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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워 -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 검색, 음원, 스마트폰, 태블릿을 둘러싼 전쟁의 기록
찰스 아서 지음, 전용범 옮김 / 이콘 / 2012년 8월
평점 :
'디지털 워', 마치 SF소설도 같은 제목의 책이지만 이 책은 지난 15년간의 IT 혁명을 이끌며 세상의 판도와 흐름을 바꾼 세 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치열한 경쟁사를 다룬 책이다.
16비트 컴퓨터로 도스를 배우고 모뎀을 거쳐 손 안의 PC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현란한 IT 혁신의 삶을 몸소 체험해 온 독자 입장에서 98년부터 격변해온 IT 역사를 되짚으면서 앞으로 10년, 15년은 어떤 새로운 IT 기술, 기기가 등장해 파격적인 새 삶을 열어줄 지 궁금함이 앞서 택한 책이기도 하다.
우선, 이 책은 462페이지로 두께가 만만치 않다. 15년이라는 IT 역사를 감안할 때 당연지사이겠지만,
어쨋든 휴대하며 읽기엔 난해했다. 그럼에도 불과 십여년 전에 있었던 사건들이 기업의 비전, 전략, 그리고 문화라는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기에 마치 삼국지를 읽는 것처럼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이 책의 키워드는 간략하게 네 개로 정리할 수 있다. '검색', '디지털 음원', '스마트폰', '태블릿'
즉, 지난 십여년의 IT의 발전은 검색, 디지털음원, 스마트폰, 태블릿이라는 전혀 새로운 전쟁터의 부상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새로운 전쟁터를 재빠르게 캐치하고 대응력을 키워온 기업이 완벽하게 승리해 온 역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전혀 새로운 시장에서는 기업의 비전, 전략, 문화 등이 승패를 좌우한다 할 수 있다.
일례로 이 책에선 MS가 검색 시장에서 뒤쳐진 것도 '수익'에 집착한 시장 중심의 접근방식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이미 거대화된 관료기업인 상황에서 혁신에 재빠르게 대응할 만한 기동력은 없었다고.
반면, 당시 구글은 '데이터' 중심의 공학적 접근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정보가 자유롭게 소통되는 조직이었다. 따라서 현장의 아이디어가 곧바로 반영되는 신속함으로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구글이 검색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시작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운 디자인으로 애플의 아이팟이 MP3P 시장에서 우뚝 선 과정과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신한 과정,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 사업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던 MS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등장에 무너진 이유 등을 상세하게 되짚어준다.
역자의 말처럼, 앞으로의 미래는 지난 15년의 IT 역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기에
단순히 지난 과거를 되새기는 것만으로는 앞날을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IT 역사의 전개과정을 다시금 살펴보면서 수많은 기업이 생사를 거듭하는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해 갈 것인가를 준비하는 데에는 유용한 길잡이가 되줄 것만은 확실한 듯 싶다.
마지막으로 스티브 잡스에 관한 인상적인 구절로 마무리..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적절한 전쟁터를 찾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전투에서 졌다면, 다음 전투를 이기기 위해 새로운 전쟁터로 옮겨가야 한다"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조건에서 맞붙을 수 있는 새로운 전쟁터였다.
그리고 그 새로운 조건은 그가 설정할 수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