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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두력 -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호소야 이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은 내 생활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nie와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나는 신문에서 다루는 수많은 영역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출 수 없기에 많은 부분의 정보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다. 인터넷을 이렇게 가까이 하면서도 가끔 ‘불안감’이 생기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의 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없을 때엔 궁금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궁리를 해보고 책을 찾고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며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접근했다. 그 과정과 결과로 알게 된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문제해결 능력과 지식을 함께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너무도 쉽게 정보를 접하다 보니, 먼저 ‘내 생각’이라는 게 점점 사라져간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접하다보면 내 생각이 빠진 얕은 생각에서 바른 주장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적절하게 잘 활용하면 좋은 도구로 사용되어질 수 있으나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텔레비전과 같이 ‘바보상자’와 다를 바 없는 게 인터넷이다.
위와 같은 일이 비단 내게만 일어나는 일일까? 호소야 이사오의 「지두력」-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에서는 현대인들의 사고정지 위기를 꼬집으며, 앞으로 세상은 ‘생각하는 힘’을 갖춘 사람과 사고능력을 컴퓨터에 빼앗긴 사람으로 나뉘어 ‘지두격차’가 심화된 사회가 될 것을 예고한다. 과거의 학교와 기업에서는 지식과 기억력에 편중한 자질로 인재를 등용했다. 현대에는 좀 더 발달해서 ‘대인 감성력’을 높이 사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분야지만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앞으로는 ‘지두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려 노력하는데, 잠재적 능력이 높아 업무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뿐만 아니라 높은 수행능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두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저자는 지두력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페르미 추정’을 소개한다. ‘페르미 추정’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원자력의 아버지 엔리코 페르미가 교편을 잡았던 시카고 대학에서 강의시간마다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 주었던 것에 대해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도쿄에 있는 신호등은 전부 몇 개일까’, ‘세계에서 하루 동안 소비되는 피자는 몇 판일까?’등과 같이 단번에 파악하기 어렵고 황당하기까지 한 수량에 대해 추정논법을 사용해 단시간에 개수를 산출해 내는 방법이다. 최종적인 결과의 정확성보다는 해답을 이끌어낸 ‘과정’을 시험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페르미 추정은 친근하며 정답이 없고 간결하면서도 문제해결 능력을 알아볼 수 있기에 면접시험에 활용된다.
책에서는 지적 호기심과 논리적 사고력, 직관력을 토대로 지두력의 기본이 되는 가설 사고력, 프레임 워크 사고력, 추상화 사고력의 구체적인 응용 예를 소개하면서 위와 같은 사고력을 습득하는 방법과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실제적인 대화의 예를 들거나 도표, 그림을 곁들여 각각의 사고력에 대한 핵심에 접근(생각의 가지를 치거나 최종적으로 합쳐지는)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8장 지두력의 토대 부분을 특별히 더 관심 있게 보았는데, “어린이는 예외 없이 이 두 가지 호기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수도 없이 ‘왜? 왜?’를 외치는 Why형 호기심이 강하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지식주입 위주의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동안에 상식이라는 형태로 순수하게 의심하는 마음을 잃어간다.”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아이가 다섯 살 때, 차를 타고 가면서 “엄마, 왜 사람이 지나가는 길의 신호등의 모양은 네모인데, 차들이 지나가는 길의 신호등은 동그라미예요?” 하고 물은 일이 있다. 여태 살아오면서 그런 류의 호기심을 가져보지 않았기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고 나니, 나 역시 아이에게 호기심에 날개를 달아주는 엄마가 아니라 현상을 유지하기에 급급했던 엄마였음을 깨달았다. 아이의 숱한 질문에 대답이 곤란할때마다 ‘우리 같이 생각해볼까?’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우지 못하고 무조건 ‘인터넷 검색 한 번 해볼까?’ 했던 내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이러한 깨달음 하나만으로도 「지두력」을 끝까지 읽어낸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