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양들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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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의 저자인 이정명의 신작 [밤의 양들] 가제본을 받았다. 읽고 있는데 정식 출간된 책을 보내준다고 한다. 그것도 두 권을 보내준 은행나무 출판사님 감사합니다. 이 책은 집필 기간 12년이 걸렸다고 한다. 소설에서 살인자가 나왔는데도 왜 마티아스와 예수가 십자가에 죽어가는지 의문스럽다. 역사, 철학, 종교를 아우르는 지적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대단하다 감탄하며 읽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래. 그해 봄 이야기로 시작하자. 40여년 전 내가 예루살렘에서 보낸 7. 살인과 음모와 배신과 사랑이 폭풍처럼 뒤섞이던 그해 유월절. 이곳에서 내가 보고 들었던 기이한 일과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뜨거운 삶을, 그리고 그 삶보다 뜨거웠던 그들의 죽음을(프롤로그)

 

마케베오 마티아스. 예루살렘 주둔 로마군 백부장 크라수스 도미니쿠스를 살해한 죄로 6개월 전 안토니 요새 지하 감옥에 수감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밀정, 사기꾼 포주, 검투쟁이, 로마 군졸로 불린다.

 

유월절을 일주일 앞둔 예루살렘 성전 한복판에서 어린 소녀의 죽음을 시작으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성전수비대 조나단은 마티아스를 감옥에서 빼내어 살고 싶으면 사건을 풀어라고 한다. 낮 동안은 조사를 진행하고 밤이 되면 성전 지하 감옥으로 돌아오는 조건이 붙는다. 마티아스는 수많은 죽음을 보았고, 수많은 자를 죽였기에 살인자의 의도와 행동을 잘 추적할 자는 없을 거라는 조나단의 속셈이었다. 유월절이 오기전에 사건을 해결하면 감옥에서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총독 빌라도는 성전 한가운데에서 살인을 저지른 대담한 자를 찾기 위해 알렉산드리아의 현인 테오필로스를 임명한다. 마티아스는 알고 지내던 포주 코르넬리아를 찾아가 피해자가 헬레나라는 것을 알아내지만 연이어 두 번째 사건이 벌어지고 마티아스와 테오필로스는 같은 사건을 파헤치며 공유하기로 한다. 피해자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어린 여인이었는데 세 번째는 소년이었고 네 번째는 나이 먹은 백인 대장이었다.

 

신성모독을 삼가라! 저들 하나하나가 여호와께서 맡긴 양떼다. 저들을 돌보고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는 것이 성전수비대의 소임이야. 수많은 왕과 제사장, 선지자와 군인들이 피와 땀으로 세우고 지켜온 나라의 역사와 민족의 운명이 우리 대에 이르렀다는 걸 잊어선 안돼.“(p232~233)

 

죄 짓지 않은 자는 복된 자다. 하지만 죄 짓지 않으면 구원받을 수도 없지. 터무니없긴 했지만 마티아스는 그 말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자신에게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수만 있다면 용서를 빌고 또 용서받고 싶었다.(p242)

 

군중들은 유월절에 열광하고 연쇄살인의 그림자에 불안해하고 있을 때 힌놈 골짜기에 밤마다 악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때 호산나를 외치며 수상한 행렬이 나타난다. 마티아스는 예수와 그 제자단과 관련이 있을거라고 염탐을 하기 시작한다. 마티아스는 피살자들이 예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예수를 직접 찾아간다. 마티아스가 아는 예수는 선지자가 되고 싶은 떠돌이 사기꾼에 지나지 않았는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며 서로 사랑하라고 말하는 예수의 모습에 그동안 의심한 마음이 허탈함과 무력감을 느낀다. 이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하였고 살인과 음모, 죄와 벌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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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노트 움직씨 퀴어 문학선 1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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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잘못된 대우에서 오는 것이다." [구묘진]

 

대만의 전설적인 천재 소설가 그가 대담하게 써 내려간 젠더 바이너리 레즈비언 감수성의 문장은 대만 퀴어 문학과 LGBTQ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구묘진의 첫 소설인 [악어노트]는 아시아 최초의 동성혼 법제화 국가인 대만의 혼인평권운동을 촉발한 소설이자 미래적인 모던 클래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된 일인지 나의 내면 깊이에 자리한 원형도 여성에 관한 것이었다.p18

 

수령, 온주가, 프랑스식 빵집 문 옆의 하얀색 긴 벤치, 74번 버스, 연합고사, 문학개론.소설이라고 하지만 규모진의 대학시절 4년 동안의 일기다. 읽어 나가면서 그녀가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나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다. 그녀는 라즈로 불리기도 한다. 라즈(拉子 랍자) 소설 속 화자의 유일한 호칭이다. 탄탄이 앞잡이, 선동하는 사람, 리더 정도의 뜻으로 선배를 놀리듯 별명을 붙여 준 것이다. 라즈는 대만에서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을 뜻하는 은어로 쓰이게 될 정도로 중국어 문화권에 영향을 주었다.

 

라즈는 자신을 악어라고 표현한다. 소설에도 악어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왜 악어라고 하는지 궁금했다. 알에서 부화할 때 물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바뀌는 악어의 특성을 성 소수자의 정체성을 말한다. 그런 이유로 자신이 쓰는 일기를 악어 노트라고 썼을까. 전 국민이 모두 어디서나 내게 이렇게 말하겠지. 헤이, 친애하는 악어야, 안녕?

 

라즈는 수령에게 보내는 일기를 썼다. 스무살 생일 홀로 보내면서 죽으려고 했지만 죽질 못했어. 자신을 던져 버릴 수가 없었거든 유일한 한 사람, 네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달았지 내게는 오직 너하나뿐이었던 거야.

 

이렇게 생겨 먹은 것이 나란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보이는 한 여자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 사람의 환영이며, 이 환영은 그들의 범주에 든다. 하지만 나만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보면 그리스 신화 속의 반인반마 괴물이다. 놀랍게도 다른 한 여자가 이런 괴물 같은 나를 여전히 사랑하길 원하고 있다.p181

 

소설 형식의 일기는 소령, 몽생, 초광, 탄탄, 지유, 소범의 이야기로 채워간다. 몽생과 초광처럼 남자들의 커플도 있다. 라즈는 바다를 닮은 그의 눈에 빠져들어 잠들기를 원할 정도로 수령을 좋아했다. 수령이 말하길, 수령의 생일에 그 다른 이가 준 반지를 받았고, 그와 함께 살기로 했으며 함께 유학을 간 것이다. 다섯 살 연상의 소범은 가장 늦게 라즈의 삶으로 들어왔다. 소범은 구국단의 직원이었고, 밤에는 약혼자와 몇 몇 친구들과 만나고 매주 당직 시간마다 라즈는 그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소범은 유일하게 잠자리를 한 여자다. 이성애자와의 만남은 라즈가 상처를 받았을거 같다. 라즈가 사랑한 여인은 수령 한 사람 뿐이었다. 규모진은 유작인[몽마르트 유서]를 남기고 26세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니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동성애 혐오와 성별 이분법, 가부장제, 자본주의를 솔직하게 다룬 문학으로 평가 받았고, 1995년 대만 중국시보 문학상을 받은 작품 악어노트를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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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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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웃기다. 얼마나 말을 못하면 펭귄이 당신보다 나을까. 펭귄들은 자기 개성이 뚜렷한 펭귄, 아둔한 펭귄, 약삭빠른 펭귄,너그러운 펭귄, 이기적인 펭귄 아주 다양한 성격이 존재한다는 힌트를 얻어 저자 추스잉은 자기 개성이 무엇인지 몰라 자기 소개 하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제일 좋아하는 칭찬은 나라는 사람이 내가 쓴 글이나 내가 한 얘기와 똑같다는 말이다. 자기가 쓴 글이 바로 자신이고, 자기가 한 말이 곧 자신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은 한결 같은 사람이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성격이 같아라 그 말은 겉과 속이 같아야 된다는 말이 된다.

 

남들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쭈볏거리던 사람이었는데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었다. 남들 앞에서든 혼자 있을 때든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든 사적인 자리에서든, 생각할 때든 표현할 때든, 말할 때든 글을 쓸때든, 가족 앞에서든 낯선 사람 앞에서든, 나는 나여야 한다. 당연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p31)

 

말 잘하는 사람은 들을 줄 아는 사람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대화를 나누려면 그저 말을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경청, 신뢰를 쌓는 것이며, 경청할 수 있으려면 진심으로 사람과 대면하기를 좋아하고 낯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2장 모의 유엔 회의에서 배운 말하기 8가지 테크닉으로 말하기 전에 먼저 입장을 결정하라, 말하기 전에 절차를 이해하라, 말하기 전에 목적을 확실히 정하라, 토론은 토크쇼가 아니다, 말하기 전에 글로벌 에티켓을 몸에 익히라, 말해야 할 때 말하라,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말할 때는 천천히 말하라, 존중하라가 있다. 저자는 여덟 가지를 배우고 국제 의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문제 해결 능력, 리더가 아닌 협조자자 갖추어야 하는 인격과 자질이 무엇인지 남들 앞에서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내 신체중에서 제일 마음에 안드는 것은 목소리다. 특히 녹음을 해서 들을때는 왜 그리 싫은지 모른다. 자기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말의 내용과 말하는 방식이 싫어서인지, 자기 목소리가 싫어서인지를 알아야 한다. 저자도 자신의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녹음 엔지니어가 보수를 올려주면서 성우를 해보라고 하였다. 몇 번의 지적을 받고 제대로 된 녹음을 하게 되었다. 먼저 자기 목소리를 찾고 목소리와 나 자신의 관계가 일치해야 한다. 다소 어려운 말같이 들리기는 하지만 내 목소리가 좋아지려면 연습이 필요한거 같다.

 

말을 잘하는 진행자가 되는 것은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일이며, 여기에는 오직 한가지 비결밖에 없다. 바로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아주 중요한 말하기 능력이다. 그리고 강연을 할 때 PPT 없이 훌륭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짧은 강연 시간 동안 자신의 가장 진실하고 따뜻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고 PPT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강연 주제와 청중, 객관적인 환경, 사회적 분위기가 모두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오랫동안 매년 100회씩 강연을 했지만 똑같은 내용의 강연은 한 번도 없었고 달변의 연설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 번도 강연을 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중에게 관심을 기울이라.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람들에게 개념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 스스로 그 개념을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그들의 경험과 연결시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P145)

 

누구나 한번쯤 내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나는 언제쯤 내 생각을 똑바로 전 할수 있을까 있을 것이다. 저자의 다양한 노하우가 담긴 열 가지 소통법을 익혀서 말과 나 자신을 일치시켜 말하는 법을 배워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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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 오면
조광현 지음 / 북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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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스무 살의 봄에도 우리는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의 첫 실패를 겪은 스무 살 청춘들의 좌충우돌 방황기

 

나는 급히 자동차 키를 챙겨서 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나의 차는 방금 130km를 넘었고, 난 공항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민지를 붙잡고 꼭 고백을 할 것이다. 그래야 한다. 10여 년 전의 그 무기력함은 이제 없을 것이다.(p9)

 

성진, 진길, 석호, 용준, 동민, 명일, 건우. (강민철) 여덟 명은 고3 이다. 친구들은 서울에 있든 지방에 있든 대학에 합격을 했는데 나만 떨어졌다. 부모님은 친구들 다 붙을 때 니는 뭐했냐고 화를 냈다. 후기 대학에 등록을 하려고 마지막 원서를 들고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재수생이 되어 스스로 한심해 집 앞에서 울고 있는 주인공 민철에게 다가온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도 울고 있다. 담배를 하나 빌려 피우고는 앞집으로 들어간다.

 

재수학원에 등록을 하고 이름이 같은 김민철과 짝꿍이 되었다. 앞자리에 여자 둘이앉았는데 한 명은 집앞에서 울고 있던 여자였다. 이름은 신혜정 나와 동갑이다. 약간 쑥쓰러움을 잘 타는 민철이에 비해 혜정은 호탈한 성격에 얼굴도 예뻤다. 은주, 형식, 민지, 민철, 준기 다섯명은 친구가 되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같이 먹기도 하고 학원 마치고 간단하게 한잔을 하기도 하며 사계절을 지낸다. 혜정은 H대학 서양학과에 붙었지만 아버지가 반대하여 다시 재수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입시학원은 젊은 청춘들이 있는 곳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연애가 금지여서 걸리면 퇴강이었다. 은주 누나도 정호라는 학생의 음모에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기에 퇴출이 되었다. 일곱 명은 봄이 한창이던 어느 날 벚꽃 놀이를 갔다. 그곳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기를 바랐다. 주인공 민철은 혜정과 이웃사촌이어서 학원 등하교도 같이 하였다.

 

늦잠을 자서 학원을 가지 못하던 날 민철과 혜정은 월미도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각자의 집안 사정을 알게 되고 사이가 가까워진거 같지만 먼저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가슴앓이만 하고 있었다. 수능을 마치는 날 혜정에게 고백을 하려던 마음은 그녀에게 민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혜정과 크게 다투고 헤어진 날 그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주인공 민철은 죄책감에 학원 동기들을 만나지 않았다. 10년이 지나 형과 누나 친구들 모두 모인 자리에서 김민철은 말한다. 혜정이와 저녁에 통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민철이를 좋아하니까 수능 끝나면 고백을 하려고 했단다. 그런데 민철이가 민지를 좋아한다고 해서 접었다는 이야기. 그녀가 천호대교에 몸을 던지기 전에 삐삐에 예약 녹음을 해두었다. 민철이와 민지는 어울리니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나이를 불문하고 남녀관계는 아무도 모르는거 같다. 이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니 주인공 민철이 작가님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나이때 겪을 수 있는 이야기 같아 공감이 갔다. 해주고 싶은 말은 이제는 혜정이에 대해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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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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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는 나는 비밀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한다로 시작한다. 내 이야기를 저자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어느 대목에서는 나도 눈물이 났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있다.

 

상처의 맨얼굴과 대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다. 외로움과 절박함의 끝에 섰을 때, 자기 믿음이 채워지지 않고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상처를 들어내놓고 이야기를 하려면 외면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현재, 또는 과거에 내가 힘들었다고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 일을 해결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것만으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저자는 7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여 아빠와 살았다. 책에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담담히 말한다. 알콜중독중 아버지는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고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몇 번을 되풀이하며 새 엄마에게 맡기고 도망치고 싶었다. 아빠와 술의 관계는 언제부터였을까 길거리 장사를 시작하면서 맨정신에 노점상을 꾸릴 수 없어서 술을 마셨다. 장사가 안되서 한컵, 살이 떨리는 추위를 이기려고 한컵 이유를 붙여가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빠가 이렇게 죽으면 편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나쁜 것 아빠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며누가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린 듯 했다고 이후 아빠가 돌아가신 후 심리상담을 시작했을 때, 상담사는 말한다. “당연히 그럴 수 있지요. 당신은 부모를 미워해도 되지요, 누구나 그렇죠.” 하나의 실타래로 받아들이자 안심이 되었다. 미워할 수 없으면 사랑할 수도 없다. 그렇다 미운정도 관심이 있어야 생긴다.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사랑받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런 것이 있다는 것도 잘 모른다. 마음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옛일을 회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오늘 일어난 소소한 행복을 거두기보다는 한때 누렸던 전성기를 그리워한다.

 

저자는 심리코칭으로 만난 사람들 사례를 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글을 쓰려면 자신 내면의 글을 쓰라고 하더니 그런게 맞는 거 같다. 나에 대해 지독하게 파고드는 일은 고독했다. 사람들의 시선에 반응하던 사람이 내면의 신호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은데 글을 쓰고, 산책을 하고,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혼자가 익숙한 환경이 힘을 발휘했다.

 

이 책에서는 낳은정보다 키운정이 크다는 것을 실감한다. 친엄마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30년 동안 새엄마에서 헌엄마가 되어버린, 지금은 내 새끼들을 보느라 폭삭 늙어보린 엄마 생각이 났다. 새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생모를 친엄마라고 부른다. 술주정뱅이 아빠 옆에서 자신을 친딸처럼 키워준 은혜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의 진솔한 성장 과정을 생생히 담아 내면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당신이 상처보다 더 큰 사람이다당신이 책임져야 할 시간은 그때 그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다. 상처 때문에 더 멀리 나가지 못할 때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할 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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