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문용포.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지음 / 소나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에게.. 

 

 

 안녕.

  난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서른일곱 살 먹은 아줌마야. 남편과 일곱 살 난 딸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행복을 만들며 살고 있단다. 좀 더 신명나고 즐겁게 살자고 내가 나에게 선물로 준 별명이 ‘얼쑤’이니 너희들도 나를 그렇게 부르면 돼.

  머털도사와 너희들이 곶자왈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자연을 소중히 하며 따뜻한 마음을 길러 주는 글을 읽으니,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하고픈 생각과 앞으로 지구별의 운명이 그렇게 절망적이진 않겠다 싶은 생각에 안심이 된다.

  볼 것이 너무 많아서 계절 이름을 ‘봄’이라 붙인 것도 알게 되었고, 개천가 가득 봄을 알리는 작고 푸른빛의 꽃 이름이 개불알풀이란 것도 처음 알았다. 여름에 바닷가로 놀러갈 때면 예쁜 조개를 욕심껏 주워 와서 가지고 놀다가 버리기 일쑤였는데, 그것들이 부서져 모래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무리 예쁜 조개껍질이라도 기념으로 하나 정도만 가져와야지 하고 다짐했단다. 나무만 많으면 울창한 숲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끼며 곤충, 새, 동물 등이 서로 도우며 건강한 숲을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지나간 겨울에 바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목련나무를 올려다보게 되었는데 꽃이 피려는 것처럼 솜털이 보송보송한 겨울눈을 보았어. 지금은 그것이 봄이 되어 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될 겨울눈인지 알고 있지만, 그 땐 이상기후 때문에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일찍 꽃을 피우려는지 알고 안타깝게 생각했단다. 얼마나 우습니? 하하하.

  계절 따라 머털도사와 함께 오름과 들판, 바닷가를 누비며 보리피리를 불고 땅 속과 낙엽을 들추며 곤충들을 살피고, 숲에서 주워온 것으로 세상에 하나 뿐인 멋진 작품을 만들며, 양지바른 풀밭에 대자로 누워 바람과 친구하는 너희들을 보니, 내 어린 시절이 떠올라 미소 지었단다. 나도 너희들처럼 아카시아 꽃잎을 따 먹고, 풀꽃으로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어 놀며, 다람쥐가 주워가기 전에 밤을 하나라도 더 줍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뒷산을 오르던 행복한 때가 있었거든.

  책을 읽으면서 백창우 선생님이 만드신 노래가 계속 생각이 났는데, 아니나 달라? 머털도사도 나처럼 백창우 선생님 동요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니 기분이 더 좋다. ♬ 꽃은 참 예쁘다 / 풀꽃도 예쁘다 /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 들길을 걷다 보면 / 도랑가로 달개비 꽃 피어 있지요 /  달개비꽃 볼 때마다 / 달개비란 이름 맨 처음 붙인 사람 / 궁금하지요 / 누구일까 /  누구일까

  내가 만약 처음 개불알풀을 보았다면 이렇게 웃기는 이름 말고 좀 더 근사하고 사랑스런 이름을 지어 주었을 텐데.. 참 아쉽다. 딸이 화장실에서 가끔 변비로 고생할 땐 ‘똥꼬’노래를 자주 불러주는데,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다보면 똥도 정말 잘 나온다는 글을 읽으니 딸이 싫어하더라도 신경 써서 음식을 준비해 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딸이 김치와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타고 신혼여행으로 간 곳이 제주도였는데, 그 땐 관광지로 이름난 곳을 바쁘게 돌아보느라 제주도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단다. 우리 가족도 곶자왈의 가족 캠프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어. 기대된다. 그 때, 우리가 너무 모르거나 서툰 것들이 있으면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줘, 부탁해.

  그리고 내가 사는 곳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 해 줄게. 내가 사는 안산시는 거의가 대도시의 모습과 다르지 않지만, 화정동이란 곳은 시골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이란다. 이곳에 ‘꽃우물 도서관’이 있어. 화정동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위해서 만든 꽃우물 도서관에서는 매 월 주말행사를 한단다. 쥐불놀이와 쑥 캐기, 고구마랑 감자 심기, 포도 따기, 포도껍질 삶은 물로 손수건 염색하기, 계절 별 농촌을 둘러보며 꽃과 풀, 곡식들을 관찰하기, 경운기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기, 봄에 맨 발로 논두렁 걸어보기, 썰매 만들어 논에서 썰매타기, 연날리기 등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해. 곶자왈 친구들도 혹시 뭍으로 나올 일이 있으면 우리 동네 ‘꽃우물 도서관’에도 들려주길 바래. ^^

 

그럼 머털도사와 친구들, 모두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

2008년 5월 18일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를 보고 행복한 얼쑤 씀.

 

p.s.

그리고 환경을 지켜야 된다며 만들어 낸 책들이 너무 좋은 질감의 책들로 만들어 내서 가끔 반발심이 생기는데, 종이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는 재생용지로 책을 만든 것 같아서 기분이 더 좋다. 그래도 너희들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니 앞으로 책 만드시는 분들이 좀 따라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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