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랑이 처음인데요 - 사랑이 막막한 십 대를 위한 심리학 이야기
이남석 지음, 유지별이 그림 / 북트리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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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막막한 십 대를 위한 심리학 이야기

십 대의 성(性)과 사랑에는 심리학이 필요하다

 

 

북트리거 출판사에서 나오는 청소년 책들을 여러권 읽어봤는데, 다 좋았다. 과학, 인문, 사회, 정치 관련한 내용을 청소년들이 읽기에 쉽고 재밌으면서 톡톡 튀는 감성까지 두루 갖춘 책들로 책을 읽기 싫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한방을 빵~! 날리는 듯한 늘 기대이상이었던 책들이었던지라, 새로 나온 이 책에도 관심이 갔다. 하지만 시작전부터 솔직히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십대의 사랑이라...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심리강연과 상담을 하고 있는 현업 심리학자다. 청소년심리에 관심이 늘 있어왔는지 청소년의 고민에 조언을 해주는 책으로 쓴 것이 이 책이 처음은 아니다. 자녀들은 궁금해하지만 부모들은 피하고 싶은 주제인지라 시작하기전 마음이 조금은 무거웠는데, 작고 얇은 책으로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진 예쁜 책이라서 손에 잡자마자 쑥 읽히는 책이었다.

우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연애는 무엇이고, 독이 되는 연애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해요. 저는 청소년기에 사랑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가오는 사랑을 피하며 꼭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따면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의 삶과 행복을 중심으로 놓았을 때 사랑을 하는 것이 맞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저의 우려는 내가 중심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중심에 놓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행복은 모르겠고, 일단 연애는 좋다니까 호기심이 생기네. 한번 해볼까?' 라는 십 대의 생각은 '행복은 모르겠고, 청소년기에 연애는 좋지 않으니 무조건 나중에 하라고 말해 버리자' 라는 어른의 생각처럼 문제가 있어요. (p. 10)

청소년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영 불편한 것이 나도 어느새 꼰대가 되어가나 보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길가다가 마주치는 청소년들의 연애모습은 내가 현실감이 없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알아야는 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보다도 청소년들이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으로 다가갔으면 싶은 마음이 있다.

만약 주변에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착하다' 라는 말을 해줘서는 안 돼요. 대신에 '너는 행복해야 하는 사람' 이라는 말을 더 많이 해줘야 해요. 스스로도 상대방을 위해 착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p. 21)

이 책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 부터 애착까지 사랑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쉽게 오판할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한 조언으로 시작한다. 무엇보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에 대한 첫 내용이 가장 와닿았다. 청소년들은 아직 어른들의 보호아래 성장중인 미성년자다. 누군가의 보호아래 있다는 것은 보호자의 의견에 생각이 좌우될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의견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은 보호자가 아니어도 옆에 있는 사람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고 그 누군가가 연애의 상대일때는 더욱 판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가 어떻게 생각할지 애인이 어떻게 생각할지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채는 연습은 굉장히 중요하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습관이 들어야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를 잘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들의 사랑에서 있을 법한 사랑의 형태, 스킨십에 대한 고민, 책임의 문제, 이별의 아픔까지 저자는 시종일관 따듯하고 친절하면서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사이사이 내담자들의 사례도 곁들여가면서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을 때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주변에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부디 이 책이 여러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사랑을 해야 행복할 수 있어요. 행복할 수 있는 원리를 알고, 그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더 나은 선택과 실행을 응원합니다. (p. 162)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의 사랑과 결혼에 있었던 시행착오를 솔직히 이야기하면서 누구나 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것임을 말하고, 이미 시행착오를 거쳐 그 시행착오가 실패라고 여기고 있을 청소년에게 다독임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어려운 이론도 없고 내용이 짧으면서 공감도도 높고 글말미마다 뼈때리는 조언도 짧게 정리해놓아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던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사랑은 호기심이나 욕망이나 희생이 아니라, 사랑이란 어떤 형태이건 자기자신을 중심에 놓고 상대방과 함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더없이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주고 있어 좋았다.

내가 생각할 때 청소년기의 사랑은, 사랑을 굳이굳이 해보려고 혹은 굳이굳이 하지 않으려고 의식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 하고 말게 되면 마는 것으로 부담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다만, 하게 된다면 적어도 이 책이 알려주는 에티켓 정도는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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