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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 - 규철이의 좌충우돌 용돈 불리기
김양현 지음, 고영일 그림 / 다만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퀴즈 ; 많아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위 퀴즈에 대한 답을 금방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돈’. 어렸을 때, 2년 터울인 세 자식들이 준비물을 사야 한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내미는 손에 돈을 쥐어주기 위해 아침마다 이웃을 찾아가 돈을 빌려 오시던 엄마를 볼 때면 어서 빨리 커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때는 터울이 많이 지는 막내 동생만 빼고 우리 삼남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금방 가난에서 벗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부모님과 자식들이 모두 버는 상황이 되었어도 생활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왜 그럴까?
지금 생각해보니, 경제적인 면에서 집안의 규모를 가늠하고 가족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그 과정을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비단 이 일은 우리 가족에게만 국한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죄 짓기 않고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가계를 꾸려 나가는 것에만 치중했을 뿐, 가정 경제에서 위와 같은 지식이 존재한지, 필요한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갑작스럽게 잘 사는 나라(?)의 대열에 오르면서 국가적으로 문제가 된 무절제한 소비행태나 금융관련 범죄 등의 문제들도 경제교육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유치원에서부터 경제교육을 시키며, 앞서 어른들이 잘 못 밟았던 전철에 합류하지 않고 바람직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북스의 「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는 초등학생 규칠이가 ‘돈’에 관련한 지식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 받아보는 용돈에 어리둥절하다가 곧이어 돈 쓰는 재미를 알게 되고 급기야 아이다운 관점에서 꼭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도둑질을 하기에 이르지만, 현명한 엄마의 경제교육으로 규모 있게 돈을 쓰는 법과 모으는 법, 나누는 삶에 대해 알게 된다.
가정을 꾸릴 때에도 살림의 원칙이 필요하고 용돈을 받아서 쓸 때에도 규칙이 필요함을 엄마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다. 막연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고찰하면서 진정한 부자는 ‘마음의 부자’임을 어렴풋이 깨닫기도 한다.
아직 미혼인 큰아빠 방 장롱 밑의 돈을 효자손으로 긁어내며 돈 꽃이 금세 피었다며 좋아하다가도, 세뱃돈이 담긴 복주머니에 친지가 싸 가지고 오신 삶은 밤을 넣어야 된다며 사촌 동생에게 세뱃돈을 줘버리기도 하고, 오백 원짜리 동전을 가져와 백 원짜리 3∼4개로 바꿔주면 행복해 하는 일곱 살 딸아이에게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초등학생이 되어 첫 용돈을 주게 될 때 이 책을 함께 읽게 하면 정말 좋겠다. 어른들에게도 힘든 경제 교육을 대신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책이 생겨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