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당신이 죽은 장례식을 치르지 못 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 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됐다고 느꼈습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이 44주년을 맞았다
진실은 여전히 부족하다
계속되는 망언과 왜곡,폄훼
망언과 사죄의 반복되는 역사
우리가 계속 5·18을 말해야 하는 이유다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이자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과거지만 그럼에도 매년 이맘때쯤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망각하지 않기 위해서다
광주는 한국 민주화의 여전히 치르지 못한 장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