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들 펭귄클래식 109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분방한 헤어스타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사할 것만 같은 '조르주 페렉'.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천재악동이라 불렀다던 그의 책, '사물들'.

개인적으로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은근한 동경과
그야말로 똘레랑스! 모든 형식에 관대한 프랑스문학이란 점에
뭔가 색다른 신선함이 전율치지 않을까 기대하면 펼쳤던 책이다.
게다 사랑해 마지많는 펭귄클래식의 소장욕 부르는 커버 디자인까지 기대감을  충전시킨.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사물들'은 참 독특한 글쓰기의 매력을 표출한 책이 평하고 싶다.
그야말로 실험정신 가득한 책이랄까.
책을 펼치자 마자 마주하는 첫줄부터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먼저, 높고 좁게 난 긴 복도를 따라 깔린 잿빛 카펫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밝은색 패널을 이어 만득 벽에 구릿빛 꺾쇠가 반짝일 것이다....이하중략'

시각적인 묘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의 글들은 글자 하나하나가
이미지화되어 독자로 하여금 마치 그 곳에 그 물건들에 둘러싸인 듯한 착각을 불어일으킨다.
반대로 말하면 화려한 색상의 묘사와 촘촘한 사물들에 대한 나열이 마치 착란의 어지럼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쯤되면 그의 배경이 궁금해질 터.
살짝쿵 책날개를 살펴보니, 실험문학을 주창한 그룹 '울리포(OULIPO)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던 기록이 나온다.

그렇다 조르주 페렉의 작품은 하나같이 '형식적인 제약'을 걸고
그 안에서도 얼마나 풍요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는지 능력을 과시한다.
즉, 창작의 자유를 제한할 수록 더 기발하고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한다며.

이 책 '사물들' 또한 그런 측면에서 '시각적 화려함에 대한 세세한 묘사'로
그가 주목하고자 했던 60년대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그야말로 독자를 질식시키려는 듯, 퍼붓는다.
이로써 그는 우회적으로 '화려한 소비'를 쫏는 삶에 대한 경고를 날린다.

갠적으로  이 책은 소설 주인공에 주목해서 읽기 보단
작가, 조르주 페렉의 독특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파격적인 글형식에 주목해 읽을 때
재미가 배가되지 않나 싶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맹목적으로 쫒는 허상과 노력없이 기대하는 발직한 삶에 대한 태도란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소설이나 자계서에서 숱하게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파괴적인 글쓰기'에 호기심 있다는 분들이나
도전적인 책읽기에 나서보겠다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프다.
결코 만만치는 않은 책이지만 묘한 매력은 필히, 존재한다.


'가끔은 모든 것이 이대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냥 흘러가게 놔두면 될 일이었다. 삶이 그들을 달래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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