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할머니가 된 캐티는 열세 살이 되면서 전쟁 기사를 읽고 부상자들에 대해 생각했고 아빠처럼 의사가 되고 싶었다. 마을 어귀에는 어사일럼이라는 석조 건물이 서 있었다. 어사일럼(정신병자. 고아. 노인 등을 수용하는 보호시설) 이 소설은 어린 시절에 새끼고양이를 주고 내(캐티)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제이콥 스톨츠 소년의 이야기다.

 

영화 <더 기버:기억 전달자>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진 로이스 로리는 1911. 작가의 먼 친척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소설을 시작했다. 소년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신적 충격을 경험했거나 혼이 난, 상처받은 아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제이콥을 탄생시켰다.

 

옆집에 살고 있는 오스틴의 아빠 비숍 씨는 변호사였지만 헛간에서 망치질, 톱질을 하며 보냈다. 증기기관 바퀴, 움직이고 시끄러운 것을 좋아했다. 아빠와 함께 새 가정부 페기 스톨츠를 데리러 가는 중이다.

 

가정부들은 입 하나를 덜기 위해 대가족을 떠나오는데, 주로 가을걷이를 돕고 난 늦가을에 농장에서 왔다. 가정부들은 다락방에서 살며 빨래와 집안일을 하고, 아기가 생긴 엄마들을 도왔다. 그들은 추운방과 고된 일에 익숙했다.p27

 

나는 입하나 던다는 구절에서 친정 엄마가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페기의 동생 제이콥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어 말을 하지 않는다. 페기의 언니 넬은 옆집 비숍 씨네 가정부로 들어왔다. 두 살 된 로라가 있기 때문이다. 비숍 씨 가족은 마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샀다. 자동차는 900달러였다.

 

페기의 집 스톨츠네 처음 전화를 장만하여 익숙하지 않았다. 전화벨을 세야 했다. 네 번 길게 울리고 두 번 짧게 울리면 전화를 받아야 했다. 한번에 세 번이야 누구네라고 말한다. 캐티의 여덟 번째 생일이 막 지났을 때, 제분소 인부 중 하나가 기계에 손을 베어서 아빠가 치료를 해주었는데 그곳에 왕진을 가는 중이다. 제이콥을 만났다. 소년은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털모자를 쓰고 다닌다. 리듬에 맞춰 슈우우다, 슈우우다, 슈우우다.”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모자란다 정상이 아니다 놀리지만 아빠는 제이콥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다가가는 방법을 안다고 알려준다.

 

엄마는 스톨츠 자매 중 넬은 일은 잘하지만 경박한 면이 있어 조용한 페기가 온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페기와 함께 페기의 집을 다녀오게 되었다. 제이콥은 그의 아빠와 우유를 짜고 있었다. 이번에는 슈우우다가 아닌 슉, 슉 소리를 반복했다. 하얀 개는 제이콥을 따라 다닌다. 녀석의 엄마가 새끼를 낳다가 죽었고 다른 강아지들도 죽었지만 한 마리는 제이콥이 헛간에 숨겨 두고 소젖을 먹여서 살렸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루에 열 번은 그렇게 해야 했을 거라고 페기가 말을 한다. 캐티는 제이콥이 듣는지 안 듣는지 모르지만 항상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우정을 키워간다.

 

평소 갖고 싶던 새끼 고양이를 제이콥이 생일 선물로 주었다. 제이콥 스톨츠는 늘 털모자를 쓰고 있죠? 물으니 아빠는 자신을 숨기고 싶거나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콥은 어떤 비극적인 사건에 연루되고, 진실은 침묵 속에 영영 갇혀 버린 채, 그날 밤 이후 캐티는 제이콥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침묵에 갇힌 소년> 결말은 충격적이지만 장애인을 대하는 캐티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사람들이 제이콥을 데려갈 때 내가 소리쳤다.

아빠, 제이콥 모자는 벗기지 않게 해 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렘을 팝니다 - 왠지 모르게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비밀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영 전략가의 눈으로 분석한 도쿄 21개 공간이야기

  

  

 

저자는 2017년 팩토리8 연구소를 열고 초겨울부터 도쿄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다라는 23일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국내 경영자들과 도쿄 여행을 하면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20차례 이상 수백명의 CEO들과 도쿄의 핫스폿을 직접 찾아서 탐방하고 현지 경영자와 미팅을 가졌다. 고객에게 설렘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어디서 그런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21개 공간을 모았다.

 

설렘.

사전적 의미로는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 또는 그런느낌을 말합니다. 연인을 만나기 100미터 전 설렘이 찾아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여행을 앞둔 밤이면 마음이 설렙니다. 꼭 갖고 싶었던 물건이 담긴 상자의 포장을 뜯는 순간 설렙니다. 이런 마음이 들면 이성적인 체크리스트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버립니다.P6

 

사람들은 맛집을 많이 찾아다니고 음식이 나오면 SNS에 포스팅을 하기 위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음식점이라면 맛도 있고 보기도 좋고 인테리어가 멋지면 입소문을 내고 다시 한번 찾고 싶어진다.

 

 

 

신에히메는 수도꼭지를 돌리면 밀감 주스가 나오는데 세 가지의 맛이 다 다르다. 요샛말로 인싸라면 SNS에 올리기도 한다. 페이스북이 탄생한 게 2004년인데 세스 고딘은 이미 SNS 시대의 도래를 예견한 듯하다. 만약에 서문을 썼다면 끝 부분에 두 문장이 추가되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겠죠. SNS에 올리겠죠.” 아마도 그렇겠지 후후 여기까지 읽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사카나바카는 카페 같은 생선가게다. 소상공인과 어부를 직접 연결한 플랫폼을 만들어 우오포치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좌판에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생선도 있고, 가격 경쟁력은 소문대로 막강하지만 마트나 백화점에 비해 저렴하다.

 

 

 

소개한 공간 중 제일 인상적이고 좋았던 것은 미래식당이다. 좌석이 열두 개인 조그마한 식당이다. 주인 혼자 운영하는데 알바생을 뽑는다. 도쿄의 최저시급은 985엔인데 50분간 일하면 알바비 대신 900엔짜리 식권을 한 장 준다. 아무도 여기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거 같은데 알바생 구성은 직장인부터 취업준비생, 학생, 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주부 등 다양하다. 한 끼 식권에 담긴 철학이 있다. 한끼 식권은 내가 쓸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있다. 양도하려면 절차 없이 식당에 있는 메모장에 식권을 붙여놓기만 하면 된다. 한 끼 식사가 어려운 이들이 식권을 떼어 내밀면 돈을 내는 손님과 동일하게 식사를 제공한다. 아무리 선행이라지만 돈을 벌어야 유지가 되는데 미래식당은 점심시간에 최고 10회전을 한다고 한다. 단일 메뉴로 반찬과 국 그때 그때 다르지만 느긋하게 식사는 하지 않고 전속력으로먹고 자리를 비워준다.

 

과일가게 센비키야에서 멜론 한 통에 3만 엔을 받는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비쌀까 한번쯤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저자가 과일가게를 방문했을 때 언제 드실 건가요 물었다. 멜론은 오늘부터 사흘 뒤에 먹어야 최적의 맛을 내는데 여행객이면 걱정되어 묻는 것이다. 바로 먹으면 3만 엔의 값어치를 못 느낀다는 이유다. 센비키야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교육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과일은 며칠 후에 먹는 것이 최적인지를 고객에게 반드시 이야기하도록 종업원을 교육시키고 실제 맛을 느끼게끔 비싼 과일을 수시로 먹게 한다.

 

 

 

책을 읽으니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저자의 바램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식당, 카페, 먹거리 매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직장생활로 바쁜 미혼여성을 핵심 고객으로 설정한 곳이 많다. 답은 현장에 있다. 직접 보고 배우라는 뜻이기도 하다.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있거나 예비창업자,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튜브에 올린 영상 <왕따였던 어른들Stop Bullying>은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어른으로 커버린 10명이 모여 각자의 경험담을 털어 놓는 방식의 영상물이다.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고작 20여 분이지만 실제 인터뷰하고 서로 이야기 나눈 시간은 장장 5시간이 넘었다. 그들을 인터뷰한 최윤제PD 역시 왕따였다고 한다. 인터뷰 영상 전문을 엮어 책이 나왔다. 책을 읽다 보면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다. 분명 그들의 이야기인데 어느새 나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생했어. 버텨 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건네주면 좋겠다.

 

책의 구성은 여자반, 남자반, 방과 후로 되어 있다. 출연자의 요청에 따라 일부는 본명, 일부는 가명을 쓰고 영상물을 보면 가면도 쓰고 나왔다. 남학생이 책을 던지고 책상을 엎어 버리면서 쪽팔려 게임이었어 라고 하며 선생님은 심하게 놀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방관자가 되어 버린다. 초등 저학년까지 친구가 많았는데 원인 불명 청력 손실진단을 받고 보청기를 끼게 되었던 학생은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청각 장애가 있다고 하니 귀머거리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다른 친구로 오해를 하여 한쪽으로 데려가 빰을 맞아서 보청기가 떨어져 울어버린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을 했다는 가족사 이야기를 친구에게 말했는데 모르는 친구가 없었고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 이름을 갖다 부치며 왕따를 시킨다. 왕따들이 두 번 왕따가 되는 시간은 점심 시간이다.아무도 같이 먹으려고 안하니 굶는 것은 다반사였다. 알콜 중독자인 엄마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고 학교 폭력에 시달려도 보호해줄 사람이 없어 혼자 해결해야 했다.

    

 

 

 

언어도 좀 그래요. “쟤 내 인사 받아 줬어. 착한 일진이야.” “쟤는 나 안 때렸어. 되게 좋은 일진이야.” “쟤는 일진인데 성격은 착해.” ‘착한 일진’ ‘좋은 일진이 어디에 있어요? 일진이면 그냥 일진인 거고, 좋은 애면 좋은 애지.p110

 

아버지가 목사인 학생에게 진짜 하나님이 있다면 저 건물을 새 건물로 바꿔 달라고 해 봐. 너의 아버지 목사님이니까 기도하면 다 들어줄 거 아냐.”어린 아이들이 저런 말을 하나 싶게 깜짝 놀랄때가 많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니 죽으려고 해도 안 죽어지더라. 좋은 친구도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학교에서는 모른체 하고 밖에서 친하게 지냈다. 일명 공명 놀이라고 명명하고는 저를 세워 놓고 때려서 넘어뜨리기를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반복했다. 한번은 쟤를 때릴 테니 구경하고 싶은 사람은 어디로 와라 한적도 있다. 여자아이가 , 재미없게 맞기만 하네.” 하던 말이 기억이 난다.(p184) 주위 아이들은 당하는 폭력에 철저하게 무관심했고 애써 무시하려 했다.

 

7교시에는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 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였다. ‘왕따였던 어른들의 기억을 공유해 달라는 설문 조사에 응하게 됐고, 영상에까지 출연하게 되었던 인터뷰어들은 힘들었지만 감추어야만 했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마음 한편이 후련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들을 조금이나마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괴롭고 힘들다고, 살려달라고 누군가에게 말해 주라고 당부한다.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타인 앞에서 말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이창미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슴에 팍! 시가 박혔으면 한다. 가을이 아니더라도 시를 읽으면 좋은 이유는 추리소설이나 무거운 주제의 책을 읽었을 때, 책이 읽기 싫을 때 시집 한 권 손에 들으면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시집 시인의 말에도 쓰여 있다. 시 한 구절마다 캘리그라피로 꾸며져 보는 재미도 있다. 표지도 예쁘게 나와서 선물하기도 좋은 시집이다.

 

이 시집 구성은 7장으로 되어 있다. 그리움 슬픔 이별이 비가 되어, 바람에 흔들려 꽃은 피고 지고,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사랑표현만 다를 뿐, 달님과 별을 세고, 행복 속에 핀 영혼, 인연의 꽃 이렇게 소제목만 봐도 읽어 보고 싶게 만든다. 어느 해는 시집을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올해처럼 많이 읽은 적은 없을 것이다. 마음이 허전해도 비워진 대로 그리워하자. 비는 내리면서 온갖 그리움과 슬픔을 데리고 오는지 모르겠다. 나이만큼 세월의 마음을 먹는다.

 

 

 

손 편지

 

아련한 그리움 솟게 하는 손편지

 

편지 한번 받아보기 힘든 지금

점점 악필이 되는 젊은 영혼들

            ---

두성에서 마음까지 전달되던 사랑 전파음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p72

    

    

 

잘 될 수밖에 없다

 

한다 한다 하면

하게 되더라

 

된다 된다 하면

되게 되더라

 

잘 된다 잘 된다 하면

더 잘 되더라 p125

 

아픔은 내가 버틸 수 있는 만큼 오고 간다. 제일 싫은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잘 견뎌보라고 위로의 말로 받아 들인다. 어색하고, 부끄럽고, 자꾸 들어도 좋은 말은 사랑해라는 말이다. 할 말 보다 쓸 말이 더 많다. 그래서 글을 써야 하나보다. 이 시집을 읽을 때 공감 가는 내용이 정말 많다. 별처럼 반짝이던 내 꿈들은 그 수많은 별들은 어디에 있을까처럼 내 꿈은 뭐였을까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징비록 -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오늘에 되새기는 임진왜란 통한의 기록 한국고전 기록문학 시리즈 1
류성룡 지음, 오세진 외 역해 / 홍익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류성룡의 <징비록>은 조선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널리 읽혔다. 일본에서 1695년 교토에서 <조선징비록>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되었다. 우리가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다니 아이러니 하다. <징비록>은 역사의 통절한 실패를 경험한 옛 사람이 실패를 후손들이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책이다. 책 사이에 [깊이 읽기]가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일본국 사신이 가져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국서 내용이 거만했던 이유를 몰랐다. 일본의 정세에 어두웠던 조선의 가장 큰 실수였다. 일본에 파견되었다 돌아온 통신사들의 보고도 엇갈렸다. 황윤길은 일본이 쳐들어올 것이라고 보고했고, 김성일은 그런 정세를 보지 못했다라고 보고한 것이다.

 

<징비록>에서 가장 많이 묘사되는 장면은 도망가는 사람들 장면이다. 임금이 한양을 버리고, 대신들이 임금을 버리고, 고을의 장수들이 성을 버리고, 백성들이 나라를 버리고 적의 무리가 되는 등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적었다. 류성룡은 임진왜란 중에 겪은 일들이 이후에도 충분히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 가지 가운데 한 가지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국 적에게 패하고 만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을 하였고 더 이상 싸울 일이 없었던 일본군은 칼을 버리고 낫과 호미를 잡아야 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그들의 불만은 조선을 침략해 도자기 같은 전리품을 거두고 포로를 노비로 삼는 데에 보상받을 수 있었다.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 ‘사람 사냥 전쟁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포로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의 포로 송환 노력과 각자 탈출 노력 등이 합쳐져 조선으로 돌아온 사람은 6.000명 정도였다. 비격진천뢰가 성안으로 들어가 객사 뜰 안에 떨어지니 무엇인지 모르는 왜병들은 앞다투어 모여들어 구경하고 이리저리 굴려보며 유심히 살폈다. 화약이 폭발하여 천지가 울리는 소리가 나고 쇳조각이 별처럼 부서져 흩어지니 조각에 맞아 즉사한 사람이 30여 명이었다. 적은 깜짝 놀랐고 그것의 원리를 알지 못하니 신기하게만 생각하였다.

 

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한양을 떠난 430일부터 평양을 거쳐 623일 의주에 이르기까지, 두 달 남짓의 피난길은 궁핍하였고 절망적이었으며, 대신들은 전쟁 발발과 전쟁 중 대처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p91

 

역사적으로 확인되는 친분 관계는 류성룡과 이순신의 관계뿐이다. 임진왜란 중 이순신의 활약은 자신의 천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가진다. <선조실록>에도 말단직, 좌천과 백의종군을 오가던 이순신을 자신이 조산보 만호로 천거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백의종군 중 이순신은 칠천량 전투 패전 소식을 듣고 통곡하였다. 아끼던 부하의 죽음 등 임금의 오판에 대한 원망이 밀려 오지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나이다라고 말하고 결사 항전하여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명량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할 수 있었다.

 

 

이순신이 시마즈의 군대를 크게 격파하고 적의 배 200여 척을 불태웠으며, 수많은 왜군을 죽이거나 사로잡았다. 그때 날아오는 총알이 이순신의 가슴을 뚫고 등 뒤로 나가니 사람들이 그를 부축하여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이순신이 말하였다. “전투가 급박하니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 그러고 숨을 거두었다. 명나라 진린 장수가 적에게 포유당하자 이완이 구원하여 적들이 달아났다. 자기를 구원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가 이순신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진린은 가심을 치며 크게 통곡하였고, 온 군대가 모두 통곡하니 그 소리가 바다를 흔들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적개심만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징비록>은 아픈 역사의 교훈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역사의 기록으로서 더욱 가치 있는 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