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 - 각 분야 전문가가 말하는 영역별 책읽기
이권우 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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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독서 체험에서 비롯된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영역별' 책읽기

책을 좀 읽다보면 혹은 대중을 위한 교양강좌를 좀 듣다보면 '고전' 이라고 불리는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래서 고전을 좀 읽어보려고 찾다보면 막막해진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분야도 다양해서 역사를 읽어야 할지 문학을 읽어야할지 철학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느 시대부터가 고전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그냥 무턱대고 옛날 고전을 잡으면 읽어도 이해가 안되고 해설집을 읽자니 고전의 맛이 안느껴지고 난감해지기도 한다. 그럴때 고전에 대한 감을 잡아줄 책이 나왔다. 그것도 영역별로 다 다뤄주는!

<나는 이렇게 읽었다>는 독서를 좋아하는, 직업적인 이유로 책을 읽는 사람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양, 문학, 인문고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분야 도서를 읽을 때 주목해야 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도서평론가, 문학평론가, 인문학자,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 예술학자 등 집필진 모두가 경희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서 전문적이면서도 대학생들에게 적합한 눈높이를 지닌 글들이다. 글의 내용도 각자의 체험에서 시작하여 특정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그 영역의 책을 읽는 방법, 추천 도서 순으로 구성함으로써 개인적 경험과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균형 있게 배치했다. 특정 학문 전공자임에도 책읽기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전공 이외 영역의 책을 읽고 싶으나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는 대학생, 다양한 영역의 책읽기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 모두에게 유의미한 길잡이가 디기를 희망하면서 이 책을 묶는다. (p. 9)

이 책의 <머리말>에서 알려주는 책소개가 정말 딱 이 책 이다. 각 분야 전문가가 알려주는 영역별 책읽기에 대한 길라잡이로 아주 알찬 책인데, 책을 잘 안 읽던 사람에게는 모든 내용이 유용할 것이고 책좀 읽었다 하는 사람에게도 읽고 싶은 고전을 수두룩하게 알려주는, 여하튼 정보가 아주 쏠쏠한 책이다. 글은 교양도서, 문학도서, 인문고전, 사회과학도서, 자연과학도서, 예술도서 - 읽는 법 순서인데 어떤 분야의 책을 읽더라도 '교양도서 읽는 법' 이라는 첫 챕터가 가장 기본이 될 듯 하다.

'누가 책을 읽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첫 페이지 이후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내내 '책읽기' 에 대한 그리고 '고전읽기'에 대한 생각을, 생각에 생각을 하게 한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컴퓨터로 거의 모든 것이 다 가능해진 이 시대에 과연 누가 왜 여전히 '종이책'을 읽는가?

누가 책을 읽는가?

아마도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책을 읽게 할 터다. (p. 13)

새로운 앎에 대한 갈망이 강렬한 사람이 책을 읽는 법이다. (p. 17)

지금보다 더 나은 나 자신과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 (p. 21)

이 책을 통해 왜 책을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고 무엇을 읽어야할지 알았다면 질문을 바꿔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보자. '왜 책을 읽는가?'

저자는 '쓰는 사람, 그러니까 창조적 지성이 되기 위해서다. (p. 48)' 라고 답했지만,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었으므로 답은 제각각일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생각하게 된다. 누가 책을 읽는가? 그리고 왜 책을 읽는가? 그래서 궁극적으로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어떤 책을 읽는가, 책을 읽고나서 무엇을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생각해보고 다른 분야의 책들을 '읽는 법' 을 살펴보면 좀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교양도서에 이어서 문학도서, 인문고전, 사회과학도서, 자연과학도서, 예술도서 '읽는 법' 들을 읽다보면 내가 그동안 읽어온 방식에 대해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고 새롭게 배우게 되기도 했는데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았던 것은 고전을 영역별로 읽고자 할때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하는지 '리스트'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책이지만 읽으면서 내게 필요한 부분들만 습관처럼 다시 요약하곤 했는데 이러한 '요약' 이 무척 중요하다고 이 책을 통해 확인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개인적으론 책을 그냥 읽으면 되지 책읽는법을 알려주는 책을 책을 굳이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제대로 책을 읽으려면 '읽는 법'도 알아야 겠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책을 읽고자 하고 고전을 읽고자 하는데 방향을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된 고전을 읽고나서 '나는 이렇게 읽었다'라고 정리해본다면 그것을 시작으로 고전을 읽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글을 쓰는데까지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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