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꾸물거릴까? - 미루는 습관을 타파하는 성향별 맞춤 심리학
이동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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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의지박약도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일을 미루는 것은 감정 조절의 문제다!

미루는 습관을 타파하는 성향별 맞춤 심리학

책 표지의 나무늘보가 친숙하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서 봤던 그 나무늘보의 대화법이 떠오르기도 한다. 느려도느려도 그렇게 느릴 수 없이 세상속터지게 하던 그 나무늘보! 하지만 우리에게도 각자의 나무늘보가 있다. 모든 일에 바로바로 착착 열정을 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때로는 종종 어쩌면 자주 우리는 해야한다는 생각과 나중에 라는 변명속에 꾸물거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곤 한다. 나무늘보처럼 늘어지고 늘어지면서 꾸물거리고 꾸물거리는 나, 왜일까? 뭐가 문제일까?

이 책은 '우리가 꾸물거리는 이유'에 대해 탐구하는 글이다. 이 글의 선임 필자는 20여 년간 다양한 장면에서 연구와 강의, 그리고 상담을 해온 상담심리학자이다. (p. 4) 이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루기 행동에서 연상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고자 함이다. (p. 7) 둘째, 꾸물거리는 이유에 중점을 둔다. 꾸물거림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른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 셋째, 이 책은 꾸물거리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한 위로나 단순한 공감보다는 꾸물거리는 이유에 대한 인지적 이해, 그리고 더 바람직한 마인드셋을 검토할 기회 제공에 주안점을 두었다. (p. 8) -프롤로그 中-

표지그림도 귀엽고 제목도 편안하다고 해서 이 책이 그냥그런 만만한 자기계발서라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5명의 학자가 공동집필한 엄연한 심리서이고 따라서 이 책은 이렇게하는게 좋다 저렇게하는게 좋다라는 식의 따라해도그만 안따라해도그만인 행동지침서들과는 다른 자기자신을 탐구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 본연의 위엄?!은 책의 첫번째 챕터 첫번째 문단에서부터 느껴지는 바가 있다. '할 일을 미루는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꾸물거림, 학술 용어로는 '지연 행동(procrastination)'이라고 한다. (p. 17)' 꾸물거림을 학술 용어로 바뀌어 읽으니 벌써부터 뭔가 다르지 않은가?! ㅎㅎㅎ

꾸물거림은 시간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조절의 문제이다. (p. 18) 꾸물거림은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일종의 '감정적 교착 상태'로 인한 행동적 결과이다. 성격이란 한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나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패턴이다. (p. 19) 하지만 꾸물거림은 다르다. (p. 20) 그러면 우리는 대체 왜 꾸물거리는 것일까? 이 '왜(why)'라는 질문으로부터 변화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때의 '왜'는 '왜 이렇게 게을러?'와 같은 질책이 아니다. (p. 21)

이 책이 쉽게 위안을 주는 그렇고그런 힐링서는 아니지만 원인에 집중한다고 해서 책임추궁을 하는 그런 책도 아니다. 이 책은 탐구하고 분석한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기회를 준다. 왜 꾸물거리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스스로 고쳐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당신의 꾸물거림은 어디에서 생겨났는가?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주제이다. (p. 31)

이 책에서는 꾸물거림의 발단이 되는 다섯 가지 개인 특성(비현실적 낙관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완벽주의, 자극 추구)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볼 것이다.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이 다섯 가지 개인 특성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특성을 가질 수 있고, 또 동일한 특성이라도 개인마다 그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중간 회색지대가 있을 수도 있다. 나의 꾸물거림의 발단이 되는 특성(들)을 명료하게 이해함으로써 변화 과정에서 방향감각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p. 38)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꾸물거림의 원인으로는 크게 다섯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비현실적 낙관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완벽주의, 자극 추구

이 책의 본문은 이 다섯가지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끔 유도한다.

나는 왜 꾸물거릴까? 그럼 어떻게 되면 좋을까? 그래서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직접적인 행동 지침을 제공하는 대신, 스스로 장기 목표에 집중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나는 왜 꾸물거릴까?'라는 '이유'에 자신이 대답하고,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p. 215)

여러번 강조하는 위와 같은 이 책의 의도는 명확하다. 하지만 읽는 와중에 찾아지는 자신의 꾸물거림에 대한 분석은 그리 명확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언급되었듯이 한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이 동시에 혹은 혼합된 순서로 자신의 꾸물거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꾸물거림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은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단번에 이해되고 해결되지 않는다 해서 또다시 좌절에 빠지진 말자. '변화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변화를 원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자각이다. (p. 220)' 라는 저자의 마지막 문장에서 기운을 얻어보자. 어찌되었듯 분명한 것은 꾸물거리는 것이 게으르다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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