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 내 하루를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그리너리 라이프
김현경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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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고 작은 사이즈의 책을 보고 제목을 봤을땐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가 아닐까 라는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였다.

저자 소개가 간략하고 사진도 없지만, 내용을 읽어봤을때 저자는 30대 초반의 결혼한지 1년된 프리랜서 여성이다.

책을 읽고나니 이 책의 내용은 표지그림이 말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편안하게 책을 보며 쉬는 자세로 화분을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 바로 그 시간들을 담은 에세이였다.


저자는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다가 퇴직하고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하며 재택근무 하는 시간이 긴 편이라고 한다.

미니멀라이프 인테리어로 깔끔한 집은 어딘가 비어있는 느낌이 들었고, 그 자리에 식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느끼는 감상들을 소박하게 담은 글들은 읽다보면 때론 웃음이 나기도 한다.


화분하나를 사는데도 살까말까 망설이고 장점과 단점을 적어가며 고민고민 하는 소심함은 식물을 집안에 들여놓고 나서도 잘자라는 건지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자세로 이어지며 그러면서도 자꾸 점점더 식물의 개수가 늘어나는 만큼 마음의 평안도 늘어가는게 눈에 보이는 에세이였다.


식물의 얘기를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은 식물이 아니라 저자 본인이다. 식물을 키우며 느끼는 감상 속에 가족과 친구, 회사 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버무려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저자와 식물 사이의 관계와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 한다.


화분 몇개 키우는데도 이러한데 나중에 아이를 낳아 키울땐 어쩔고 싶어서 저자가 벌써 걱정되기도 한다.

커리어를 쌓고 통장에 잔고를 늘리는 일만의 일에 매몰되기 보다는 적절한 일과 취미를 병행하면서 누리는 쪽을 선택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선 세대차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엣말이 무색하게 요즘은 5년만 되도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시절이다. 요즘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리다고 말해선 안되는 것이므로 오히려 배웠다고 말하는게 좋겠다. 그들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대해서.


짧고 편안한 에세이라서 금방 읽기는 했는데, 글로 묘사하는 만큼 그림이나 사진같은 보충자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의 분위기상 컬러플한 사진은 별로고 색연필이나 연필로 그린 식물그림 정도는 그 식물을 묘사하는 글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도 화분을 들일 때마다 잘 키워야지 싶다가도 어느새 익숙해진만큼 시들어진 화분을 보곤 미안해 하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또 화분을 들이고 싶어진다. 게다가 계절도 봄이니 밝아지는 햇살 만큼 우중충해 보이는 집안을 바꿔줄 화분을 조만간 들여놓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식물 키우는 방법을 배운건 아니지만 궁금해진 식물은 몇가지 생겼으니 그것부터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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