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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법칙
이몬 버틀러 지음, 김명철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시장 경제의 법칙
한글판이야 이리 겸손한 제목이지만, 원서 제품은 시장에 관한 최고의 책이란다.
이 도전적인 문구에 혹해서 펼쳐보게 된 책, 이몬 버틀러의 The best book on the market!
미네르바 열풍 이후, 아니 정확히는 리먼 브라더스 몰락으로 불붙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 세계 자본가치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자산가치도 휘엉청하는 시기라서,
이젠 누구나가 잘먹고 잘살기 위한 일 순위로 경제공부에 여념이 없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
난다뛴다하는 고수들이 강의하는 세미나를 듣건 경제를 전망해준다는 현업전문인의 투자설명회에 가봐도
결국 모든 답은 바로 '시장'에 달렸다고 한다.
이 시장의 움직임이 바로 나의 자산을, 국가의 가치를, 나아가 전 세계의 안위와 영원을 좌우한다는 것.
그렇다면, 이 시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나.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얻어보려 했다. 그러나 건질 수 있던 답은 완벽한 시장은 없다는 것!!
황당함을 가라앉히고 책으로 돌아가보면,
이 책은 부제 'How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free economy' 에서 감지할 수 있듯
자유경제, 자유 시장주의를 옹호하는 관점을 대놓고 '시장'의 의미와 기능을 설명하는 책이다.
이른바, 미 정부의 비개입, 그 좋아하는 방임으로 야기된 오늘날 이 사태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애덤스미스의 이론의 당위성을 주지시키는 책.
그의 말은 다음과 같다. 언뜻 무질서 해보이는 시장이라도 사실상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굴러간다는 것.
따라서 자유를 저해하는 정부의 개입 따위는 접어두고 시장에 모든 걸 맡기는 자유방임주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장 만능주의를 제창하는 무릇 누군가의 목소리와 겹쳐진다.
어차피 경제학파가 갈리는 현실에서 중립적인 목소리로 시장경제를 탐구하려 했던
무지함이 탓이겠으나 어쨌거나 이 책은 현실적인 질문에 답을 구할 수 있는 실용서적도 아니고
가볍게 읽으며 경제학 기본을 다지려는 초보자들에게 마땅한 책도 아닌 듯 싶다. 지나치게 편향된 논조로 인해!
다만, 두루 고전경제학파며 케인즈학파며 신자유주의를 지나 제3의 길까지 두루 섭렵하신 분들께서
살짝 잊혀진 애덤스미스 후손을 자처하는 고전경제학파의 시장 자유주의를 다시금 후다닥 정리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 추천드리고 싶다.
70년대 정부의 수출주도 정책으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한국.
해자 속에서 그 달콤한 사과를 맛보았으면서도
슈퍼강국의 언도대로 자유무역을 모색하며 철옹같던 각종 장벽을 걷어내는 정부를 둔 현 시점에서
이 책이 왜 하필 지금 출시된 것인지... 너무 도전적인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