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작가의 첫 에세이집.

 
노희경,
골수 마니아를 몰고 다니는 드라마작가.
모두가 가볍게 즐길만 한 통속적인 대중성은 없지만,
짙은 삶의 쓰린 향기로 한번 맛을 보면 쉽게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닌 드라마.


하필이면 힘든 세상, 복잡하고 어렵게도 살아가는 주인공을 조명한다. 그치만,
그 속에서 인정하기 싫은 자아의 모습과 내 주변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그래서 결국 마음 한켠, 깊숙이 공감해 버릴 수밖에 없는..
그렇게 그녀의 작품은 힘겹지만 따뜻한 사람냄새가 나는 작품이다.

 

때문에,
삶이 늘 고달퍼야 할 인생이지만 희망의 끈은 놓지 않는 드라마를 쓰는
그녀는 어떤 사람일지 참도 궁금했었다.
단순히 그녀의 사진만으로는 상상력에 한계가 부딪친다. 왜케 해맑은 거죠?

 

그녀가 처음으로 내논 사적인 이야기의 묶음집...'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지난 십년간 '좀더 기억하기 위해,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꼬깃꼬깃 적어둔 일기장 속 같은 글들을 묶은 책이란다.
해서 문득 제목만 보고, 가슴을 뒤흔드는 소설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으흠. 큰일난다!

 
책 속의 그녀의 이야기들은,
정말 너무나도 개인적인 일화들이니까.


**
그녀의 지난 첫사랑에게 바치는 편지,
그녀의 애절한 탄생비화?
원만치 않았던 성장기, 그리고 반항. 도둑질?
'바그다드카페, 화양연화' 등의 미디어를 접하며 그녀가 느낀 감상.
그리고 그녀의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각 챕터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그와 그녀의 이야기 클립.
**
 

그녀의 이름이 주는 그 기대감에
너무 큰 걸 기대하면 어쩌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책.
하지만, 단지 그런 명품 드라마를 그리는 그녀의 뒷배경, 그 삶이 궁금하신 분들에겐
블록버스터의 비하인드스토리와 같이 끊이지 않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콜라 같은 책이다.

바람도 스산하고 하늘도 회색빛인 요나날..
연말이라죠. 허전함이 한켠 차지하는 계절에
'그 어떤 것이 안 된다고 해서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은 또 아니란 것도 알았음 좋겠다' 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개인적으로는 참도 따뜻한 위안이 되었다.

그래설까, 얇지만 하루만에 후다닥 읽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책...
한 구절씩, 때론 한 장씩..
그녀의 이야기로 나의 삶을 되뇌이며
가슴으로 읽고 싶었던 책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에 
자신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아보고자 하는 분들에겐 이 책이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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