌 동생에게 세뱃돈을 줘버리기도 하고, 오백 원짜리 동전을 가져와 백 원짜리 3∼4개로 바꿔주면 행복해 하는 일곱 살 딸아이에게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초등학생이 되어 첫 용돈을 주게 될 때 이 책을 함께 읽게 하면 정말 좋겠다. 어른들에게도 힘든 경제 교육을 대신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책이 생겨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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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만났어요 작은책방 그림책나라 47
미즈 켈리 글, 닉 맬런드 그림, 윤지영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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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것을 포함해 무수히 많은 것들이 존재합니다. 우리 시력의 한계로 인해 너무 작은 것과 너무 큰 것을 보지 못하긴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으로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한 것들을 상상해서 그들의 존재가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게 합니다.

 

  어린 시절에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닐스의 모험’, ‘재크와 콩나무’, 성인이 되어서 읽은 로알드 달의 ‘내 친구 꼬마 거인’과 ‘거인 아루방’에는 우리 몸이 개미처럼 작아지기도 하고, 머리가 다리 만나는 것을 걱정할 만큼 커지기도 합니다. 또 세계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거인국에서 매일 콩알인간 사냥을 다니는 거인들도 있고 그들을 경멸하는 선량한 꼬마거인(거인나라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키가 작은)도 있습니다. 아루방처럼 노래를 좋아하는 순진한 거인도 있구요.

  작은책방의 「거인을 만났어요」에서는 사랑스런 꼬마 거인이 나옵니다. 나무숲을 걸어가던 스위트피와 부갈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스위트피가 거인을 발견합니다. 깜짝 놀라긴 하지만, 스위트피에겐 거인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던 듯해요. 그래서 부갈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거인은 몸집은 커도 너랑 나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하지만 부갈루는 이미 거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요. “거인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쁜 괴물이야. 생긴 것도 끔찍하고 이빨들은 불쑥불쑥 튀어나왔고 손은 갈고리처럼 생겼어.” 스위트피가 거인이 친절한가를 물으면 부갈루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말합니다. 거인이 무엇을 먹을까 궁금해 하는 스위트피에게 부갈루는 사람을 먹는다고 말하구요. 하지만, 숲 사이로 언뜻언뜻 거인의 실체를 본 스위트피는 부갈루의 발길질에 넘어진 거인을 보고, 거인은 결코 부갈루가 말한 것처럼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넘어진 거인에게 스위트피는 피크닉을 제안하고 셋은 함께 나무숲 아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이들의 즐거운 소풍은 꼬마 거인의 엄마가 오면서 아쉽게 끝나고 말지만, 스위트피와 부갈루에겐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거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쁘게 말하는 것을 보면 꼭 이렇게 말할 거예요. “거인은 나쁘지 않아. 우리보다 큰 건 사실이지만, 우리와 똑같이 생겼고, 똑같이 생각하며, 똑같이 느낀다고.”

 

  가끔, ‘사람들이 왜 거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힘들이지 않고 그 일을 해줄 누군가를 기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힘을 얻고 앞을 향해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각자의 마음속에는 이러한 거인 한 명 쯤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선량한 꼬마 거인을 심어주는 일은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라 생각되어지게 만드는 ‘거인을 만났어요’로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 읽기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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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문용포.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지음 / 소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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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에게.. 

 

 

 안녕.

  난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서른일곱 살 먹은 아줌마야. 남편과 일곱 살 난 딸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행복을 만들며 살고 있단다. 좀 더 신명나고 즐겁게 살자고 내가 나에게 선물로 준 별명이 ‘얼쑤’이니 너희들도 나를 그렇게 부르면 돼.

  머털도사와 너희들이 곶자왈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자연을 소중히 하며 따뜻한 마음을 길러 주는 글을 읽으니,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하고픈 생각과 앞으로 지구별의 운명이 그렇게 절망적이진 않겠다 싶은 생각에 안심이 된다.

  볼 것이 너무 많아서 계절 이름을 ‘봄’이라 붙인 것도 알게 되었고, 개천가 가득 봄을 알리는 작고 푸른빛의 꽃 이름이 개불알풀이란 것도 처음 알았다. 여름에 바닷가로 놀러갈 때면 예쁜 조개를 욕심껏 주워 와서 가지고 놀다가 버리기 일쑤였는데, 그것들이 부서져 모래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무리 예쁜 조개껍질이라도 기념으로 하나 정도만 가져와야지 하고 다짐했단다. 나무만 많으면 울창한 숲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끼며 곤충, 새, 동물 등이 서로 도우며 건강한 숲을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지나간 겨울에 바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목련나무를 올려다보게 되었는데 꽃이 피려는 것처럼 솜털이 보송보송한 겨울눈을 보았어. 지금은 그것이 봄이 되어 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될 겨울눈인지 알고 있지만, 그 땐 이상기후 때문에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일찍 꽃을 피우려는지 알고 안타깝게 생각했단다. 얼마나 우습니? 하하하.

  계절 따라 머털도사와 함께 오름과 들판, 바닷가를 누비며 보리피리를 불고 땅 속과 낙엽을 들추며 곤충들을 살피고, 숲에서 주워온 것으로 세상에 하나 뿐인 멋진 작품을 만들며, 양지바른 풀밭에 대자로 누워 바람과 친구하는 너희들을 보니, 내 어린 시절이 떠올라 미소 지었단다. 나도 너희들처럼 아카시아 꽃잎을 따 먹고, 풀꽃으로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어 놀며, 다람쥐가 주워가기 전에 밤을 하나라도 더 줍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뒷산을 오르던 행복한 때가 있었거든.

  책을 읽으면서 백창우 선생님이 만드신 노래가 계속 생각이 났는데, 아니나 달라? 머털도사도 나처럼 백창우 선생님 동요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니 기분이 더 좋다. ♬ 꽃은 참 예쁘다 / 풀꽃도 예쁘다 /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 들길을 걷다 보면 / 도랑가로 달개비 꽃 피어 있지요 /  달개비꽃 볼 때마다 / 달개비란 이름 맨 처음 붙인 사람 / 궁금하지요 / 누구일까 /  누구일까

  내가 만약 처음 개불알풀을 보았다면 이렇게 웃기는 이름 말고 좀 더 근사하고 사랑스런 이름을 지어 주었을 텐데.. 참 아쉽다. 딸이 화장실에서 가끔 변비로 고생할 땐 ‘똥꼬’노래를 자주 불러주는데,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다보면 똥도 정말 잘 나온다는 글을 읽으니 딸이 싫어하더라도 신경 써서 음식을 준비해 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딸이 김치와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타고 신혼여행으로 간 곳이 제주도였는데, 그 땐 관광지로 이름난 곳을 바쁘게 돌아보느라 제주도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단다. 우리 가족도 곶자왈의 가족 캠프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어. 기대된다. 그 때, 우리가 너무 모르거나 서툰 것들이 있으면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줘, 부탁해.

  그리고 내가 사는 곳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 해 줄게. 내가 사는 안산시는 거의가 대도시의 모습과 다르지 않지만, 화정동이란 곳은 시골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이란다. 이곳에 ‘꽃우물 도서관’이 있어. 화정동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위해서 만든 꽃우물 도서관에서는 매 월 주말행사를 한단다. 쥐불놀이와 쑥 캐기, 고구마랑 감자 심기, 포도 따기, 포도껍질 삶은 물로 손수건 염색하기, 계절 별 농촌을 둘러보며 꽃과 풀, 곡식들을 관찰하기, 경운기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기, 봄에 맨 발로 논두렁 걸어보기, 썰매 만들어 논에서 썰매타기, 연날리기 등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해. 곶자왈 친구들도 혹시 뭍으로 나올 일이 있으면 우리 동네 ‘꽃우물 도서관’에도 들려주길 바래. ^^

 

그럼 머털도사와 친구들, 모두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

2008년 5월 18일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를 보고 행복한 얼쑤 씀.

 

p.s.

그리고 환경을 지켜야 된다며 만들어 낸 책들이 너무 좋은 질감의 책들로 만들어 내서 가끔 반발심이 생기는데, 종이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는 재생용지로 책을 만든 것 같아서 기분이 더 좋다. 그래도 너희들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니 앞으로 책 만드시는 분들이 좀 따라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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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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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있어 ‘물리학’이란 용어 자체부터 어렵다. 생물학이 생물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건 알겠는데, 물리학은 고등학교 교과에서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겐 너무 먼 당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스스로를 공부꾼이며, 앎을 훔치는 도둑이라 칭하는 물리학박사 장회익 선생님이 온갖 풍파(35세 연상의 할아버지가 학업을 중단케 한 일, 6․25 동란, 스스로 학비를 벌고 의식주를 해결해야 했던 일, 4․19 혁명 등)를 이겨내고 선생님만의 독특한 학습방법으로 공부하며,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의 숲에서 유유히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너무나 얄미운(?) 이 공부꾼의 70년 공부 인생 이야기인 「공부도둑」은 읽던 도중, 들고 있던 책과 함께 나의 자세를 바로 앉게 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만 36년의 생애 전반을 뒤돌아볼 때, 나는 언제 장회익 선생님처럼 앎에 목말라 하며, 해갈에 힘썼던 일이 있었나? 나 역시 연필 한 자루, 공책 한 권을 사는 것에도 자유롭지 못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 다섯 군데를 다녔고, 늦둥이 동생을 돌보는 일로 학창시절의 즐거움에 푹 빠져보지 못했다. 학교 선생님과 동네 언니들이 빌려주는 책이 유일한 피난처였던 그 시절에 ‘가난’을 비참하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자존심만 있었을 뿐, 장회익 선생님처럼 미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아는 것’의 기쁨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공부도둑」은 천재와 영재 가까이에는 가지 못했지만, 무엇이든 시작하면 같이 배우는 동기들보다 빠르게 습득하는 나의 장점이 초창기에는 빛을 발하며 우쭐하게 만들곤 하지만, 이 때문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쉽게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결국엔 포기하게 만드는 단점이 되어 나 스스로 나를 그다지 미더운 인간으로 평가하지도, 대접하지도 않았음을 시인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쌓아 올린 내 36년의 세월은 결코 ‘앎’에 대한 욕구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변명거리를 찾으며 성큼 발을 옮기지 못하게 했다.

  아인슈타인과 같이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꿈을 가졌음에 기뻐하고, 조용한 방과 하루 세 끼 식사가 보장되면 나머지 시간을 학문적 사색을 위해 바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지난한 환경조차도 주는 대로 받아먹고 자란 인삼밭의 인삼뿌리가 아닌 산삼뿌리가 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바꾸어 사고하고 행동하는 장회익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여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온 내 삶이 새롭게 바뀌어야 함을 깨달았다.

  여태 세상에 이런 분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장회익 선생님에 대해서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보았다. 캐리커쳐 화가들이 무지 좋아할 것 같은 익살스러움과 단아함이 야릇하게 어울리는 사진과 그간 펴내신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국학, 과학과 메타과학, 이분법을 넘어서 등의 저서를 훑어보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을 모르고 넘어갈 뻔 했던 아찔함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 이해가 부족한 ‘온생명’에 대한 신문기사의 일부를 옮겨보며, 70년 된 공부꾼 장회익 선생님을 알게 된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생명에 대해 너무 엄격한 경계를 두는 건 옳지 않습니다, 자연 현상 속에서 볼 때도 그렇고, 인간 생명의 절대적 가치를 주장하는 건 오히려 위험합니다. 생명존중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 생명의 존중과 같은 정도로 비인간을 존중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래서 나머지와 인간의 격차가 커지죠. 인간생명에 대해서도 적절한 이해를 해야 되고 거기에 맞는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가장 중요하게는 전체 생태계, 내가 말하는 온생명에 대한 가치, 인식을 하고 그 안에서 그것들이 갖는 상대적인 가치와 공통점을 같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겨레 2004년 1월 6일자 - 장회익 & 황우석 테마대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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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생각의 탄생 - 위대한 천재들과 떠나는 신나는 생각 여행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원작, 서영경 그림, 김재헌 글 / 에코의서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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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란 뭘까?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 거지? 생각이 어떻게 생각을 낳는다는 거야? 생각을 많이 해서 좋은 건 뭔데? 보이는 것 속의 보이지 않는 것까지 알 수 있다고? 생각을 먹을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고 냄새 맡을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다고? 그럼 생각이 요술도 부리나?

  ‘생각을 해야지’라고 일부러 다짐하지 않아도 우리는 늘 생각을 하고 산다. 만약 눈에 보이는 것 그대로를 뇌가 인식하는 것 자체가 생각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욕구에 맞게 충실하게 선택하는 것을 생각이라고 한다면, 뇌가 있는 인간 누구나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늘 자신들이 누리는 환경 속에서 안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더 편리하게, 더 아름답게, 더 독특하게, 더 심오하게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데 적극적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바로 ‘위대한 생각’의 덕택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꾸는 힘을 가진 ‘생각’은 어떻게 탄생할까?

  위대한 천재들과 떠나는 신나는 생각 여행 「주니어 생각의 탄생」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은 생각, 앞 선 생각, 특별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지,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통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생각 여행의 출발역에서 종착역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보자.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출발역은 관찰이다. 흔히 관찰은 눈으로 보는 것을 생각하기 쉬우나 여기에서의 관찰은 온몸의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는 관찰이다. 정확한 관찰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을 알게 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응용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두 번째 역은 형상화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작곡을 하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했어도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었던 것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림 그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몸집에 비해 너무 작은 날개를 가진 펭귄이 하늘을 날 수 없지만,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는 것도 형상화가 가진 힘이다.

  세 번째 역은 추상화다. 겉으로 보여 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내면을 보고 그것의 핵심을 찾아가는 작업이 추상화다. 추상화란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인줄로만 알았는데, 아이콘이나 지하철 노선도, 캐리커처, 이모티콘 등이 모두 핵심적인 것을 간단하게 표현한 추상화임을 알게 되었다. 몬드리안이 대상에서 기본적인 구성요소만을 찾아내어 가장 아름다운 비례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피카소가 모델보다는 모델의 공간에 주목했었던 독창적인 시각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

  네 번째 역은 패턴 찾기이다. 무심히 보았을 때는 아무런 공통점이나 규칙이 없는 듯하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사물과 사물의 공통점이이나 규칙, 질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이 패턴이다. 지구의 대륙이 과거에는 하나였다는 점, 19세기의 살인적인 질병이었던 콜레라가 공기 전염이 아닌 수인성이었다는 것을 밝힌 점 등은 패턴 찾기의 위대한 결실이다.

  다섯 번째 역은 패턴 만들기이다. 지금까지 자연에 존재하는 패턴을 찾아보았다면, 이제는 나만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거나 발견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15세기에 온실 재배 방법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식물의 성장 패턴을 알고 순리에 맞게 농사를 지으려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낸 결과이다. 원래 있던 패턴을 응용하거나, 허물어 새로운 패턴을 만들면서 더욱 더 창조적인 인간이 되어간다.

  여섯 번째 역은 유추이다. 인간의 동물보다 못한 감각 기관과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과 객관적 진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것들 사이에서 유사점을 찾아 조합하고 응용하며 상상을 통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면서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껏해야 몇 킬로미터 지각에 구멍을 뚫어본 것으로는 지구 내부를 알 수 없지만, 지구의 중량과 부피, 밀도, 지진파의 측정, 화산 활동으로 분출되는 용암의 성분을 조사하며 유추해 낸 결과 지구가 지각과 맨틀, 핵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부분의 성질과 온도, 구성 성분 따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의 역들을 차례로 돌아보니, 창조적인 생각이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자세히 관찰하고 각각의 관계만 생각해 보아도 생각은 요술처럼 크고 깊어진다. 「주니어 생각의 탄생」여섯 개의 역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난 관계는 비단 생각의 창조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 할 수 있는 계기를 주어 아이들에게 유익함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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