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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 -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기르려면
이정숙 지음 / 파프리카(교문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J ; 선생님, 우리 반에 아주 잘난 척 하는 남자 아이가 한 명 있는데요, 저보고 왜 만날 웃고 있냐고 물어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 암도 낫는데.”하고 말해줬더니, “너 암 걸렸냐?” 그러는 거 있죠.
암이 낫기도 하지만, 예방도 된다고 말해주지 그랬어? 웃으면 인상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아지잖아.
J ; 저도 비슷하게 말하긴 했는데, ‘예방’이란 말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아이들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말을 충분히 알고 잘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적당한 단어로 표현하지 못해 곤란을 당하거나 답답한 때가 많다. 아이는 웃음의 효과에 대해 잘 설명해 잘난 척 한다는 친구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대화법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숙 선생님의「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기르려면 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를 읽다보면, 아이와 어른을 떠나서 ‘국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말의 바른 쓰임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이미 이정숙 선생님의 두 아들, 특히 작은 아들 조승연은 7개 국어를 구사하며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기에 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효과가 입증된 다양한 방법들을 읽다보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하얀 도화지에 비유되는 아기의 뇌에 어떠한 밑그림을 그려 줄 것인가로 시작되는 이 책에서는, 아이가 어리다고 마냥 유아기적 언어를 사용해 아이가 장차 자라 사용하게 될 언어의 수준을 낮추지 말고 좋은 글과 시, 철학적인 이야기도 아이에게 부드럽게 이야기해주고 읽어주다 보면 아이의 뇌는 자연스럽게 고급스럽게 셋팅이 된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언어 모델이 되는 것은 기본이고, 평상시 즐겨하는 말놀이와 질문을 통해 아이의 어휘력을 향상시켜준다. 비슷한 말을 묶어서 이해시키고 오래 남길 수 있도록 글로 완성시킨다. 말이란 마음과 생각을 나르는 도구이기에 말의 완성은 쓰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영어지상주의’라고도 할 만큼 온통 영어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 이정숙 선생님은 글로벌 시대에 세계의 다양한 언어를 익히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어에 익숙해지는 것을 강조한다. 생각해보라. 우리가 우리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다른 나라 말을 배웠다고 해서 제대로 된 해석이 나온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목의 지문은 국어이다. 수리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도 긴 설명이 있는 문제를 풀지 못하는 예는 허다하게 많이 봐왔다. 과학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도 국어 실력은 절대적이다.
외국어를 가르치고자 한다면, 우리 국어에 익숙해진 다음에 가르치고 막연히 언어로 외국어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문화를 통해 외국어를 가르쳐야한다는 말씀에 백 배 공감한다.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늘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행복이 기준은 내 기준이 아닌 딸아이 입장에서 보아야 할 것인데, 아이가 무엇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 것인가에 대한 바탕에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세계의 리더로 살든, 자연과 더불어 흙 한줌과 새싹 하나에 비중을 두고 살든 아이에게 언어는 행복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게 입에서 나오는 말이든, 글로 쓰여 지든... 그 행복의 언어가 아름다운 말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