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으며, 스스로 지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한 사람이다. 아리스타르코스는 달과 태양까지의 대략적인 거리도 계산해냈다. 이는 천문학 역사상 보통 큰 사건이 아니었다. 1세기 후 그리스인 히파르코스가 850개의 별의 지도를 만들었고, 다시 약400년 후에 그리스인 프톨레마이오스가 그 지도에 170개의 별을 보탰다. 1,000개 이상의 별이 담긴 그 지도들은 르네상스 시대에도 귀한 자료가 되었으며, 1725년까지는 더 나은 지도가 나오지 않았다. 프톨레마이오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빛의 밝기 분류법을 만들었다. 그의 밝기 분류법은 현대 천체물리학자들도 아직 사용 중이다. (p. 55)
기원전 200년 경부터 세계의 전혀 다른 지역에서 하늘을 관찰하던 사람들이 하늘의 변화를 연대순으로 꼼꼼히 기록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이었다. 히브리인처럼 고도로 체계적인 문화와 문자 언어를 가졌던 초기의 주요 문명권 사람들이 천체 현상 기록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다른 문명권 사람들이 천체 현상을 집요하게 기록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히브리인의 경우 종교심이 워낙 강해 천체 현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던데 데 반해, 중국인은 지구와 천체 간에 연관성 같은 걸 발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p. 57)
불가능해 보일 만큼 밝은 이런 새로운 별이 1,500년 전에 나타났다면, 탐구심에 불타는 그리스인들이 많은 기록을 하고 별의 특성에 대해 이런 저런 추측들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11세기의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별이 무려 1년 넘게 밤하늘을 지배했는데도 그야말로 쥐죽은 듯 조용했다. 이유는 뻔했다. 하늘과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은 '천국의 영역'이며, 기독교 고리에 다르면 천국의 영역은 변치 않는 불변의 영역이었다. 어쨌든 당시 전 유럽을 통틀어 그 어떤 연대기도 우주의 이 무례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과 중동 지역에서는 모든게 달랐다. 두 지역의 필경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 새로운 별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 (p.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