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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 그리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5권의 책
벤저민 와이커 지음, 김근용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들을 때 비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책이라 할지라도 만인에게 좋게 느껴질리 없고, 명강사라 할지라도 100%의 청중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반면, 그다지 좋은 책이라 알려진 책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깨달음을 얻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좌중을 휘어잡지 못하는 초라해 보이는 강사라 할지라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깊은 감동을 주어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좋은 책이나 좋은 강연이란 대중의 판단이 아닌, 개개인이 갖는 느낌이 절대적이란 생각에 감히 책과 강연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또 하나, 일단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그 뒤로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만 들어차 다음에 내게 올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마는 오류를 범할까 싶은 우려에서다.
그런데, 세상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인지도가 있고 때론 명저로 알려진 책들이 「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그리고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은 5권의 책」으로 나왔다. 군주론, 방법서설, 리바이어던, 인간 불평등 기원론, 공산당선원, 공리주의, 인류의 유래, 선악의 피안, 국가와 혁명, 문명의 축, 나의 투쟁, 환영의 미래, 사모아의 성년, 남성의 성적 행위, 여성의 신비 이렇게 15권의 책이 인류를 오염시킨 최악의 발상을 비롯하게 만든 주범으로 모는 이는 ‘벤저민 와이커’다.
벤저민 와이커는 ‘나쁜 결과’를 몰고 오는 ‘나쁜 발상’이 가득한 책에 대한 경고로 그 책에 대해 ‘금기’시 할 것을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류에 무수한 해악을 끼친 책들을 불태워버리지도 말라 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꼭 하고야 마는 인간 본능을 알고 있기에 그러한가? 오히려 나쁜 책, 해로운 책 들을 낱낱이 읽어 그 속에 감춰진 나쁜 발상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말한다.
내가 이 책에 실린 15권의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읽어본 책은 군주론이다. 정치나 권력에 대해서는 관심도 지식도 전무한 가운데 읽어도 누군가 야심에만 가득 찬 이가 이 책을 읽는다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벤저민 와이커는 무자비하고 교활할 뿐만 아니라 이 책이 세상에 선보인 후 500여 년 간 지속된 세속주의와 기독교간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나쁜 책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책으로 지목했다.
책 한 권 읽고 잘난 척 하는 사람을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쩌다 읽은 책 한권이 이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진실을 담고 있는 양, 그 책을 경전 삼아 세상을 향해 독기를 품거나 자신의 허황된 이상을 좇아 잘못된 방향으로 바꿔보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일 것이다. 실제로 책 한 권이 무수한 살육을 부르기도 했고, 전통적인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상실하게 하기도 했으니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저자가 권하는 바대로 이 책에 실린 책들을 제대로 분석해가며 읽어봄이 마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