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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즐거움 -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들려주는 120편의 철학 앤솔러지
왕징 엮음, 유수경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5월
평점 :
사람을 사람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생각’이다. 나의 존재와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 그것들이 지니는 가치를 예사롭게 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이 곧 ‘철학’의 탄생이다. 생각의 깊이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 그림이 달라지고 그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달라진다.
나의 경우, 가난은 내 정신세계를 확장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유년시절을 돌아보고 싶지 않은 때로 기억하게 하면서도 30여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나를 나로 있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참 신기하게도 10살 무렵, 그 어린 나이에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시는 엄마와 아빠가 있는데도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할까?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먹는 걸까?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엄마아빠는 어째서 자식을 넷이나 나았을까?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다면 가장 고통스럽지 않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른들이 말하는 예의범절은 누구를 위한 겉치레일까? 학교를 다니는 것이 내게 무슨 유익을 줄까? 등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살았다. 그 당시엔 내가 했던 모든 고민들이 ‘철학’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가진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철학의 즐거움」에서는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생의 전 과정에서 겪게 되는 소소한 일들이 ‘사유’를 통해 각자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더 나아가 다른 이들의 인생에 위로와 공감 혹은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컨과 루소, 몽테뉴, 파스칼, 상드, 버나드 쇼, 투르게네프, 휘트먼, 체호프 등 익히 알고 있는 사상가와 작가들, 또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중국의 사상가와 작가들의 삶과 생각의 한 자락씩을 볼 수 있다.
참과 진리, 생명의 존귀함, 고귀한 덕, 인간의 본성, 우정, 사랑, 삶의 즐거움, 이렇게 큰 파트로 나뉘어 각 주제에 맞게 올려진 120편의 단상을 읽으면 선과 악, 가난과 질투, 양심과 신용, 우정과 도리 등 글로 규정할 수 있을만한 인간세상의 이야기가 나를 스쳐간 생각이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품는 의문이나 스스로 다스려지지 않는 기질이 현명한 이들이 남긴 유산으로 하여금 해결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해 준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식과 사상으로 인해 한층 예민한 정신세계를 지니고 살아야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단편적인 지식이나 생각으로 대하기엔 세상이 너무 버겁다. 버거운 세상, 혼자 힘으로 이겨내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잠시 기대어 쉬거나 다른 이의 지혜를 구해보면 어떨까?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들려주는 120편의 철학 앤솔러지( 민족·시대·장르 별로 수집한 짧은 명시(名詩) 또는 명문의 선집) 「철학의 즐거움」에게서...
책 속에서...
진정한 영웅은 세상이나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아니라 용기와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다.
생명은 와이셔츠와는 다르다. 헤지고 더러워졌다고 해도 벗어서 꿰맬 수도 빨 수도 없다.
당신이 ‘더 나은 자신’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미 선이 당신의 마음을 차지한 것입니다. 이런 바람은 사람들 모두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사랑은 마음대로 가질 수도, 줄 수도 없다. 사랑은 마음대로 뺏을 수도, 뺏길 수도 없다. 사랑은 그저 사랑하는 동안 만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