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 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2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경찰 미스테리물의 일인자로 지칭되는 사사키 조의 첫 국내 작품.
 
사사키 조, 국내의 첫 선을 보이는 그의 작품인  '경관의 피'
지난 해, 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1위에 손꼽힌 작품으로
최근 아사히 TV 개국 50주년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경관의 피' 상/하권은
삼대에 걸친 장대한 경찰가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를 소재로
실제 일본 격변기의 역사를 배경으로 일대 안조 세이지, 이대 안조 다미오, 삼대 안조 가즈야의 인생을 접목해
생생한 사실적인 현실감, 실제 있음 직한 개연성으로 스릴감을 한층 가속화시킨 작품이다.
 
1대 안조 세이지는 2차 대전 이후의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와 생계유지를 위해 당시 대대적으로 시행된
경시청 경찰관 모집에 지원, 합격하며 경관의 길에 들어선다. 거창한 사회정의 실현에 대한 사명감이나 개인의 출세,
명예욕을 위한 지원이 아니였던 만큼 그는 안락한 가정을 꾸려가기 위한 수단으로 덴노지 주재소 근무를 경관 인생의 목표로 잡았다.
 
사복경관이나 외근경관과 달리 주재소 경관은 자라나는 아이들과 24시간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
자녀들은 아버지가 일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경관이 배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아버지의 경관으로서의 인생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을 만큼 성공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주위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미제로 남은 석연치 않는 사건처리에
홀로 탐문에 나섰던 그가 해결의 실마리를 직전에 두고 다리에서 철도길로 떨어져 죽은 채로 발견된다.
 
존경해 마지않던 아버지의 급작스런 죽음. 게다가 순직이 아닌 불명예 자살로 처리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아들, 다미오는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기를 파헤치지 위해 경관의 길로 들어선다.
명석한 두뇌와 타고난 성실함으로 경시청의 배려를 받아가며 경관의 길에 들어서지만
본래 자신의 의지와 달리, 조직 내의 명령과 규율에 맞춰 경관의 인생을 채워야 했던 다미오.
결국 여러 해를 돌고 돌아서야 본래 자신의 목표였던 덴노지 주재소 경관이 되어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하지만,
죽음도 부자자전인 것인가. 그런 그도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맞게 되는데...
 
마지막 세대인 안조 가즈야..
할아버지보다는 경관의 길에 대한 뚜렷한 사명을, 아버지보다는 강인한 심지를 갖춘 가즈야.
드디어, 삼대에 와서야 장작 2대에 걸친 남창과 철도원 살인사건의 진상, 이를 파헤쳤던 할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폭력과 알코올로 가정을 파괴했던 아버지 다미오의 밝혀지지 않았던 공안으로서의 삶을 마주한다.
 
아버지의 직업을 대를 이어 물려받으며
존경해 자랑스러 마지않던, 때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삶이
서서히 이해되기 시작하는 아들들..
 
그리고 경관, 경찰이라는 조직 속에 갇힌 그들이 부딪치는 현실과 현실과의 갈등.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최선인가를 함께 갈등하도록 하는 이 책은
경찰로서의 삶,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하는, 그래서 단순한 스릴러 미스테리물을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일본의 미스테리 소설을 좋아라하는 분들에게는
생소한 일본의 경찰조직과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치밀하고 심도있는 묘사로
숨가뿌게 읽어갈 수 있는 장대한 미스테리 소설이란 점에서 추천을,
 
사회정의의 실현을 최전선에서 실행하는 '경찰'의 길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실제 그들의 모습을 진지하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추천을,
 
더불어,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 존경하고 때론 지탄하는 모든 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억에 남는 글귀::: 

"아니, 경관이 하는 일에 회색지대란 없다. 약간의 정의, 약간의 악행, 그런 일은 없어."
"우리 경관은 경계에 있다. 흑과 백, 어느 쪽도 아닌 경계 위에 있어..."
"모든 것은 세상의 지지에 따르는 것........그게 경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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