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 말의 권위자 다카시가 들여다본 일본 소설 속 사랑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윤정 옮김 / 글담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상실의 시대, 전차남, 세카츄, 겐지이야기....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날린 일본소설 속 사랑의 글귀를 모은 책이다. 그냥 모은 책이 아니라, 일본 문학부의 권위자의 손길로 필터링 되고 다듬어져 발간된 책이다.  

때문에 위의 책들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적이 있다면, 그리고 책을 읽으며 절감했던 글귀들을 다이어리 한 켠에 적어둔 적이 있던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을 읽어나가며 예전에 감탄했던 기억에 혹은 예전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섬세한 언어의 힘에 휩싸이게 될 듯하다. 그래서일까, 그것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본론으로 들어가,  책 제목 가운데 '하루키'라는 이름에서 번뜩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린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말의 권위자로 불리는 사이토 다카시. 그렇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하루키라는 이름에 부흥하듯 이 책의 첫 챕터는'하루키는 어떻게 사랑을 속삭였을까'라는 타이틀로 하루키의 유명작 속의 '사랑의 언어'를 다룬다.
 

상실의 시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그만의 특유한 문체를 소개하며 저자 나름의 해설을 덧붙인다. 연애소설의 최고봉으로도 꼽히는 상실의 시대. 물론 유명하다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지루하기도 하고 야하기 일색이라고도 평가절하되기도 한 소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니 여자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바로 흔치않은 깊은 언어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하루키만의 언어 때문이 아닐까 제시한다.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누가 감히 이런 표현을 생각할 수 있을까. 통속적이지 않은 이 특별한 언어의 감미로움.

 네가 내 안에 들어왔고 

 너를 내 안에 품었다가 네가 떠나고 싶으니  

잘가.라고 말할 뿐인 사랑‘
 

이렇듯 하루키 특유의 타인도 자신도 떠밀어내는 듯한 드라이하고도 쿨한 문체.

하루키를 시작으로 나쁜 남자의 사랑을 다룬 금각사, 산시로, 겐지이야기와 보통 사람의 사랑을 조명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선생님의 가방 그리고 전차남까지. 이 책은 사랑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이별을 ‘주인공의 언어’를 통해 바라보도록 한다. 

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이 책의 말의 권위자가 꼽은 사랑의 글귀는

사랑에 서툰 사람에게는 연애를 위한 매뉴얼을 제시하고, 사랑의 채인 사람에게는 그것조차 사랑이라고 단정하며 사랑에 무관심한 이들에게는 번잡하고 귀찮은 게 사랑임에도 꼭 해야 할 것의 하나라고 유혹한다.

한편, 그가 제시한 소설 속 사랑의 언어와 각자 기억 속 각인된 글귀를 비교해 읽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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