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 웨이보 인싸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32
안정병원 하오선생 지음, 김소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중국 안정병원의 정신과 의사이자 SNS 웨이보 인싸인 하오선생이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정신병원에서 근무한 10년간 경험한 것과 5년간 정리한 것을 3년에 걸쳐 글로 탄생시켰다. ‘하하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에피소드들이 많다.

 

이 책의 원제는 당신도 버섯인가요?이다. 제목을 정하는데 고민하다가 지금 제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이 한국의 많은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서문에 썼다.

 

붕대에 감긴 머리는 헝클어진 채 여성이 웃고 있다. 동쩐이라는 여성인데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혼잣말을 하고 환청 환각과 같은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 혼란형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입원한 뒤로 자주 하는 질문이 행복하세요?”였다. 누가 자기의 머리에 usb 포트를 연결하여 기억을 훔쳐간다고 동쩐은 남편과의 추억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한다. 실습을 시작한 인턴 의사 샤오양이 남편 역할을 대신하였다. 인턴은 병을 치료하러 온 거지 남편 연기나 하러 온 배우가 아니라고 하니 남편 연기로 병을 치료해주고 있잖아”“치료는 약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마음을 써야지라고 말한다.

 

하오선생과 십여 년을 함께했던 개 빵더가 있었다. 선생이 하는 말을 알아들으면 ‘Yes’ ‘~’‘No’다 알았지? 동물이 사람 말을 다 알아듣고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이웃에서 얻어온 고기도 나눠 먹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저자는 연애를 당한 것이고 이 말은 소개를 받고 한 두 번 만나보고 끝났다는 뜻이다. 빵더는 자유연애를 하였다.

 

 

 

시를 지어 매일 읊어주는 205호 환자에게 시 친구가 되어준다. 여군도 있다고 꼬셔 억지로 군대에 간 조카 샤우저우의 하소연을 들어주기 한다. 대학 동창 펑위의 죽음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면서도 친구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떠나보낸건 아닌지 마음이 복잡하다.

 

별자리를 사랑하는 이 간호사와 주방장이 사귀는데 둘의 별자리가 안 맞다는 것이다. 하오선생이 나서서 해결해주었다. 별자리를 믿는 사람들은 바넘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 별자리는 심심풀이 정도로 봐야 한다. 여덟 가지 항목 중 일치하는 항목이 여섯 개 이상이라면, 안정자리 입원을 권한다.

 

그들은 저마다 현실에 대한 괴로움으로 심리적 억압과 우울, 절망을 겪고 있으며 자신을 믿지 못하고 타인을 받아들이지 못해 어두운 구석에 혼자 고립되어 있곤 했다. 이런 영혼의 감기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하고 심지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p162

 

무조건 열심히 써야 한다. 곧 있으면 나는 포르쉐를 몰고 커다란 고급 빌라에서 황 부인을 아내로 맞이하며 인생의 정점에 오르게 될 테니까. 상상만 해도 짜릿하잖아.(p204) 하오선생은 책을 쓰겠다고 첫째 날 둘째 날도 컴퓨터에 앉지만 다른 일이 생기고 친구나 동료가 연락을 해온다. 이 구절을 반복해서 쓰면서 미루기 병의 최후를 맞는다.

 

 

 

광장 춤의 리더인 황부인은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다. 다른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인식 능력이 없다보니 사람마다 시비가 붙는다. 하오 선생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이름에 특징을 붙여 상대방에 대한 인상을 새겨 놓는다. 예를 들면 대머리 천 선생, 칼자국 류 씨, 허난성 장 씨, 별명을 붙여 각인을 시켜준다. 하오선생은 탈모 꽃미남으로 기억한다. 따뜻한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은 자페증이 있는 아이가 편안하게 탈 수 있도록 버스의 자리를 미리 맡아서 앉게 해준다.

 

우리는 어쩌면 크고 작은 정신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완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을 테니까. 얼마 전 본 영화 [82년생 김지영]처럼 아프면 정신과 다녀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오선생 말대로 아는 것이 치료의 기초이자 시작이다. 정신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환자들을 좀 더 바르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 출간된지 7년이 흘렀고 개정판으로 출간 되었다. 폭력에 희생된 이 땅의 많은 제니 할머니에게 작은 위로라도 드리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

 

광복을 코앞에 두고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돌아왔다. 죽은 사람이 살아왔으니 반가울줄 알았는데 할머니를 내보내려고 한다. 일본에서 택시 회사를 운영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정리하여 한국 돈으로 60억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말에 비싼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해준다. 푸짐한 밥상을 차리는 등 할머니 비위를 맞추기에 바쁘다. 고모는 결혼하여 많은 재산을 이루었고, 이혼 때 받은 3층 건물, 대학교 동양사학과 전임강사에 칼럼을 연재중인 사학자 여동생 최동주, 진보 시대의 일꾼이자 노동자로 농민의 친구이며 보궐 선거만을 노리는 아버지 최달수, 그 돈을 어떻게 쓸지 혈안이 되어 있다. 할아버지가 일군 슈퍼에서 일 하는 엄마만 힘들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할머니 미국 이름은 금발의 제니다. 깃털 달린 기괴한 밤색 벙거지 모자를 쓰고 동전만 한 은빛 반짝이가 잔뜩 달린 원피스 정장을 입고 다닌다. ‘내가 네 시어미다. 절을 받아야겠다.’ 할 정도로 위풍당당하다. 가장인 아버지까지 대청소를 하게 하고 어머니는 슈퍼 일 한다고 살림도 엉망이고 음식 솜씨도 없어 돼지 밥 같다고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만주로 탈출해 독립운동을 하고 교편을 잡은 백파(白波) 최종태 할아버지는 입에 담을수 없는 욕을 한다. 이유는 고향 부여에서 할아버지가 정끝순 할머니를 한눈에 반해 결혼을 했고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할아버지와 함께 독립운동을 하던 동지들을 밀고한 민족의 배신자라는 것이다. 할머니는 아니라고 해명도 못하고 일본 현병을 따라 쫒기듯 고향을 떠났다. 동석은 할머니와 종이공예를 하면서 과거 이야기를 듣고 수수께끼가 풀린다. 부여를 찾아가 이홍갑을 만나 할머니가 밀고자가 아니라는 누명도 벗어준다.

 

김상우. 사립 최고 명문, Y대 경영학과 차석, ROTC 장교 복무, S전자 입사까지 모범 답안 인생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 삼류 대학 국문과, 88연속 낙방의 대기록을 달성했으며 피시방을 전전하며 밥벌레라 지칭하는 서른 다섯의 백수 최동석은 10년 동안 사귀던 연인 현애가 5년 전 떠나고 상우와 결혼을 하였다. 옛 연인의 남편이자 친구인 상우에게 술을 얻어 먹는 동석을 동주는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속에 복수심이 남아 있는거 같다.

 

할아버지는 학병에 끌려갈까바 예민한 상태에서 할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두 번째 선거에서 떨어지고 밤늦게 밥을 차려주다가 한마디 했다고 밥상을 엎고 엄마의 빰을 때렸다. 상우는 동석을 만나고 온 날은 현애를 구타하였다. 조선 남자들은 이상하지 겁이 나거나 불안해지면 자기 여자를, 아무 힘도 없는 여자를 두들겨 팰까

 

할머니 말이 진실일까? 믿기 어려웠다. 할머니의 지난 20여 일을 돌아보면 할머니 말은 60억 빼곤 쉽게 믿어줄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두려워했던 부여행도 마다하지 않고 나서서 이홍갑 노인 앞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오는 건 정말 진실이 아니라면 대단히 무모한 도박이 아닐수 없었다. 난 할머니를 믿고 싶었다.P169

 

할아버지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회복을 못하고 돌아가시면서 끝순아 종태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화해를 하였다. 할머니의 누명을 벗었는데도 할아버지 영구차가 고향 황산 다리를 못 건너게 막아 선다. 병자호란 때도 끌려갔다 살아 돌아온 부녀자들을 환향녀라며 받아주지 않은거와 다를바 없는 일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빵빵 터지고 때로는 진지하고 누명으로 살아온 시간이 속상한 86세 할머니 이야기 감동적이다. 연극, 뮤지컬 제작중이며, 영화도 나온다고 하니 궁금하다.

 

그런데 할머니, 60억은 정말 있는 건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할머니가 된 캐티는 열세 살이 되면서 전쟁 기사를 읽고 부상자들에 대해 생각했고 아빠처럼 의사가 되고 싶었다. 마을 어귀에는 어사일럼이라는 석조 건물이 서 있었다. 어사일럼(정신병자. 고아. 노인 등을 수용하는 보호시설) 이 소설은 어린 시절에 새끼고양이를 주고 내(캐티)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제이콥 스톨츠 소년의 이야기다.

 

영화 <더 기버:기억 전달자>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진 로이스 로리는 1911. 작가의 먼 친척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소설을 시작했다. 소년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신적 충격을 경험했거나 혼이 난, 상처받은 아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제이콥을 탄생시켰다.

 

옆집에 살고 있는 오스틴의 아빠 비숍 씨는 변호사였지만 헛간에서 망치질, 톱질을 하며 보냈다. 증기기관 바퀴, 움직이고 시끄러운 것을 좋아했다. 아빠와 함께 새 가정부 페기 스톨츠를 데리러 가는 중이다.

 

가정부들은 입 하나를 덜기 위해 대가족을 떠나오는데, 주로 가을걷이를 돕고 난 늦가을에 농장에서 왔다. 가정부들은 다락방에서 살며 빨래와 집안일을 하고, 아기가 생긴 엄마들을 도왔다. 그들은 추운방과 고된 일에 익숙했다.p27

 

나는 입하나 던다는 구절에서 친정 엄마가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페기의 동생 제이콥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어 말을 하지 않는다. 페기의 언니 넬은 옆집 비숍 씨네 가정부로 들어왔다. 두 살 된 로라가 있기 때문이다. 비숍 씨 가족은 마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샀다. 자동차는 900달러였다.

 

페기의 집 스톨츠네 처음 전화를 장만하여 익숙하지 않았다. 전화벨을 세야 했다. 네 번 길게 울리고 두 번 짧게 울리면 전화를 받아야 했다. 한번에 세 번이야 누구네라고 말한다. 캐티의 여덟 번째 생일이 막 지났을 때, 제분소 인부 중 하나가 기계에 손을 베어서 아빠가 치료를 해주었는데 그곳에 왕진을 가는 중이다. 제이콥을 만났다. 소년은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털모자를 쓰고 다닌다. 리듬에 맞춰 슈우우다, 슈우우다, 슈우우다.”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모자란다 정상이 아니다 놀리지만 아빠는 제이콥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다가가는 방법을 안다고 알려준다.

 

엄마는 스톨츠 자매 중 넬은 일은 잘하지만 경박한 면이 있어 조용한 페기가 온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페기와 함께 페기의 집을 다녀오게 되었다. 제이콥은 그의 아빠와 우유를 짜고 있었다. 이번에는 슈우우다가 아닌 슉, 슉 소리를 반복했다. 하얀 개는 제이콥을 따라 다닌다. 녀석의 엄마가 새끼를 낳다가 죽었고 다른 강아지들도 죽었지만 한 마리는 제이콥이 헛간에 숨겨 두고 소젖을 먹여서 살렸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루에 열 번은 그렇게 해야 했을 거라고 페기가 말을 한다. 캐티는 제이콥이 듣는지 안 듣는지 모르지만 항상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우정을 키워간다.

 

평소 갖고 싶던 새끼 고양이를 제이콥이 생일 선물로 주었다. 제이콥 스톨츠는 늘 털모자를 쓰고 있죠? 물으니 아빠는 자신을 숨기고 싶거나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콥은 어떤 비극적인 사건에 연루되고, 진실은 침묵 속에 영영 갇혀 버린 채, 그날 밤 이후 캐티는 제이콥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침묵에 갇힌 소년> 결말은 충격적이지만 장애인을 대하는 캐티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사람들이 제이콥을 데려갈 때 내가 소리쳤다.

아빠, 제이콥 모자는 벗기지 않게 해 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렘을 팝니다 - 왠지 모르게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비밀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영 전략가의 눈으로 분석한 도쿄 21개 공간이야기

  

  

 

저자는 2017년 팩토리8 연구소를 열고 초겨울부터 도쿄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다라는 23일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국내 경영자들과 도쿄 여행을 하면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20차례 이상 수백명의 CEO들과 도쿄의 핫스폿을 직접 찾아서 탐방하고 현지 경영자와 미팅을 가졌다. 고객에게 설렘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어디서 그런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21개 공간을 모았다.

 

설렘.

사전적 의미로는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 또는 그런느낌을 말합니다. 연인을 만나기 100미터 전 설렘이 찾아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여행을 앞둔 밤이면 마음이 설렙니다. 꼭 갖고 싶었던 물건이 담긴 상자의 포장을 뜯는 순간 설렙니다. 이런 마음이 들면 이성적인 체크리스트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버립니다.P6

 

사람들은 맛집을 많이 찾아다니고 음식이 나오면 SNS에 포스팅을 하기 위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음식점이라면 맛도 있고 보기도 좋고 인테리어가 멋지면 입소문을 내고 다시 한번 찾고 싶어진다.

 

 

 

신에히메는 수도꼭지를 돌리면 밀감 주스가 나오는데 세 가지의 맛이 다 다르다. 요샛말로 인싸라면 SNS에 올리기도 한다. 페이스북이 탄생한 게 2004년인데 세스 고딘은 이미 SNS 시대의 도래를 예견한 듯하다. 만약에 서문을 썼다면 끝 부분에 두 문장이 추가되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겠죠. SNS에 올리겠죠.” 아마도 그렇겠지 후후 여기까지 읽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사카나바카는 카페 같은 생선가게다. 소상공인과 어부를 직접 연결한 플랫폼을 만들어 우오포치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좌판에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생선도 있고, 가격 경쟁력은 소문대로 막강하지만 마트나 백화점에 비해 저렴하다.

 

 

 

소개한 공간 중 제일 인상적이고 좋았던 것은 미래식당이다. 좌석이 열두 개인 조그마한 식당이다. 주인 혼자 운영하는데 알바생을 뽑는다. 도쿄의 최저시급은 985엔인데 50분간 일하면 알바비 대신 900엔짜리 식권을 한 장 준다. 아무도 여기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거 같은데 알바생 구성은 직장인부터 취업준비생, 학생, 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주부 등 다양하다. 한 끼 식권에 담긴 철학이 있다. 한끼 식권은 내가 쓸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있다. 양도하려면 절차 없이 식당에 있는 메모장에 식권을 붙여놓기만 하면 된다. 한 끼 식사가 어려운 이들이 식권을 떼어 내밀면 돈을 내는 손님과 동일하게 식사를 제공한다. 아무리 선행이라지만 돈을 벌어야 유지가 되는데 미래식당은 점심시간에 최고 10회전을 한다고 한다. 단일 메뉴로 반찬과 국 그때 그때 다르지만 느긋하게 식사는 하지 않고 전속력으로먹고 자리를 비워준다.

 

과일가게 센비키야에서 멜론 한 통에 3만 엔을 받는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비쌀까 한번쯤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저자가 과일가게를 방문했을 때 언제 드실 건가요 물었다. 멜론은 오늘부터 사흘 뒤에 먹어야 최적의 맛을 내는데 여행객이면 걱정되어 묻는 것이다. 바로 먹으면 3만 엔의 값어치를 못 느낀다는 이유다. 센비키야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교육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과일은 며칠 후에 먹는 것이 최적인지를 고객에게 반드시 이야기하도록 종업원을 교육시키고 실제 맛을 느끼게끔 비싼 과일을 수시로 먹게 한다.

 

 

 

책을 읽으니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저자의 바램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식당, 카페, 먹거리 매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직장생활로 바쁜 미혼여성을 핵심 고객으로 설정한 곳이 많다. 답은 현장에 있다. 직접 보고 배우라는 뜻이기도 하다.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있거나 예비창업자,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튜브에 올린 영상 <왕따였던 어른들Stop Bullying>은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어른으로 커버린 10명이 모여 각자의 경험담을 털어 놓는 방식의 영상물이다.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고작 20여 분이지만 실제 인터뷰하고 서로 이야기 나눈 시간은 장장 5시간이 넘었다. 그들을 인터뷰한 최윤제PD 역시 왕따였다고 한다. 인터뷰 영상 전문을 엮어 책이 나왔다. 책을 읽다 보면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다. 분명 그들의 이야기인데 어느새 나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생했어. 버텨 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건네주면 좋겠다.

 

책의 구성은 여자반, 남자반, 방과 후로 되어 있다. 출연자의 요청에 따라 일부는 본명, 일부는 가명을 쓰고 영상물을 보면 가면도 쓰고 나왔다. 남학생이 책을 던지고 책상을 엎어 버리면서 쪽팔려 게임이었어 라고 하며 선생님은 심하게 놀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방관자가 되어 버린다. 초등 저학년까지 친구가 많았는데 원인 불명 청력 손실진단을 받고 보청기를 끼게 되었던 학생은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청각 장애가 있다고 하니 귀머거리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다른 친구로 오해를 하여 한쪽으로 데려가 빰을 맞아서 보청기가 떨어져 울어버린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을 했다는 가족사 이야기를 친구에게 말했는데 모르는 친구가 없었고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 이름을 갖다 부치며 왕따를 시킨다. 왕따들이 두 번 왕따가 되는 시간은 점심 시간이다.아무도 같이 먹으려고 안하니 굶는 것은 다반사였다. 알콜 중독자인 엄마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고 학교 폭력에 시달려도 보호해줄 사람이 없어 혼자 해결해야 했다.

    

 

 

 

언어도 좀 그래요. “쟤 내 인사 받아 줬어. 착한 일진이야.” “쟤는 나 안 때렸어. 되게 좋은 일진이야.” “쟤는 일진인데 성격은 착해.” ‘착한 일진’ ‘좋은 일진이 어디에 있어요? 일진이면 그냥 일진인 거고, 좋은 애면 좋은 애지.p110

 

아버지가 목사인 학생에게 진짜 하나님이 있다면 저 건물을 새 건물로 바꿔 달라고 해 봐. 너의 아버지 목사님이니까 기도하면 다 들어줄 거 아냐.”어린 아이들이 저런 말을 하나 싶게 깜짝 놀랄때가 많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니 죽으려고 해도 안 죽어지더라. 좋은 친구도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학교에서는 모른체 하고 밖에서 친하게 지냈다. 일명 공명 놀이라고 명명하고는 저를 세워 놓고 때려서 넘어뜨리기를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반복했다. 한번은 쟤를 때릴 테니 구경하고 싶은 사람은 어디로 와라 한적도 있다. 여자아이가 , 재미없게 맞기만 하네.” 하던 말이 기억이 난다.(p184) 주위 아이들은 당하는 폭력에 철저하게 무관심했고 애써 무시하려 했다.

 

7교시에는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 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였다. ‘왕따였던 어른들의 기억을 공유해 달라는 설문 조사에 응하게 됐고, 영상에까지 출연하게 되었던 인터뷰어들은 힘들었지만 감추어야만 했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마음 한편이 후련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들을 조금이나마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괴롭고 힘들다고, 살려달라고 누군가에게 말해 주라고 당부한다.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타인 앞에서 말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