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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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신경정신과 의사 이시형과 심리상담가인 박상미가 한국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가장 효과적 상담기법인 의미치료를 실생활에서 매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과 가족, 타인의 마음 관리에 의미치료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 셀프 치유 안내서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수기인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몇 년 전에 읽고 감명을 받았다. 심리학 책을 읽으면 공감하는 부분에서 눈물이 나는데, 이 책이 올해 만난 책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이시형 박사가 프랭클의 의미치료를 만난 것은 대학 시절 고서점에서 만난 [죽음의 수용소에서]였고, 예일 대학 박사후과정을 밟으면서였다. 그 당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중심이었다. 영문으로 번역된 몇 권을 찾아 읽었고 많은 감명을 받았으며 실제로 카운슬러 업무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심리상담가 박상미는 대학 입학 후 외로움 가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으로 우울함이 심해졌을 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며 삶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고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인생의 중요한 멘토 두 사람은 빅터 프랭클과 이시형 박사님이라고 하였다.

 

의미치료인 로고테라피는 로고스에서 유래되었다. 로고스란 모든 걸 지배하는 우주의 힘, 사랑의 힘이라고 한다. 하찮은 꽃 한 송이도 전 우주가 참여한 위대한 존재인데 인간도 예외일 수 없다. 누구든지 자신이 우주적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된다. 프랭클 의미치료의 주제는 시련과 사랑이다.

 

프랭클은 자기 초월의 경지를 암시하고 있다. 의식이 부족하면 예의를 모른다고 하지만, 인간다움은 의식이 부족할 때 생기고 극한의 경험을 함으로써 자기 인생이 성숙해졌다는 걸 고백하고 있다. 희망은 외부에 있는 게 아니고 내 속에 있다. 인간은 풍요로워지면 당연 심리에 빠져 감사를 모르는 저질의 품성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의미 있는 삶을 기원하는데 가치를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눈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의 창조가치,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의 체험가치,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의 태도가치다.

 

프랭클이 중요시하는 것이 초월이다. 자기를 확립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위한 일을 하고자 사회나 집단에 공헌하는 일이다. 신경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의 성격은 모든 면에서 완벽하려고 한다. 애매한 것, 잠정적인 건 용납 못한다. 살아가는 기본자세를 충고하면서 자신의 결점이 있나 없나, 불안이나 공포를 갖느냐 어떠냐가 아니고, 거기에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 태도가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책에는 의미치료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었다.

 

니체의 말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처럼 과거의 고통이 미래의 거름이 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 삶의 의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며, 손상되지 않는다. 구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을 뿐, 그 구름을 거두어주는 것이 바로 로고 힌트이다.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면 바로 그 중상이 나타난다는 예기 불안이 나오는데 역설지향기법이 도움이 된다. “오늘 내가 얼마나 심하게 말을 더듬고, 얼굴은 새빨간 홍당무가 되는지 보여주겠어!” 단 하루 만에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사람도 있다.

 

강제수용소 안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남은 빵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적극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나에게 창조적인 일을 통해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한 것도 없는데, 또 하루가 지나갔어! 허무한 감정이 나를 지배한다면 세 가지를 시작해보자. 감사일기와 칭찬일기를 쓰자, 봉사활동을 시작하자, 미래에 대한 기대를 써보자.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의 핵심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타고난 성질은 변하기 힘든 것일까. 하지만 모든 사람은 얼마든지 좋게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를 초월한 사람들 소 신부님, 이태석 신부님, 전태일, 섀넌 두나 하이트 등 진정한 자아실현, 자기 초월이 무엇인지 보여준 삶이었다. 무엇 때문에 내가 태어났을까요?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찾았습니까? 나를 살리고 타인을 살리는 이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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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들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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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이야기는 시녀오브프레드가 암흑인지 빛인지 모를 곳으로 끌려 가듯 차에 오르며 끝나서 궁금했었다. [증언들]은 세 명의 각기 다른 여성의 녹취록과 수기를 통해 길리어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길리어드의 부패한 권력자들의 민낯을 드러내는가 하면 아주머니계급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부터 대립과 모략 등을 상세히 기술한다.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으로 아찔하다.

 

리디아 아줌마는 아르두아 홀 도서관에서 수기를 쓴다. ‘아주머니들의 대표자인 리디아는 전직 판사였다. 군홧발에 차이며 모든 권한을 빼앗기고 탱크탱크에 갇혀 고문과 심리적 압박을 견디며 아주머니에 올라섰다. 아주머니들에게 예의범절을 혹독하게 교육시킨다. 동상을 세울 정도로 공을 세웠다고 소설 첫 문장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코노 가족 출신의 여자애들은 항상 똑같은 옷을 입었다. 십자수나 크로셰 뜨개질도 배우지 않고 평범한 바느질과 종이꽃 만들기 같은 잡일만 배웠다. 예쁘지 않아도 사령관과 결혼하도록 선선택 되었다. 성안에 작은 여자애들이 많이 갇혀 있었는데 타비사에게 입양이 된 아그네스다.

 

캐나다 소녀 데이즈의 부모님 닐과 멜라니는 클로즈 하운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가게에 드나들던 부류 중 노숙자 같은 조지와 에이다가 있다. 그녀는 자선단체에 보낼 옷을 받아 갔다. 길리어드를 위해 하느님의 일을 하는 선교사라고 하는 진주소녀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둘씩 짝을 지어서 나타났다.

 

[시녀 이야기]로부터 15년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증언들][시녀이야기]에서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와 함께 길리어드 정권의 몰락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증언들을 집필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데이지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길리어드 시위에 참석한다. 모든 길리어드 아기들은 아기 니콜이다. 구호를 외치며 플래카드를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탄 자동차가 폭탄 테러로 폭발하고 위험에 노출 되었다며 카니본으로 데리고 왔다. 돌아가신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에이다를 통해 알게 된다. 뉴스에서 봤고 학교에서 배웠던 길리어드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붉은 옷을 입은 시녀와 대비되는 녹색옷은 결혼을 앞둔 소녀의 복장으로 아그네스는 팔려가듯 늙고 탐욕스러운 저드 사령관에게 결혼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비밀경찰 의 지휘관인 저드 사령관의 부인들은 아파 죽거나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리디아 아주머니가 찾아오고,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귀뜸해 준다.

 

치과의사는 베카의 아버지였고, 중년인 그로브 박사였다. 치과 진료를 해주며 아그네스에게 성추행을 하였다. 베카나 아그네스가 결혼에 반감을 가지게 된 이유가 되었다. 어린 소녀들의 증언은 효력이 없었고, 사령관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고, 훌륭한 치과의사였고, 길리어드라는 신세계에서 그들의 죄는 용서받았다. 훗날 아주머니의 선동으로 그로브는 참여 처형되었다. 이런 결과는 길리어드에 대한 투쟁이기도 하였다.

 

아그네스를 결혼 시키려는 새 엄마 폴라의 음모를 알게 되었고, 데이지는 진주 소녀를 유인해서 길리어드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리디아 아주머니는 길리어드에 이혼이 없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데이지가 본 길리어드는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위태하였다. 시녀들에게 갈가리 찢겨 죽는 남자도 있었다. 시녀를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어머니도 그랬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증언들에서 오브프레드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다.

 

표준적으로 나오는 문제는 정해진 레퍼토리가 있었다. 싸우는 아내들, 반항하는 딸들, 제안받은 아내의 선택지에 불만이 있는 사령관들, 도망간 시녀들, 잘못된 출산, 간헐적인 강간, 이건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대로 엄하게 처벌한다. 이코노계급에서는 질투의 격노에 휩쓸려 칼을 휘두르는 경우가 있지만 특권층에서 남자와 남자 사이의 살인은 은유적이다. 등에 칼을 꽂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탈출한 아그네스와 데이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베카의 선택은 참 안타까웠다.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남긴 리디아의 원고는 뉴먼 추기경의 책에 끼어 넣어 책장에 꽂아 있었다. 2197년 길리어드 연구 13차 심포지엄이 열렸다. ‘리디아라는 인물은 메이데이 위장 요원이 작성한 서너 건의 보고서에서 무자비하고 교활한 사람으로 언급되었다. 가상의 미국 정권을 무대로 성과 권력의 어두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시녀이야기, 증언들을 읽어보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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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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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지니아 울프 이름은 어디서 많이 봤을 뿐 그녀의 책은 읽어봤는지 기억이 없다. 백 년 전 태어났지만 현대의 여성으로 살아갔다. 버지니아 울프는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의 선구자라 불린다. 페미니스트의 고전이자 페미니스트의 작가로서 울프의 평판을 영원히 굳힌 에세이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죽음, 연보를 함께 수록해 작가와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6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에세이지만 소설처럼 읽힌다. 여자가 픽션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긴 휴가 동안 옥스브리지를 방문한 것에 대해 쓴 어떤 옛날 에세이가 문득 떠오르고, 저자와 램은 마음이 제일 잘 맞는 사람 중 하나이다. 윌리엄 새커리 또한 성스럽게 생각한다.

 

픽션은 반드시 사실에 충실해야 하고, 그 사실들이 더 진실할수록 더 나은 픽션이 된다고 한다. 인간이란 틀은 마음과 몸과 두뇌가 모두 함께 섞여 형성되는 것인데, 앞으로 백만 년이 더 흐른대도 이것들이 분리된 칸에 담기지 않으리란 건 확실한 만큼, 훌륭한 저녁 식사는 좋은 대화를 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해마다 일하면서 1년에 2천 파운드를 모으기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되고, 우리 어머니들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아무 재사도 남기지 않은 걸까요? 묻는다. 메리 시턴과 그녀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자신들과 같은 성이 사용하라는 용도로 연구비와 강좌 기금과 상금들과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들의 아버지 아버지 이전의 할아버지들처럼 돈을 버는 위대한 기술만 배웠더라면 우리는 여기서 따로 새와 와인 한 병을 시작으로 만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숙모님은 평생토록 매년 500파운드를 받을 수 있는 유산을 남겼다. 1918년 이전의 여자들이 할 수 있었던 주요 직업으로 노부인들한테 책을 읽어 주고, 조화를 만들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한테 알파벳을 가르치며 돈을 벌었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남자들에 의해 쓰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여성들에 관한 책을 쓰며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의 삶을 그려 보느라 마음이 산만해진다고 하였다. 그 반면 왜 여자들은 가난한가? 어떤 야만인들은 여자들에게 영혼이란 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여자들한텐 결코 30분의 시간도 없다. 자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도 없이 망가진 마음은 무엇으로 치유받을 수 있을까?

 

과거의 여성의 지위에 대해 언급하였다. 작품 속 여인들이나 작품의 회고록에 나오는 여인들의 인격과 개성이 결여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교수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저자는 서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여성이 조용하고 방음이 잘 되는 방은 고사하고 자기 방을 갖는다는 게 부유하거나 신분이 높은 게 아니면 19세기 초반은 불가능한 것이라 하였다.

 

여자들은 아테네 노예의 아들보다도 못한 지적 자유를 누렸다. 따라서 시를 쓸 줄도, 쓸 기회 조차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여자들은 읽기를 좋아하는데 저자도 책을 잔뜩 쌓아 놓고 읽는 걸 좋아한다. 여성들에게 돈을 벌고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리얼리티가 있는 활기 있는 삶을 살라고 한다. 당당해지고 정신적으로 더욱 깊어져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남편 레너드에게 편지를 남겼다. 우울증으로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지만 당신은 가장 커다란 행복을 주었다고 하였다. 버지니아 울프가 오래 살았더라면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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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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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를 시작으로 세 번째 이야기다. 이야기 무대는 쇼팽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하는 클래식 본고장 폴란드의 바르샤바다. 주인공은 폴란드인 열여덟 살 얀 스테판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음악원 교수로 일하는 아빠 비톨트와 3대째부터 모두 스테판스 가문이 배출한 음악가들이라 집안의 명성을 이어야 하는 부담감에 사로잡힌다. 얀의 타고난 재능과 환경, 아버지의 계획으로 국내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음악원에 조기 입학하자 얀은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아담 카민스키는 얀이 열 살때부터 작년까지 가르쳐왔던 피아노 선생님이다. 음악원 학장으로 취임하고 가르칠 시간이 나지 않았다. 콩쿠르 경쟁자들 중 다 일본인으로 한 명은 시력을 잃은 천재 피아니스트라 불리는 사카키바 류헤이, 한 명은 대회 최연장자 참가자인 미사키 요스케라고 하였다.

 

대통령 부부 이하 정부 관계자 및 군 간부를 포함한 96명을 태운 제트기는 나무에 충돌한 뒤 추락 전원 사망했다. 폴란드 국가 경찰은 알카에다의 파괴 공작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 직후 바르샤바 시가지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경찰은 대통령 전용기 추락 사고와 동일범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놈의 별명은 피아니스트였다.

 

  

  

 

콩쿠르 공연장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열 손가락이 잘린 경찰 피오트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토카레프의 방아쇠를 당긴 감촉을 떠올리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총알이 상대 가슴에 꽂히는 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피아니스트의 독백이 섬뜩하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사카키바여서 폴란드어를 할 줄 아는 마사키가 통역을 맡았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냄새를 맡고 살해당한 것을 알았다. 일본에서 임시 강사를 했던 미사키와 카민스키의 말투를 두고 얀은 선생님이라는 족속들은 어디든 비숫한 듯하다.

 

심사위원장인 카민스키의 성명문이 발표된 후 쇼팽 콩쿠르는 음악 축제라는 기존의 성격에 정치적인 색이 덧씌워졌다. 즉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테러에 대한 저항 운동이 된 것이다. 얀은 미사키의 연주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카키바의 연주를 들었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부드럽고 애처로운 멜로디는, 순식간에 끝났다. 억지로 잘려 나간 것 같은 마무리 뒤에는 통증이 남는다.

 

얀은 미사키가 연습하는 도중 돌발성 난청을 앓고 있어 갑작스러운 현기증과 청각 이상 증상을 겪는 것을 목격한다.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끝까지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영혼, 완고할 정도의 투지를 감탄하고 있다. 쇼팽 콩쿠르 결선 바로 전날 형사와 일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며 공원에서 놀고 있던 마리라는 소녀가 얀과 미사키가 보는 앞에서 희생되었다. 이번 테러리스트 수법은 지금까지 수법 중 가장 악랄했다.

 

   

 

 

파키스탄 국경에서 해럴드는 동생 에드워드가 출전하기도 한 콩쿠르 중계방송을 시청하다 동양인이 치는 녹턴에 빠져들었다. 6백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페이브로의 확성기를 통해 녹턴이 흘러 나왔다. 그 결과 인질들을 태운 버스 두 대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기록을 안겨주었다. 전쟁터에서 총성이 끊긴 시간은 대략 5, 인질이 탈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TV 화면에서 대통령의 음성이 들린다. 전쟁터에서 미사키 요스케 연주를 듣고 파키스탄 시민 스물네 명이 탈레반의 인질에서 구출된 것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적군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는 음악의 힘은 대단하다. 음악 묘사가 풍부한 [언제까지나 쇼팽]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편이 있다면 언제 나올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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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 환상적 모험을 통한 신랄한 풍자소설, 책 읽어드립니다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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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조너선 스위프트/김문성/스타북스

 

이 책은 저자가 감옥에 갇힐 각오로 오염된 인간의 이면을 신랄한 비판과 독설로 펼쳐낸 풍자소설로 18세기 영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걸리버 여행기]는 우리나라에서 소인국, 거인국만 주로 소개되면서 동화로 많이 알려져 아동소설로 분류되어 왔지만, 18세기 영국의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성인용 대작으로 영국에서 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걸리버의 다양한 모험세계를 흥미롭게 그린 이 책은 1부 소인국인 릴리퍼트 기행, 2부 거인국인 브롭딩낵 기행, 3부 하늘을 나는 섬, 4부 말들의 나라 기행 등을 담고 있다. 1부와 2부 소인국, 거인국은 동화로 많이 알려진 어린이 책으로 인식되게 해준다. 3부와 4부는 비판적 풍자가 절정을 이룬다.

 

선상 의사였던 걸리버는 남태평양으로 떠나는 선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169954일 브리스톨을 떠났다. 동인도로 가던 중에 거센 폭풍우를 만나게 되었다. 눈을 떴을 때 온몸이 단단히 묶여 있었다. 활을 들고 화살통을 멘 15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사람들의 나라였다. 소인국은 구두 굽이 높은 굽과 낮은 굽으로 당파가 갈라진다. 이는 영국의 토리당과 휘그당을 풍자했다고 한다. 달걀을 어느 쪽으로 깨는지에 따라 파벌 싸움이 일어나고 쩨쩨한 군주를 비꼬기도 한다. 걸리버가 위기에 있을 때마다 항상 배나 보트를 만나는 것이 신기하다.

 

 

 

거인국에서는 보리가 12미터 가까이 자라나 있고, 2미터나 되는 꼭대기에 6미터도 넘는 거대한 돌이 놓여 있어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다. 농부는 걸리버를 데리고 하루에 열 번씩 공연을 했고, 사람들은 놀라워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왕비가 후한 값을 치러 왕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국왕은 철학과 수학에 조예가 깊었는데 걸리버를 훌륭한 기술자가 만든 태엽인형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학자는 걸리버가 태아이거나 낙태한 아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작은 눈으로 보는 거인국 세상은 추하게 보인다. “왕비는 농부 열두 명이 한 끼로 먹을 양을 한 입에 넣곤 했다. 그 모습이 이따금 역겨워 보였다.”(p133)

 

걸리버는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난 사람 앞에서 명예를 지키려 애쓰는 일이 얼마나 한심한 짓인지 깨달았다. 지난 세기 동안 영국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듣고 국왕은 경악했다.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의 연속이며 탐욕, 편파, 위선, 불신, 잔인, 분노, 광기, 증오, 질투, 욕망, 악의, 야심이 빚어낸 최악의 결과라고 평했다.

 

 

 

하늘을 나는 섬의 라퓨타 사람들은 생김새, 차림새, 얼굴까지 이상하다. 모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한쪽 눈은 안쪽을, 다른쪽 눈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음악이나 수학에 관심이 있어 어떤 문제에 빠지면 주변 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섬의 여성들은 남편을 나두고 외간 남자를 찾는다. 아내가 바람이 나도 남편은 연구에 몰두한다는 뜻이다. 배설물을 다시 음식으로 만드는 일, 오이에서 햇빛을 추출하는 일 등 황당한 연구에 골몰한다. 현실성 없는 기술로 오히려 나라를 더욱 황폐하게 하고 일본을 여행하는 김에 옆집인 우리나라도 방문했다면 어땠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휴이넘 기행은 말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말이 인간 같은 이성 있는 존재이고, 인간은 야후라 불리는 괴물로 등장시킨다. 이 나라에서 더럽고 추악한 본성을 가진 생명체는 야후이다. 휴이넘(말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완전한 창조물에서 온 말이다)은 언제나 이성을 중시하고 절제, 근면, 운동, 청결을 가르친다. 이 나라에서는 의심 혹은 불신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했다. 걸리버는 휴이넘에게 영국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준다. 프랑스와의 기나긴 전쟁, 군주의 야심, 부패한 내각 등으로 수백만이 목숨을 잃었다. 인간은 이성을 갖췄다고 주장할 수 있나 의문을 던진다.

 

 

 

네발로 다니고 말의 흉내를 내기도 하는 걸리버는 이곳을 떠나기 싫었지만 의회결정(홀로아인)을 거쳐 걸리버를 보내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온 처음 1년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조차 견딜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이 야후처럼 느껴지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남은 생은 마구간에서 말과 대화하는 웃지 못 할 이야기를 남긴다.

 

걸리버는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인류에게 정보를 알리기 위함이고 영국의 야후 사회를 어떻게든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절대로 영국과 관련된 것이 아님을 밝힌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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