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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격차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현명한 부모의 대처법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혁재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딸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한지 1년 반이 흘렀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유치원 잘 다니는 것만 해도 무척 고마운 일인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이맘때(7월 말에서 8월 초경)면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좀 고민스럽다. 한 달 유치원비 21만원, 특강비 7만원, 2학기 재료비와 식대(특강재료비 포함) 48만원, 모두 합해 76만을 유치원으로 입금해야 하니 특별한 과외수입이 없는 월급쟁이 형편에 여간 무리가 가는게 아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도 형편이 이러한데 둘이나 셋을 키우는 가정은 어떨까 정말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출산을 장려한다며 세자녀 가정엔 세금혜택도 주고 교육비 절감과 같은 정책을 내놓기도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보탬이 될런지는 의문이다.
‘하류사회’의 저자 미우라 아츠시의 신작 「부모의 격차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를 보면, 그것도 1장만 보게 되면 ‘경제력 없는 부모는 아이도 낳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기소침해지게 만든다. 소득이 많은 부모일수록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많기 때문에 상위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딱히 이러한 설문 결과가 없다 하더라도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지만, 소득격차에 따라 아이들의 능력을 키울수도 사장시킬수도 있다는 결과는 정말 안타깝다. 이 책에서는 자녀의 성적을 결정짓는 요인이 단지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에만 있지않고 부모의 관심과 생활 습관, 열정등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다양한 설문양식의 결과를 토대로 보여준다.
일례로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생활을 하는 학생이 성적도 좋게 나온다. 아침식사를 반드시 먹는다는 아이들의 성적이 각 과목에서 고르게 높은 성적을 받았고 편식(상14%, 하30%)과 과식(상7%, 하20%), 식사시간의 불규칙(상4%, 하11%), 간식을 자주 먹는 것(상 10%, 하26%)과 같은 질문에는 성적 ‘상’의 학생들과 ‘하’의 학생들의 격차가 2배에서 3배에 이른다.
책 읽는 어머니와 낮잠 자는 어머니, 똑 부러지는 일처리를 하는 어머니와 그렇지 못한 어머니,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식품첨가물과 제조회사를 따지고, 요리를 잘 못하더라도 정성을 다해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와 그렇지 못한 어머니의 자녀들의 성적이 나타내는 수치를 보면 어머니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세상의 아이들이 모두 성적이 좋게 나올 수 없다지만, 적정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아이들의 자존감이나 대인관계에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부모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경을 써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아이들 역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씁쓸한 것은 자녀에 대한 관심이나 대화와 같이 의지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아닌 ‘생활의 질’이 자녀의 성적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자주 여행다니며, 문화혜택을 골고루 받는 아이들과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의 격차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저자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학생들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가차원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공립교육기관이 기본교육과 실용교육, 문화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예산 책정의 필요성과 NPO, 자원봉사단체, 지역주민이 중심이 된 방과후 문화체험과 직업체험 등을 적극 추진해 다양한 사회상을 골고루 접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자녀의 성적이 좋아도 성격적인 문제가 크면 부모의 만족도는 하락된다고 한다. 세상의 아이들이 모두 성적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기 때문에 성적만 좋으면 다른 것들은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왜일까? 아마도 노력과 배려, 이해, 정직, 성실등과 같은 보편적인 덕목이 빠진 상태에서 단지 성적만 좋은 아이는 부모가 보기에도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 인간이 지향하는 보편적인 덕목을 지닌 아이가 성적까지 좋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초등학교 1학년 엄마들이 모였다 하면 숫자 1에서 10사이의 덧셈 뺄셈이 주가 되는 수학시험 점수와 마침표와 쉼표, 띄어쓰기가 잘못 되면 점수가 빠지는 받아쓰기 점수에 열을 올리며 누구누구는 100점이라더라, 누구누구는 40점 맞았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하다. 내년이면 나도 학부형이 된다. 휩쓸려서 쓸데없이 아이를 피곤하게 하는 엄마가 아닌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래서 엄마들의 모임 성격도 ‘성적’이 아닌 ‘행복’에 초점을 맞춘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그래서 ‘엄마들의 모임’ 수준이 ‘아이들의 수준’을 결정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